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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시] 서정주와 윤동주의 자화상.....

재인아빠 재인아빠
178 5 4

여러가지 이유로 미당(말당?)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그의 시는.....,

간만에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과 같이 한번 읽어보시지요. 

이 두사람의 자화상은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저를 결론없는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믈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
)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재인아빠 재인아빠
45 Lv. 42034/42320EXP

오디오

Hifiman HE560 v4

Sennheiser x Drop HD58X

Shure SRH840a

MoonDrop SSR

FinalAudio E3000

Truthear Hexa

Tangzu Wu Heyday

Moondrop Chu2

IFI audio Zen DAC

IFI audio Zen CAN

Raspberry Pi 4 + Volumio

 

사진

Canon 200D

EFs 55-250mm

EF 50mm

EFs 24mm

EFs 10-18mm

Lightroom Classic + Luminar Neo

 

망원경

Orion Observer 134mm refl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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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지니 숙지니님 포함 5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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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ードキャプターチェリー
절대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뭔가 때리고 싶게 만드는.....

십자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 윤동주 전집이 책상에 항상 있었거든요.

한번씩 이분이 그 때 일제로 부터 살아남으셨다면,
그 후는 어땠을까 하는 불순한 상상을 해봅니다.
아마도 태백산맥에 묘사되는 인물중 한 사람이 됬을 것인데요......

저는 고등학교때 국사 시험에서 근대와 현대 부분은 그냥 틀리고 말았음요.
그 나이때 보아도 너무 짜증이 나서 처다보기도 싫었습니다.
00:09
23.06.21.
profile image 2등

GPT4에게 서정주의 자화상을 물어봤습니다.

영어 번역본과 한글로 만든 시의 차이를 한번 보자구요.

일전에 잠깐 나왔던 주제이기도 해서요.

확실히 전혀 다른 느낌과 다른 분위기네요.

시는 번역이 불가하다고 생각되네요.

Self-portrait
Dad was a menial servant.
Late at night, he was still not home.
My grandmother stood there,
old like the shrivelled roots of a leek,
a jujube tree flowering.
A whole month long,
my mother had cravings for one green apricot. . .
under an oil lamp in earthen walls,
her black-nailed son.
Some say I look like mother's dad.:
the same mop of hair, his big eyes.
In the Year of Revolt he went to sea
and never came back, the story goes.
What's raised me, then, these twenty-three years
is the power of the wind, for eight parts in ten.
The world 's course has yielded only shame;
some have perceived a felon in my eyes,
others a fool in this mouth of mine,
yet I'm sure there's nothing I need regret.
Even on mornings when day dawned in splendour,
the poetic dew anointing my brow
was always mingled with drops of blood;
I've come through life in sunshine and shadows
like a sick dog panting, its tongue hanging out.
18:23
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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