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정지용 - 유리창
좀 전에 카드값줘님께 너무 부담을 드리는 실례를 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게시판에 보니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더군요.
해서 좋아하는 싯구를 한소절씩 올려 볼까 합니다.
나중에 분위기 좋으면 제가 끄적인 찌끄레기들도 같이 올려 보겠습니다.
먼저 제가 학생시절에 좋아해서 즐겨 읽던 정지용 시인의 시를 올려봅니다.
저희때는 교과서에 실려있던 시라 아마 기억 나시는 분들이 많을 것같군요.
유리창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寶石)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山)새처럼 날아갔구나!
'열없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병약한 딸아이를 먼저 저 세상에 보내고 열없을 리가 없는데,
열없다고 표현한거 보면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들일 수없는
아비의 심적 상태가 와 닿아서인 것 같습니다.
댓글 7
댓글 쓰기기억에 남는 시가 있으시면 추천 부탁 드립니다.
저도 시 좋아하지요.
시는 존재를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매일 시 한 편 읽는 것이 생활이 된 지 오랩니다.
이 시는 기술이 너무 들어가서 제 취향은 아니네요..... (개취)
시 추천드려요. 건너뛴 삶, 박노해
오랜만에 필사로 올려봅니다.
메인 스레드로 올려주시면 다들 읽어 볼 수 있을텐데요.
제가 옮겨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