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너무 싫습니다ㅎㅎㅎ...
결산이 7월인 좀 독특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요즘이 박터지게 바쁘네요.
내일이 1년치 장사한 결산 겸 보고회이고, 7월초엔 다음 사업년도의 사업계획 책정회의가 있으니
곧 사업계획서도 작성해야되고... 이짓도 벌써 6년째이긴 한데,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ㅎㅎ
어제는 너무 졸려서 도저히 뭘 못하겠어서 일찍 잤고, 새벽에 일어나서 자료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빡센 일정속에 중간에 현타와서 잠시 눈팅중이었네요.
보고회 자료 작성도 평소같으면 일찍 끝났을텐데, 사장님이 얼마전에 회사 간부들 상대로 미션을 주셨어요.
'30년 뒤, 연매출 5000억엔의 회사로 만들기 위한 조직 구성에 대하여'
대학시절 조별 팀플 하듯 사장님이 간부 + 평사원으로 팀을 꾸려주시고, 거의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동안
1시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거였죠.
저는 상무님이 포함된 6명 조의 리더였는데, 조 안에서는 직급이 상무님 다음이라는 포지션이라
프레젠테이션의 퀄리티도 챙겨야 저도 상무님도 면이 살고, 그러면서도 6명중에선
짬도 나이도 제일 낮은지라 의견 취합 등의 궂은 일은 다 해야했고 출장도 있어서 시간도 없고..
6월 10일이 발표였지만 어찌저찌 6개 조 중에서 탑2의 성적으로 끝내긴 했습니다.
발표 끝나고 또 크게 회식이 있어서 11일은 숙취로 아예 죽어있었고, 한 숨 돌릴 새도 없이
12일 13일 이틀만에 1년 결산 자료를 만들어야하는 헛웃음 나오는 일정ㅎ.. 출장중에도
부서 직원들한테 미션 하달하고 체크했었고, 저도 제 자료 만들어서 내일 오전까진 취합해야 하네요.
제가 맡은 부서 밑으로 7개의 지점이 있고, 이 지점들 관리하는 친구들도 챙겨야 하는데
도저히 그럴 여력이 없습니다ㅠ 몸이 한개인게 원망스럽네요.
제가 입사하기 몇년 전 까지 빚이 쌓여가는 망해가는 회사였는데,
지금 사장님으로 바뀌고 나서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더니 지금은 가졌던 빚 이상의 매출을 내고
인건비도 상당히 올라서 일본 ㅈ소기업중에서도 꽤 주목받고 있는 회사이긴 합니다.
다만 기업 규모가 규모인지라 어느정도 직급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연봉이 너무 적기 때문에
열심히 굴려지면서 지금 직급까지 올라온 거긴 한데, 이런 빡센 업무가 몰아칠 땐 직급이고 뭐고
적은 책임으로 맡은 바만 해도 먹고 살 만큼의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그런 회사원이 부럽습니다.
외국인 버프와 비교적 어린 나이 덕에 가진 능력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는건 있습니다만,
일본이나 한국이나 대기업 아니면 빡센건 매한가지네요.
이직하기엔 아직 애매한 타이밍이니, 스트레스라도 덜 받게 좀 더 힘 키워서 맘에 안드는 녀석들
걷어 치울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사장님에의 이미지메이킹에만 신경쓰면서 하는 일도 없이
회사 좀먹는 사람들이 아직 좀 있어서 아주 거슬려요. 이것들만 없어도 참 좋겠는데 말이죠..
회사가기 너무 싫어서 아침부터 투정 좀 부려봅니다ㅎㅎ
슬슬 출근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댓글 14
댓글 쓰기오늘하루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건승하십시요
ㅋㅋ. 사장님도 출근하기 싫어하더군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빡쎄긴 겁나게 빡쎈데 월급이 너무 적죠.
B2B 거래에서의 부조리를 직원들이 다 감당해야 하는 현실.
저는 평소엔 분노조절잘해인데, 상대방이 고압적으로 나오면 분노조절못해로 바뀌어서;;
고객사 상대로 들이받은 적이 두어 번 있었습니다.
이게 사람이 사는 건가 싶어서,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겠다며 유서 남기고 죽으러 갔다가
출동하신 경찰관 분 덕분에 겨우 일어선 적도 있었고...
잠깐은 내가 괜히 오버했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더 확실히 했어야 했다 싶어요.
그래도 지금은 내근직 부서로 바뀌어서 다행입니다.
계속 외근직이었으면 뭔 사단을 냈을 듯 해요. 유튜버로 전직했을지도?;;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와 부조리는 고위층이 강요하고 조장하는 부분도 물론 크지만,
일선에서의 문제는 결국 일선 근로자들의 도덕적 타락이 굉장히 크다는 것도 경험했거든요.
정치인들만 탓할게 못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