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택배 - Truthear x crinacle ZERO:RED.

공구 때 주문할까 했다가 호기심을 못 참고 출시 때 바로 주문해 버린 ZERO:RED가 어제 도착했습니다.
알리 통관이 요즘 정말 안 좋아서 늦게 올까 싶었는데 얘는 그래도 오래 안 걸리고 왔더군요.
(얘보다 먼저 주문한 건 아직도 평택항에서 하선장소반입기간연장만 하고 있는데..)
언박싱은 이미 영디비 리뷰가 나왔으니 생략하겠습니다.

Truthear의 이어팁은 항상 이 구성이고, 제가 사용 가능한 이어팁도 하나로 정해져 있습니다.
왼쪽 아래 높고/좁고/큰 이어팁인데, 이 이어팁 말고는 밀폐나 공진점 문제가 해결이 잘 안 되더군요..;;
그리고 Truthear 특징으로 특유의 굵고 긴 노즐 때문에 다른 이어팁 호환도 잘 안 됩니다..
사실 RED에서 가장 고쳤으면 한 게 이 노즐 문제였는데 ZERO 하우징 그대로 가져가서 아쉽습니다.
이 굵고 긴 노즐과 이어팁까지 결합해서 착용감은 여전히 안 좋은 편입니다.

케이스 안에 케이블과 10Ω 저항 어댑터가 있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 저항 어댑터는 나중에 따로 적겠습니다.

착용하면 대충 이런 식입니다.
ZERO와 동일한 유닛이라 착용 상태도 ZERO 그대로 물려받아서 좀 불편합니다.. orz
어쩌다 보니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서 2시간 연속으로 착용할 일이 생겼는데
계속 착용하니 불편해서 결국 중간에 한 번 뺐다가 다시 착용했습니다..;;

(청음기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개인 감상평이라 대충 읽으셔도 됩니다..)
[청음 환경: E30 II+L30 II]

전반적인 인상은 얌전해진 ZERO 였습니다.
ZERO는 원체 서브우퍼의 둥둥거림이 크게 다가와서 뭘 들어도 극저음역이 밀어붙여 어색한 인상이었는데
RED는 그 부분을 다듬어서 일반적인 형태의 울림을 가졌고, 그 덕분에 전체 윤곽도 뚜렷해진 인상입니다.
고음역대도 ZERO 대비해서 좀 얌전해진 편이라 전체 밸런스는 잘 맞춰졌습니다.
확실히 crinacle의 튜닝 실력이 좀 더 나아진 게 체감되더군요.

다만 생각보다 볼륨을 많이 먹어서 매번 듣는 음량으로 맞추려면 볼륨을 좀 더 올려야 맞춰지더군요.
<117.5dB/Vrms에 17.5Ω인데 이걸 환산하면 99.93dB/mW로 확실히 높은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렇게 볼륨을 올려서 맞추면 묘하게 고음역대 피크가 신경쓰이는 부분이 생깁니다.
보컬 쪽은 안 그런데 기타 현에서의 쇳소리나 심벌즈의 쇳소리가 좀 부각되더군요.
원래 피크는 그렇게 센 편이 아닌데 아무래도 공진점 어딘가에 걸리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래서 이어팁을 바꿔야 하는데 맞을 만한 이어팁이 없으니..)

여기에 10Ω 저항 어댑터를 달면 확실히 저음역대의 울림이 살짝 늘어나고 고음역대가 덜 피곤한 소리입니다.
다만 10Ω으로 떨어지는 볼륨 폭도 꽤 큰 편이라 출력 약하면 좀 많이 먹혀들어가겠더군요.
그래서 볼륨을 다시 맞추면 저음역대의 부피감이 꽤 늘어나는데 고음역대 피크도 다시 살아나서
원래보다 더 피곤한 소리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기본 상태가 잘 잡혀져 있어서 정말 저음역대 우선이 아니라면 안 써도 될 듯합니다.
(그리고 밸런스드에서는 어차피 써먹지 못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ZERO에 비해서 개선된 인상이라
종종 사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다만 ZERO의 유닛이 가지는 단점을 고스란히 가져온 게 정말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 귀에 잘 맞는 팁만 찾으면 55달러 가격대에서 좋은 이어폰으로 써먹을 수 있을 듯합니다.
공구 가격으로 치면 가성비가 더욱 좋아질 거라고 보는데 어떤 후기들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이어팁이 좋을지 또 뒤져 가면서 테스트해 봐야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노즐 문제 때문에 해결책이 잘 안 떠오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