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늦게 적는 주력기 영입 - DUNU SA6 MK2.

구매한 지는 1주일 좀 더 지난 상태인데 영디비에는 이제서야 올리게 됐습니다.. orz
중간에 우여곡절도 있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좀 나가는 물건을
U12t 구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구매하다 보니 살짝 양심에 찔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만 U12t가 미국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게 좀 크다 보니..)

옆 동네 공구 전에 좋다고 할 때에만 해도 정말 좋은 건가 반신반의 상태였는데
공구 정보 보고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확실히 좋은 평가가 상당히 많은 물건이긴 했습니다.
특히 Gizaudio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걸 S- 등급까지 올려 놓았더군요.
그 외 평가도 괜찮은 게 많아서 호기심도 가고,
또 Solis가 아웃도어에서 좀 약한 데다가 슬슬 케이블 단자 쪽 문제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결국 주력기로 써먹을 생각으로 구매하게 됐습니다.
<전에 한 번 Solis 유닛 떨어져서 식겁했었는데 다행히 깨지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차이파이 트렌드와는 좀 다르게 아주 평범한 패키지입니다.
뒷면에는 3개 언어로 스펙과 구성품 관련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DUNU는 아직 국내와는 연이 없나 봅니다)
겉면은 그냥 슬리브로 되어 있고 벗겨내면 속 상자가 나오는 형태입니다.

상자를 열면 이어폰 유닛이 담긴 케이스가 위에, 케이블과 악세사리 상자가 아래에 있습니다.
케이블 상자에는 교체형 케이블과 추가 단자가 있고,
악세사리 상자에는 이어팁 4종과 6.35mm 젠더, 청소용 툴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자 밑으로 교체형 단자 사용법 및 검수증이 깔려 있습니다.

위쪽 케이스를 열면 이런 식으로 유닛이 담겨 있습니다.
유닛 문양이 전부 동일한 게 아니라고 하던데 제 유닛은 나무 문양이 좀 많은 느낌도 듭니다.
(저 나무 문양은 실제로 나무를 써먹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이 좀 밝게 나온 편이라 실제로는 보다 어두워서 튀지 않는 색상입니다.

유닛 안쪽이나 옆면은 이렇게 되어 있는데, 형태가 보통 유니버셜보다 커스텀에 좀 더 가까운 모양새입니다.
특히 노즐 쪽 부분이 살짝 부풀어 오른 형태인데 이게 생각보다 착용감이 좋더군요.
보통은 저 부분이 귀에서 뜨는 경우가 많아서 유닛이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얘는 각도가 딱 잡혀서 고정되는 편이라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다만 케이블에서 살짝 올해의 악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교체형 케이블에 들어 있는 추가 단자가 4.4mm가 아니고 3.5mm 하나가 더 들어갔습니다.. orz
3.5mm와 4.4mm 헷갈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런 경우가 나오더군요..;;
부속품 하나 빠져 있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필 밸런스드 써먹으려니 없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바로 연락을 하긴 했는데 택배 받은 게 토요일이어서 바로 답변은 못 받았고
월요일 아침에 4.4mm 추가로 보내준다는 답변을 받아서 수요일에 받았습니다.

추가로 온 단자는 정확하게 4.4mm 단자가 맞고, 체결도 이상 없이 잘 됐습니다.
이 기본 케이블이 DUNU 홈페이지 기준으로 199.99 달러인데 확실히 만듦새가 좋은 편입니다.
교체형 단자 체결 방식도 그냥 밀어넣어서 고정하는 방식보다 확실히 고정되는 게 괜찮더군요.
다만 교체형 단자+L자형 플러그라 전체 부피가 살짝 큰 편이긴 합니다.

기본 이어팁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기존 이어팁들을 전부 다 때려넣은 형태입니다..;;
제일 왼쪽에 있는 게 SA6 기본 이어팁으로 일반적인 형태의 단일 소재 이어팁입니다.

그 다음에 있는 게 S&S 이어팁이라고 하는데 SA6 Ultra에 도입된 이어팁이라고 합니다.
얘는 셀라스텍마냥 끈적한 느낌이고 이어팁 생김새도 원통형으로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노즐 직경은 넓어서 놓긴 한데 살짝 얕은 게 아닌가 싶은 건 좀 아쉽더군요.

세번째 이어팁은 캔디 이어팁인데 KIMA에 도입된 이어팁이라고 합니다.
얘는 하이브리드인데 노즐 직경이 좁고 살짝 높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원래 KIMA에 사용되던 이어팁이라 그런지 SA6 MK2에 장착하기에는 조금 빡빡하더군요.

마지막 폼팁은 Dekoni 폼팁과 똑 닮은 물건인데 제 귀 기준으로는 사이즈가 작았습니다.. orz
이렇게 이어팁을 다양하게 주는 건 좋았는데 결론만 놓고 보면 제 귀에는 잘 맞는 게 없었습니다..;;

착용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안쪽 부분의 형태 때문인지 각도가 잘 잡혀서 착용되는 게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케이블도 이상 없이 잘 걸려 있고 전체적인 착용감도 꽤 좋은 편입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제 귀가 좀 괴랄한 부분이 있어서 참고는 별로 안 될 듯합니다.. orz
마침 당삼채 이어팁 글 쪽 댓글에서 한 번 얘기를 해서 모아서 퉁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음/고음 해상력을 꽤 끌어올려서 윤곽이 선명한 편입니다.
일단 스위치 안 올리면 (제 귀 기준) 고음역대 자극이 꽤 강한 편이고
전체적인 소리의 선이 얇다는 느낌도 듭니다.
스위치 올리면 고음역대 자극이 잡히는 대신 극저음역이 좀 더 올라오는 편이고
전체 소리의 선도 굵어지는 편인데 이쪽이 확실히 듣기 더 좋은 느낌입니다.
보컬은 살짝 뒤에 있는 편인데 완전히 뒤로 묻히는 건 아니고
악기 위치에서 잘 어울리는 정도입니다.

동봉된 이어팁이 폼팁 포함 4종류인데
캔디 이어팁>SA6 이어팁>S&S 이어팁 순으로 고음역 자극이 큰 편입니다.
제 귀에서는 순정 이어팁으로는 고음역대 자극이 잘 안 잡히더군요..;;
(아마 이어팁 노즐 직경과 깊이 문제에 따른 영향일 것 같은데..)
꽤 여러 팁들을 시도해 본 결과 벨벳팁/AEX07 정도가 쏘지 않게 잘 맞는 느낌이었는데
당삼채 이어팁이 도착하면서 상성이 상당히 잘 맞는 편이어서 현재 사용중입니다.

Solis가 외부에서 듣기에는 좀 아쉬운 부분도 있고 3년 굴린 통에 상태도 안 좋아서
원래는 U12t 나가 있는 동안에 백업으로 쓸 정도로 생각하고 구매한 건데
이 정도면 아웃도어에서 써먹기 괜찮은 물건으로 보입니다.
해상력도 꽤 좋은 편에 전체적으로 윤곽이 잘 잡혀 있고
튜닝도 하만 타겟을 따르지 않고 raw flat 기준으로 변주를 줬는데 그게 상당히 재미있는 느낌이라
자신만의 특색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면서도 튜닝 정도가 지나치지 않아서 올라운더로 써먹기에도 충분한 물건입니다.
공구가 76만원으로 저렴한 물건은 아니지만 만족도는 꽤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도 잘 써먹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