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우연히 찾은 맛집

도쿄 출장 이틀째입니다.

내일이면 다시 큐슈로 돌아가네요.

어제는 저녁까지 일정이 있었고 점심 먹을 여유도 없었어서 매우 배가 고팠습니다.

일정이 끝난 신주쿠 근처의 사람 없는 라멘집에서  대충 때웠죠.

관광 온게 아니다보니 맛집에 줄서서 기다릴 생각 따윈 하지 못합니다…

家系라멘(이에케-라고, 라멘 장르?같은 겁니다)의 체인점인 듯 싶었습니다만, 뭐 그냥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니까요. 다만 면이 좀 별로였어요. 사는 동네에 있는 家系라멘집이 있는데

그게 더 괜찮았네요. 아마 시간 좀 지나면 잊을 맛이랄까요.

그리고 호텔에 돌아와 일하다가 쓰러져 잠들며 하루 끝.

이틀째 일정은 좀 널널했어요,

오전 일정이 끝났고 호텔이 있는 신바시 근처로 돌아와서 이번엔 次郎系(지로)라멘집을 찾아가봤습니다.

뭐 거의 여름이었습니다. 어젠 비가 그렇게 내리더니만..

라멘집 바로 앞 풍경입니다.. 여기가 무슨 이태리거리? 라고 하나보네요.

이국적인 풍경에 좀 위화감이 들었습니다만 보기엔 멋지더군요.

미중년 사장님 혼자서 매장을 돌리고 있는데, 달인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혼자인데도 음식 나오는 시간도 짧고, 단골도 다 기억하면서 메뉴 물어보고 미리 준비하고,

체력 안 빠지게 드라이한 친절함으로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 까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우리 동네 라멘집은 손님 더 적고 알바포함 서너명은 움직이는데도 이정도 속도가 안 나오는데

점심 러쉬를 빼면서 땀 한방울을 안 흘리시더라고요. 전형적인 라멘집 사장님과는 다른 이미지였어요.

그리고 나온 라멘… 와 여기 진짜 맛있네요.

마늘과 생강, 파가 올라가는게 기본이고 주문시에 뺄 수 있었는데,

오후 일정엔 거래처 방문이 없어서 신경쓸 것도 없어서 그냥 다 넣어서 먹었어요.

생강이 킥이네요.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고 챠슈도 두툼하니 맛이 잘 밴 부드러운 수육 느낌이고..

전형적인 지로 라멘은 아닌 듯 했습니다만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여태 먹었던 라멘 중 임팩트는 1등인 것 같네요. 챠슈 5장짜리로 시켜서 1050엔이었는데,

같이 갔던 상사도 이 퀄리티면 이 가격은 너무 싼거 아니냐며 혀를 내둘렀네요ㅎㅎ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상사의 브이ㅎㅎ

외국인인 절 부장직까지 이끌어주신 전 직속상사입니다.

이제는 체계상으론 같은 급이지만 여전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호텔에서 맥주한잔 하면서 일하는 중입니다.

결산이 곧이라 지옥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은 거래처 2곳 방문하고 바로 공항입니다.

도착해서 회사 벤츠를 무사히 돌려놓는 임무가 남아있으니 긴장 놓지 말아야겠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