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음 투어 1부(셰에라자드)

내용은 전부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모처럼 여름 휴가를 청음에 썼습니다. 결론적으론 최근 몇년간 가장 재미있고 보람찬 2일의 휴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영디비 회원님 중 Gprofile님, 숙지니님, 사진쟁이님을 실물 영접하고 많은 즐거운 청음과 토론 시간을 보냈으며 서울에서 유명한 샵들 전부 방문해서 그동안 들어보고 싶었던 많은 헤드폰, 이어폰들을 청음해 보았습니다. 일정이 빡빡해서 한 기기를 자세히 들어볼 시간을 가져보지는 못했고 첫인상 정도만의 평가이니 재미로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정은 8월 3일 오전에 올라가서 10시 셰에라자드, 1시반 소곰청음실, 4시 숲레코드 청음실, 6시 이후 서울 번개모임을 가졌고, 용산역 근처에서 하루밤을 보낸 다음 8월 4일 11시 이어폰샵을 방문후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보통 실시간 청음 중 후기를 동시 작성하는게 그동안의 제 스타일 이었으나 이번엔 모든 일정을 마치고 청음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일정이 빡빡하여 사진 촬영 같은건 거의 하지 않고 청음만 하는 바람에 재미없게도 사진없는 텍스트로만 작성하게 되네요. 시간이 좀 지나서 빠진 기기도 있고 즉시 쓰지 않으면 희미해지는 평가들은 많이 놓칠 것 같지만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부 셰에라자드입니다.

먼저 도착하여 수많은 헤드폰들 가운데 바로 눈에 띄었던건 SIVGA의 Luan 이라는 헤드폰 입니다. 50만원 정도의 중급 오픈형 헤드폰인데 최근에 영디비에 리뷰가 올라왔던 그 제품이죠.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의 헤드폰인데 리뷰를 읽어보니 취향에 맞을 것 같아서 눈에 띄자마자 가져와서 청음을 해보았습니다.

적절한 토널밸런스, 그리고 가격대에 걸맞은 적절한 마감, 가벼운 무게 및 편안한 착용감 등 나무랄 데가 없는 헤드폰이었습니다. 다만 더 상급보다 토널밸런스 처리가 살짝 싼티가 나게 들리는 경향이 있더군요. 어느 부분이 그렇게 만드는지 저는 판단할 역량이 없습니다만 아무튼 초심자가 첫 헤드폰으로 구입하기엔 나쁘지 않다 정도의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미 좋은 소리들을 들어본 후에는 선뜻 손이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정도 비용이면 HD650을 구입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두번째 손에 들었던 헤드폰은 LCD-5 입니다. 오디지의 플래그쉽 헤드폰이죠. 개인적으로 평판형 헤드폰의 소리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최상급들은 한번은 경험해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평판형의 쏘기 쉬운 특성들은 전부 잘 잡아놓고 평판형의 고해상도를 그대로 나타내 주는 기기였습니다. 초고역대 끝에 마치 64audio의 tia 드라이버를 하나 박아놓은 듯한 처리가 있더군요. 이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인위적인 느낌이 물씬 나더군요. 일전에 MM500을 청음한 적이 있었는데 LCD-5는 MM500에 tia 드라이버 하나를 박으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셰에라자드는 시간이 살짝 빡빡하기도 하고 해서 많은 청음을 더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HD800s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여전히 제 귀에는 살짝 쏘는 느낌이 남아 있었습니다. 부산에 전시되어 있던 것과 같이 아마도 초기형이지 않나 싶었네요. 시리얼을 확인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 밖에도 지하로 내려가서 튜리티타늄을 들어봤습니다. 이어폰 평가는 최근에는 많이 조심스럽게 하려고 하는데 팁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소리가 난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제가 지참하였던 아즈라 맥스로 토핑 G5에 연결해서 들어봤을때 그동안 많이 들어서 익숙해진 1dd 이어폰의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런데 와 이거 종결이다 이런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왠지 더 상급의 1dd 이어폰이 있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참했던 EW200을 동시에 물려서 둘 다 아즈라 맥스를 장착하고 비청을 하였을 때 큰 차이가 난다고는 생각을 못하겠더군요. 뭔가 케이블이나 팁매칭을 더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아무튼 첫 인상은 생각보다는 덤덤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외에도 몇몇 기기를 더 들어봤던거 같은데 딱히 인상에 남지 않은 걸로 봐서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1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