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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장비질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alpine-snow alpine-snow
339 3 6

일단, 과소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장비를 이용하는 취미 분야에서 접할 확률이 높은 딜레마가 있습니다.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 있죠?

꼭 비싸고 좋은 장비를 써야 하는 거고 혹은 꼭 그래야 고수가 될 수 있는 걸까?

뭐 이런 딜레마 있잖아요. ㅋ


저는 모든 취미 분야에 대해 정말 전문적인 분들만큼의 경험치나 지식을 갖고 있진 못합니다.

한때는 좋은 장비를 갖고 있어야 제대로 즐기는 거고 고수가 될 수 있겠거니 여겼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거기에 회의감을 느끼고 나서는 굳이 좋은 장비를 고집할 필요가 없고

별 것 아닌 걸로도 즐길 줄 알고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취미이고 고수이다?

이런 생각에 다 내려놓고 몇 년 동안은 정말 구닥다리만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귀찮기도 했고.


지금 또 되돌아보니 그 사이에 생각이 달라져 있네요.

마음 속 비언어적인 느낌을 말로서 표현하려니 참 애매하지만 요약해서 표현드리자면,

"장비부터 먼저 따질 필요는 없지만, 필요를 느끼면 좋은 걸 쓰는게 당연히 좋다."

"실력 발휘를 하겠다면서 구태여 좋지 않은 장비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형편껏 취향껏 마음대로."

"좋은 장비의 가치를 잘 알고 잘 쓸 줄 아는 것도 실력이다."

"구태여 고수가 되려고 할 필요도 없다. 내가 즐거우면 그만. 남들이 고수라 치켜세워주는 건 여흥."

"취미로써 남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한다면, 내 취미는 '그 취미'가 아니라 '남으로부터 인정받기'이다."

이런 느낌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 HD800, T1, K812 같은 플래그쉽 헤드폰들을 굳이 마다하며

소위 구 레퍼런스급인 HD650, DT990 Pro, K501에 안착했습니다만...

솔직히 현행 플래그쉽들의 성능을 폄하해서가 아닙니다. 좋은 건 당연히 알지요!! ㅋ

단지 제 능력과 경제관념으로는 사고 싶지 않아서 합리화했다는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여력이 되면 플래그쉽으로 기변...은 답은 아닌 것 같고, 기추를 하겠지요.

구 레퍼런스급들은 성능 외에도 성향 차이도 크니까요.

헤드폰 앰프도 m900 원바디로 마무리한 건 부피의 최소화와 함께 가격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다지 알뜰하지는 못하지만, 하여간 제 OS 커널에는 아줌마(or 마눌님) 코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좀 시끄럽다는 것이지만.


헤드파이 커뮤니티인 영디비에서 카알못 주제에 최근 카메라 갖고 떠들어서 송구스럽습니다만...

제 희안한 구닥다리 카메라 라인업도 제 마음에 솔직해지다 보니 요렇게 왔네요.

뭔 사진 배우겠다는 인간이 쓰기 좋은 최신형 바디 하나로 깔끔하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오래된 바디들만 긁어모아서 희안한 짓을... ㅋㅋㅋ

최신형 바디 하나 살 돈보다 적은 비용으로 이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 싶었습니다.

1. 그냥 컬러 스탠다드를 만들었고 결과물이 그 값을 하는 코닥 연관 바디 하나는 꼭 갖고 싶었음.

2. 그런데 코닥 연관 바디들은 하나같이 성능이 구려먹으니 막 찍기 좋은 초경량 바디도 하나 필요했음.

3. 하지만 사진을 막 찍고만 싶었던 건 아니라서 조금은 하드코어한 상급기 바디도 하나 필요했음.

기라성 같은 최신형 바디들 중 이걸 모두 만족하는 바디를 찾지 못했고,

사진을 쉽게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었기에

지금과 같은 구닥다리 바디들 구성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펜탁스 K-x 갖고 있다가 (1) 코닥 P880 영입, 이후 (1) 올림푸스 E-500 영입하고 K-x 방출,

그리고 (2) 루믹스 GF6, 잠정 마지막으로 (3) 니콘 D200.

뭐든 늘 어정쩡하게 하다가 말곤 했는데, 사진은 제대로 공부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다시 음향으로 돌아와서...

스피커는 거주 여건상 부득이 JVC SP-UX7000으로 매우 다운사이징 하였습니다.

배플이 손바닥만하여 얼핏 볼품없는 소형 풀레인지에 불과하지만, 기본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해상력도 있고 대역폭도 그리 좁지 않으며 저역도 크성비 괜찮네 싶을 정도로는 나옵니다.

북쉘프조차도 버거운 여건이다 보니 그 여건 내에서 최대한 포텐셜을 끌어내보고 싶더군요.

그렇게 해서 가장 큰 즐거움은 제가 음악 듣기 즐거운 일이고,

그 다음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음악을 즐겁게 듣는 모습을 보는 걸 즐기는 일이겠지요.

헤드폰의 경우, 플래그쉽 몇 개면 손쉽게 종결할 수 있겠으나 저는 다양함을 즐기고 싶어요.

그래서 옹기종기 레퍼런스급들부터 엔트리급까지 김치통(!)에 오밀조밀 보관하며

하나씩 돌아가며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설령 플래그쉽을 사게 되더라도 이 녀석들은 결코 놓지 못할 이유입니다.

여력이 되면 그 벤치마크 HPA4도 들여놓고 송곳으로 끅끅 긁어 주기해버려야지요. ㅋㅋㅋ

집착은 하지 않지만,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습니다.

더 좋은 기기, 더 좋은 헤드폰이면 더 즐겁게 들을 수 있는데 굳이 마다할 필요가 있나요!!

단지 그 뿐입니다. ㅋㅋㅋ

여건만 된다면 언젠가는 오디오리서치 프리파워로 프로악 리스폰스4를 울리고 싶습니다.

그 언젠가라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유난히 힘겹던 하루를 보내고 나니 아줌씨(아줌마+아저씨) 코드가 발동되어

주절주절 잡설이 길었네요.

곁에 즐길거리들이 비록 값진 것들은 아니어도 지금으로선 차고 넘치게 되었으니

한동안은 몰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늦게 퇴근한 뒤 잠시나마 즐기면서 그 다음 날을 버틸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얻곤 합니다!!


아... 제 취미 중 하나가 '수다떨기'라는 것도 밝혀질 수 밖에 없겠군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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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지니 숙지니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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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솔찍한 말로 사진 장비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감각이나 센스를

절대 커버할수 없습니다.

똑딱이로도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있지요.

 나만 좋은 사진을 찍어도 되지만

결과물이 있으니 비교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진을 

그만 두었습니다.ㅠ.ㅠ


 음향 쪽은 남들의 평가를 받을

결과물이 없는 좀더 개인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취미이기에

 좋은 기기에목 메일 필요가

더욱 없고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알기 귀찮아 하며 

대충 마이파이 하는 사람도 

즐길수 있는 듯 합니다.

00:21
23.06.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폰카로도 작품 사진 만드시는 분들도 요샌 많으시더군요. ㅎㅎㅎ

저도 폰카 작품 사진을 보고 카메라가 뭔 소용이냐 싶어져서

K-x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서랍 속에 짱박혀버렸어요.


제가 전문 사진가 분들만큼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리는 만무하지만,

똑같은 사진을 찍는다면 똑딱이보단 DSLR이 더 나은 건 사실이고

행여 DSLR만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이득이라 생각해서

걍 쓰게 되었습니다. ㅋㅎ

좋은 건 좋다고 받아들이고 그걸 써먹어서라도 잘 찍는 법도 배워보자 싶어서... ㅋ

작가 분들과는 별개로 저는 제가 바라보는 세상을 찍고 만족하며 즐거우면 되니까요.


음향은 확실히 사진보다는 좀 더 내적인 취미인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그래서 부담이 좀 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사진 취미를 하나 더 추가한 건 제가 워낙 밖을 잘 안 다니는 성향인 것도 있어서

사진 찍으러 밖에 나가자는 구실을 하나 더 보태려는 목적도 있어요. ㅋㅋㅋ


...이럴 땐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헤드폰 끼고 음악 들으며 목적지로 이동하고, 밖에서 카메라 들고 다니려면

대중교통이 훨씬 편하니까요.

지방이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다 보니 그게 아쉽습니다. T-T

00:35
23.06.02.
profile image
iHSYi

사진을 가끔 올리지만, 사진 자체보다 사진을 찍었던 곳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남기고 싶어서 찍어 보고 같이 공유하려고 합니다. 뭐든 그렇지만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취미가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이 되더라구요.

남들보다 나은 구도, 색감, 장비, 장소, 시간...., 같은 경우로 좋은 오디오 장비,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악, 복잡한 청음 능력, 잡다한 지식과 경험.... 등등....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취미는 더이상 즐거음이 아니게 되더라구요.


오디오의 경우 우리는 최종 소비자로서 즐기게 되지만, 사진의 경우는 내가 창작자와 최종 소비자를 모두 할 수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구요. 최종 결과물이 프로페셔널하거나 천부적인 분들과는 당연히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지만 취미로 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리고 직업적으로 한다고 해도 다 그나름의 소비되는 영역이 있어서 자기만의 영역을 잘만 찾으면 그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어찌됬든 사진 찍는 것도 사업이다보니 사진실력이외의 다른 요소가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는 분들과의 모임이나 특히 지인의 자녀들을 꾸준히 찍어서 전해주면 그것 만큼 즐거운 일도 없더군요. 그래서 모임에 항상 카메라를 가져가서 가족 사진도 찍어주고 아이들 노는 모습도 열심히 찍어서 전해줍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커가는 아이들, 늙어가는 지인들.... 정말 재미있고 보람도 되더군요.


사진을 만지는 건 따지고 보면 마이크 들고 소리를 녹음해와서 이러저리 믹싱하고 있는 것과 같은 과정 아니겠습니까. 물론 직업적으로 하면 끔찍하게 머리 아픈 부분일 수 있지만, 취미로는 창작의 즐거움이 크더군요.

04:35
23.06.02.
2등
색감은 노력(?)으로 되는데, 구도는 감각이더라구요(타고난 예술적 감각;;)
저는 아이폰+풀프레임 미러리스1세대+캡쳐원프로
의 구성으로 정착 했습니다.

Af 속도때문에 4세대 바디가 땡기긴 하지만요 ㅋㅋ
09:09
23.06.02.
3등
저는 컴퓨터 오디오 카메라 이런 취미는 조립, 청음, 찍기 등도 취미지만 장비 구입도 취미라고 생각ㅎ해서 ㅎㅎ 일단은 지르고 봅니다… 업이었다면 손익을 따져야하니 가성비로 가겠지만 취미러이니 막 투자가 가능한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운 좋으면 가끔 사진으로는 용돈벌이도 돼서 ㅋㅋㅋㅎ 아깝지는 않네요 ㅎㅎ 그리고 종결 전에 최대한 다양하게 써봐도 공부되고 재밌더라구요 ㅎㅎ
14:15
23.06.02.
profile image

크게 공감하는 글입니다.

취미라는 것에 고수 하수의 개념이 들어갈 이유가 없고, 본인이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건 제 의견과 일치합니다.

실력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장비가 아닌 그 사람의 솜씨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요.

그림으로 비유하면 어떤 붓을 쓰고, 어떤 물감을 쓰느냐보다 그 사람이 손으로 어떤 터치를 써서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실력의 기준이 되어야 할텐데, "역시 붓과 물감이 고급이라 그림도 멋지네요"같은 개념이 기준이 된다면 참 우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음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물론 음악감상은 생산보다는 소비쪽 취미라서 실력이라는 개념이 들어가기 어려워서인지, 유독 장비의 급을 가지고 음감 고수네 하수네 하는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물론 대부분 신사숙녀분들이라 대놓고 그런 식의 표현을 하는 분은 없습니다). 비싼 헤드폰을 다수 보유하면 고수, 입문형 헤드폰을 소수 보유하면 하수... 그냥 소리를 듣겠다는데 그런 분류따위 필요 없겠지요.

말씀하신 대로 그 기준은 본인이 원하고 만족하는가, 오로지 그거 하나가 중요하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커뮤니티가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만드는 것으로는 정말 좋지만, 필연적으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수단이 될 수가 있어서, 행여나 내 만족이 아닌 타인의 시선과 인정을 위한 취미활동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17:31
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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