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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K501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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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 6 6

순정 이어패드를 못 구해서 K702 호환패드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K501의 위대함'이라고 표현할만한 분야가 명백히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특히 바흐로 대표되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의 표현은 절대적이라고 느낍니다.

ATH-W100도 표현력은 참 대단하지만, 이 시대의 음악 표현은 못 따라간다고 느끼곤 합니다.

K501은 레퍼런스 기준으로 보자면 분명 현 시대에 보기엔 해상력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도 샤프하지 않아서 그렇지, 귀에 꽂힐 정도로 꽤 명료한 음을 들려주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기음의 표현도 매우 훌륭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지요.

기음 사이사이 공극에 존재하는 잔향과 여운 표현.

악기 자체의 컬러 표현부터 그 이외의 모든 것까지 아우르는 표현력이 정말 우수합니다.

색채감 표현은 일본제 헤드폰들의 주특기라 여겼었는데, K501은 유럽제이면서도 색채 표현이 명확합니다.


K701/601부터는 이게 과연 AKG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건 괜한게 아니었다 싶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한해서는 악기 고유의 색채를 살려내는 측면에서는 이만한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 오디오틱한 깔끔명료함에 내추럴한 색채감을 이렇게도 녹아낼 수 있다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측정상에서도 도드라지는 K501의 강점은 과도특성의 우수함이고,

HD650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스피드가 K501에서는 전 대역 매우 통일까지는 아니라서

청감상 고역대가 가장 빠르고 저역대에서 다소 뒤처지는 느낌이 있기는 합니다만

대체로 전 대역의 스피드가 전광석화처럼 매우 빠르게 다가옵니다.

클래식 음악에서 이는 엄청난 이점을 느끼게 합니다.

느린 템포의 음악에서는 빠른 스피드가 꼭 좋지만은 않다는 말씀들도 있어왔습니다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느린 음악일 수록 막간의 정적과 그 사이를 나지막히 파고드는 느릿한 음조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음악 전체의 뉘앙스를 완전히 다르게 할 수도 있기에 빠른 스피드가 더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고질병인 헤드밴드 터짐 때문에 굉장히 오랜만에 꺼내들었는데,

그 직전까지 듣고 있던 엔트리급 측정치 황제 ATH-AVA500이 완전히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K501의 저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래된 모델이고 해상력도 요즘 기준으로는 꽤나 떨어지는 모델입니다만,

AKG의 헤리티지가 궁금하거나 혹은 색다른 표현 영역을 경험해보고 싶으시다면

K501은 매우 추천할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유럽 폰들 특유의 깔끔하게 떨어지는 명료함과 일본 폰들 특유의 다채로움을 동시에 갖춘,

매우 보기 드문 독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추럴한 느낌이 도드라지는 재밌고 또 중립적인 헤드폰입니다.


처음에는 K702 호환패드 조합이 해상력이 더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좀 그랬는데,

지금은 토널밸런스와 대역밸런스 측면에서 이 쪽이 해상력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오히려 더 나은 듯 합니다.


AKG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는 길은 단연 K701이고 차선은 K812라고도 생각을 합니다만,

AKG의 정석(?)을 만나보고 싶다면 오래 잠복하더라도 K501을 만나보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 패드를 살릴 수 있다면, 나일론 스트링의 클래식 기타 연주는 K501이 그냥 최고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환장하는 ATH-W100로도 그 영역은 절대로 범접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ATH-W100의 전 대역 즉답으로 밀어주는 빵빵함은 아쉽지만, 대신 한결 홀가분하게 호다닥 밀어주는 맛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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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oo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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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국내 매물이 없어서 해외 매물 보고 있었는데 이번 달 지출이 장난 아니라
구한다고 해도 나중으로 미뤄야 할 듯합니다.. orz

23:57
23.05.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연월마호
하만 이전 AKG 사운드의 정수이자, 하만 시절 이후의 AKG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들을
가장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인 것 같습니다.
하급기인 K401은 전혀 성향이 달라서 재미가 없고, 구하기 어렵더라도 꼭 K501을 권해드려요.
잘 안 쓰다 보니 언젠가 처분하려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헤드밴드가 터져서 포기했었습니다.
오히려 그 계기로 갖고 있게 된 것이 너무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00:05
23.05.25.
profile image 2등

젠하이저 베이어 울손은 여러군데 나눠놓아서 이것저것 다 들으면서 비교대조를 해봐야 파악이 되지만 akg는 501 올인원임 ㅋㅋㅋㅋㅋㅋ

01:09
23.05.2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정우철
공감합니다.
모든 면에서 퍼펙트하지는 않지만, 말씀하신대로 올인원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강점을 드러내는 이외의 장르에서 체감되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다소 감소할 뿐,
다른 헤드폰들과 비교하면 커버되는 영역이 상당히 넓다는 느낌이 드네요.
가진 헤드폰들 중 단 하나를 꼽으라 할 때 고르기에는 참 애매한데,
이것저것 두루두루 듣고 싶을 땐 솔직히 HD650보다 훨씬 속편하게 집어들 수 있어요.
01:37
23.05.26.
profile image 3등

20년 전 클래식 음악 입문 초기에 Marantz CD6000SE, Creek OBH11se, AKG K501 시스템에서 바로크 협주곡 위주로만 줄창 들었습니다. HD600들이고 젠하이저당으로 전향하고서도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매력은 잘 몰랐었고 지금도 솔직히 바로크를 더 좋아합니다. 왠지 모를 바꿈질 병에 HD600 정리하고 501이 그리워 당시 새로나온 K701을 들였었는데... 쓸수록 실망하다 헤드파이에서 잠시 멀어졌었지요. 

01:13
23.05.2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K501을 처음 들었을 땐 뿍딱뿍딱 퍼석퍼석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런 특성이 클래식 기타 연주나 바로크 음악에는 기막히게 잘 들어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한편, 유럽제 폰 치곤 소스와 앰프에 의외로 꽤나 민감하다는 것도 최근 들어서야 알았습니다.

원체 울림이 짧은 녀석이라 정보량이나 마이크로다이나믹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제 PMP 같은 물건 등등 ㅋ)

순정 패드보다 소리 방출이 적은 K702 호환 패드임에도 소리가 상당히 무뚝뚝해지네요.

민감도로 보면 ATH-W100과도 비견할 만큼 상당히 까탈스런 면모가 있네요...

HD650이나 K701은 이 정도로 민감하지는 않은데... ㅡㅡ;;

01:47
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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