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실라 하루 쓴 후기

작년쯤부터 오디오 뽐이 완전 죽어버려서 커뮤니티 정체성에 맞는 글은 못 쓰고, 공유기 얘기나 한번 더 재탕 해볼랍니다
먼저 썼던 글만 봐도 뭐 얼마만한 물건인지 짐작들은 대강 하셨겠고, 그리고 사실 달랑 하룻동안 옆에 켜놨다고 제가 뭘 알았겠습니까만은,
특별히 떠들어두고 싶은 유별난 면모가 있기는 있어서 참기가 너무 힘드네요

만족한 부분부터
막대기가 옆에 나와있지 않은 인테나 형태인게 제일 중요한 특장점이죠
막대기마다 내부에 안테나 모듈을 한개씩만 달아서 4개 6개 8개씩 세워놓는 그런 타입도 있고, 막대기 안에 둘씩 박아놔서 그렇게까지 험악하게 디자인되지 않은 제품도 있습니다
한참 그런거 경쟁 붙을 시기에는 그렇게 만드는게 전파 주고받는데 유리했던 모양인데, 요새 늘어나고 있는 메쉬용 라우터가 차분하게 막대기 없는 모양으로 다들 나오는걸 보니 지금은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 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실라는 형태와 컨셉 만큼은 굉장히 선도적인 제품으로 인정받을만 하다고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레이저는 네트워크쪽 선도기업들보다 오히려 한발 빠르게 독자 규격으로 설정 엄청 쉬운 메쉬기능도 집어넣었습니다
제가 이걸 한개 더 사서 메쉬망을 구축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은..
아니, 중고로 지금 한대 더 나와있는데 그거까지 마저 인수해서 매제네 사무실에 줘버리고 rax80 도로 뺐어올까 하는 충동이 잠시...
두번째로 좋은 인상을 받은 부분은 제어 앱입니다
스마트폰에 설치해서 블루투스로 연결을 하게 돼있네요
실라랑 비슷한 시기 또는 더 나중에 출시된 다른 공유기 중에 써본게 하나밖에 없어서 모르긴 모르지만, 같은 기능을 지원하는게 있더라도 아마 드물 것이고, 얘만큼 간편하지도 못할 것 같아요
192.168...찍고 들어가서 설정하는 것도 물론 당연히 가능하구요
iptime이나 asus 처럼 자잘한 설정은 안돼서 좀 서운했지만 그나마 포트설정은 할 수 있어서 룬아크 계속 쓸 수 있네요
당연한거긴 하죠 ㅋ
세번째 장점은, 유용하지는 않지만 신박하다는 의미에서, QoS설정이 직빵으로 잘 먹습니다
패스트 트랙이라고 따로 명명이 된건데, 표준적으로 다른데서 설정해주는 QoS랑은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컨셉은 게임장비 브랜드에서 나온거라서 당연히 게임하기 편하게 만들어주자는 그런 방향인데요
즉, 켜놓으면 게임 말고 다른건 엄청 버벅대요
와 이게 이렇게? 라며 크게 감탄해보고 바로 껐지요

이어서 단점 1
보통 단자가 왠1개 랜4개인데 얘는 랜단자가 3개만 있습니다
어차피 되든 안되든 무선으로 넘어가고 보자는게 추세이기도 하고 저부터가 나스니 cctv니 막 왕창 붙여놓고 쓰지 않아서 모자라지는 않아요
근데 또 usb단자는 2개나 있네요
어디서부터 시작된 관행인진 모르겠지만 cpu나 대역폭같은거 비슷비슷한데 usb단자 없는건 일반 가정용이고 좀 많이 싸고 안테나 갯수 적고 본체도 살짝 아담한 반면 꼭 usb2 한개 usb3 한개 이렇게 추가로 붙여놓은건 너드&긱 용으로 제품군을 나눠놓고 크고 안테나 많고 이런 식이죠
하여튼 그 다음으로 ? 했던건, 메쉬 백홀용 전파가 안 쓰는데도 그냥 항상 켜진 상태이고, 그게 일반 주파수랑 같은 대역이라는 것입니다
메쉬용 공유기는 제가 써본적이 없어서 모르기는 모르지만 이게 맞나 싶어요
대역이 싹 다 겹치지만 알아서 잘 혼선 없이 통신 되도록 만들었으니 괜찮다는건가 싶기도 하고, 단순화시킬 수 있는건 죄다 빼내서 설정을 극도로 간편하게 만들겠다는 설계철학인 것 같기도 하고
세번째 단점은 지 멋대로 기능같은거 집어넣어 놓고서는 설명을 안 해주는다는 것입니다
패스트트랙이란게 있고 또 패스트레인이라는게 따로 있는데 하 참 게임을 하지 않으니 적용해서 얼마나 뭐가 달라지는지 확인도 못 하고 찾아봐도 설명 똑바로 해놓은 것도 없고
그리고 네번째로,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처리성능입니다
여기서부터 본론임ㅋ
제가 골라서 제 돈 주고 산 최초의 공유기가 iptime n104입니다
두번째가 넷기어 r7000, 세번째가 링크시스 ea9500, 네번째가 rax80, 다섯번째가 실라인데요
본격적으로 토렌트를 굴리기 시작한게 r7000 쓰던 시기인데, 천수백개씩 올려서 제한 다 풀어놔도 그 많은 커넥션 다 소화하면서 업다운 둘 다 11메가씩 달리고, 그 와중에 인터넷도 창 한두개만 열어놓는 수준에서는 지장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더 신형이고 더 크고 더 스펙도 높으니까 더 강력하겠지? 하면서 ea9500을 사봤는데, 못 따라가더군요
성능으로 후달리는 것 같지는 않고 내부적으로 항시 돌아가는 보안기능이 계속 틀어막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일주일간 끙끙대다가 제 능력과 지식으로는 개선시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엄니 댁에서 고생하던 n104(ㅋㅋ)를 얘로 갈아치워버린 후 다시 r7000으로 되돌렸습니다
그러다 또 한참 나중에 rax80으로 업글을 하게 되었는데, 토렌트든 p2p직전송이든 웹서버에서의 다운로드로든 체감상으로는 바뀐게 없었어요
유선도 유선이지만 무선 역시 노트북이랑 스마트폰이랑 받아먹을 수 있는 대역폭이 애초에 5g전파로 붙여도 866에 불과하니, r7000부터 이미 오버킬이죠
그 다음에 이제 실라로 넘어오면서, 스펙을 명확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검색결과로 나온걸 보면 램은 rax80이랑 동등한데 cpu 성능이 좀 쳐지네요
일말의 불안한 마음으로 토렌트를 켰는데, rax80이 있었을 때 평균 8메가에 많이 열어놓으면 피크로 22메가까지도 가던게 300k에서 깔딱깔딱
원인은 패스트트랙 이었습니다...........................
패트 끄니까 3메가 정도에서 노네요
그리고 토렌트 도는 동안, 끄고 나서도 애가 굉장히 불안해해요
브라우저로 설정창 들어가서 뭐 건들면 설정이 바뀌는게 아니라 로그인창이 뜹니다
다시 들어가서 뭐 하면 또 빠져나오고..
흠.....
10메가로 3시간동안 달리는 것 보다 3메가로 10시간 켜놓았을 때 모이는 완성품은 더 많으니까, 이만하면 됐다 싶으면서도 미묘하군요
r7000과 함께 공유기역사상 최초의 자강두천을 벌인 바 있었던 전설의 레게노 ac68이 다시 잠깐 아른거립니다
어차피 5만원이면 사는거 에이씨![후략]
그렇게 그의 방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