오로지 디테일에 초점을 맞춘 비청
비청곡은 디즈니의 오랜 명 작곡가죠, 앨런 멩켄의 대표곡 중 하나인
<미녀와 야수>의 마지막 넘버인 Transformation입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디즈니 애니의
클라이막스를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하는 노래면서, 옛날 스코어답지 않게 녹음 상태가 상당히 좋아요.
순차적으로 깔리는 각 악기들의 레이어링이랑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 자연스러운 전개도 일품이고요.
저는 특별히 1분 34초부터 3분 5초 사이를 반복해서 비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OST를 참 즐겨 듣는데 OST하면 으레 생각하시고들 하는 존 윌리엄스와 하워드 쇼어, 제임스 호너, 한스 짐머에 결코 못지 않은 명 작곡가가 앨런 멩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청기는 개인적으로 레퍼런스 삼고 있는 IE600, 옛 레퍼런스인 K3003, 요새 가장 사랑하는 녀석인 IER-Z1R, 크리나클이 최고라고 꼽는 Monarch MK2, 오늘 도착한 IE900까지 총 5개입니다.(오디지의 유클리드도 같이 왔는데, 이녀석까지는 시간이 안되서 못 들어봤네요)
오늘은 톤밸런스라든지 스테이징 등등을 신경쓰지 않고, 각 대역별 해상력도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전체적인 해상력, 즉 악기별로 분리하는 능력과 순차적인 도입 및 퇴장을 처리하는 능력, 에어리함, 미묘한 뉘앙스를 얼마나 잘 살리는지 등등에 초점을 맞추어
비교청음해 보았는데, 결과는 간단히 말씀드려 아래와 같네요(위의 모든 요소들을 뭉뚱그려 디테일이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Detail
IE600 : 8(Baseline)
IE900 : 8
IER-Z1R : 7
K3003 : 7
Monarch MK2 : 7.5
놀랍게도 IE600의 종합적인 디테일이 이제는 오래된 기기인 K3003은 그렇다 치더라도, 2배 가격인 IE900에 꿀리지 않으며, Z1R이나 Monarch MK2보다 낫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볼륨매칭을 철저히 하고, 저도 잘 안 믿겨서 여러번 번갈아 들어봤는데도 그렇네요(다음 차례의 기기를 듣기 전에 늘 먼저 레퍼런스인 IE600을 듣고 듣는 식으로 비청했습니다).
오늘의 비청 끝에 얻은 결론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뭐든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Z1R이나 Monarch MK2가 저음과 전체적인 웅장함, 소리의 결 등에서 IE600보다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해상력에서 부족한 걸 보면. 모든 걸 만족하는 하나의 리시버는 없는 듯하다.
젠하이저 상급기는 디테일에 강하다. 그런데 IE900은 아직 더 정확하게 못 들어봐서 그런 거겠지만 당장은 IE600보다 확연히 나은 것 같지 않다.
소니는 Z1R에서 오로지 초고음 재생을 위한 5mm 슈퍼 트위터 DD를 썼고, 타이오디오는 Monarch MK2에서 초고음 재생에 그렇게 좋다는 EST 드라이버(정전형, 이게 2개 더 들어가서 타이오디오의 플래그십이라는 프레스티지가 그렇게 쏘는 기기가 되었다는...)를 2개나 썼는데도 싱글 DD에 지나지 않는 IE600 및 IE900 형제의 디테일이 더 좋은 걸 보면, 최종적인 소리에 있어서 트랜스듀서 특징보다 튜닝이 더 중요하다.
이상 음린이의 소박한 비청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유클리드도 같이, 다른 요소들에 집중해서 계속해서 비청해 나가려구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8
댓글 쓰기기기들 가격만 해도 ㅎㅎ
젠하이저 DD 기술력이 정말 좋습니다. 남들 다중 드라이버로도 못뽑는 디테일을 뽑아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