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음 투어 2부(소곰 청음실)
내용은 전부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2부 소곰 청음실입니다.
먼저 소곰 청음실을 예약하였던 이유는 ZMF Auteur를 듣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거 하나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헤드폰들은 그냥 흥미 위주로 들어보자가 원래 계획이었습니다만 숙지니님께서 칼립디스가 궁금하다고 하셔서 이것도 주요 청음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청음은 모두 소곰에 비치되어 있던 GSX-MK2라는 400만원대의 앰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물려 있던 DAC은 모델명을 모르겠으나 둘이 합쳐서 1000만원 상당의 장비였습니다.
먼저 의뢰를 받은 칼립디스를 들어보았습니다. 첫 인상은 가격대에 걸맞지 않는 마감이 눈에 띄었습니다. -_-;; 디자인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쁘지도 않고 각진 모양인데 금속으로 마감된 모서리등이 좀 날카로워 다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헤드폰의 구조가 그라도 같이 헤드밴드 양 끝단에 철심으로 유닛을 끼우는 방식인데 철심 끝에 스토퍼 같은 안전장치가 없어서 안그래도 무거운 드라이버가 쑥 빠지더군요. 하마터면 떨어트릴 뻔 했습니다. 아마 원래는 철심 들어가는 부위가 살짝 뻑뻑하게 되어 있겠죠. 청음용 기기는 이미 그 부분이 닳고 닳아서 쑥 빠질 정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전혀 평판형 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다가옵니다. DD느낌이 물씬 나는데 문제는 해상도 마저도 DD헤드폰스럽게 들렸다는 거 였습니다. 일부러 그랬는지 해상도가 전반적으로 많이 깎인 듯한 소리였습니다. 일전에 청음한 적이 있는 엠페리언은 적어도 해상도 만큼은 평판형에 가깝지만 DD헤드폰스러운 소리를 내는 기기였는데 말이죠. 제 취향은 엠페리언이 더 맞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외로 700g이 넘는 무게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30분 이상 청음했지만 딱히 목이 아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이 제품이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는 이해하질 못하겠으나 예전 LP판을 구형 전축에서 들을때의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어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끗한 소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불호일것 같네요.
두번째는 제가 들어보고 싶었던 ZMF Auteur입니다. 아무래도 꼭 제대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기기라서 NDH30을 꺼내놓고 둘을 소곰 장비에 동시에 연결한 상태로 30분 이상 비청해보았습니다.
젠하이저식 토널밸런스를 그대로 따르는 소리가 첫 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음부의 울림이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이 그래도 살짝 웜톤이라는 NDH30보다는 훨씬 따뜻하네요. 그런데 그게 제가 좋아하는 소리는 아니더군요. 중음부 울림이 소니 시그니처 사운드 특유의 동글동글한 느낌이 나는 처리인데 이 부분 처리는 약간 딱딱하지만 정확하게 처리하는 NDH30이 전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외의 부분은 거의 플랫한 토널밸런스를 따라가는 두 기기인 만큼 큰 차이는 없더군요. 더 상급기라기 보단 동급에서 중음부의 성향 차이만 느껴지고 제 취향이 NDH30이라는 점에서… 구입할 생각은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청음이 중요한 것 같네요.
세번째는 서스바라입니다. 요건 평판형이고 듣자마자 바로 평가를 내릴수 있을 정도의 소리가 나더군요. 궁극의 헤드폰이라는 평가엔 공감합니다. 전대역 전부 깔끔하게 초고해상도로 나오는 헤드폰! 듣자마자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반면 정없고 냉정한 헤드폰이라는 생각도 바로 들었죠. 마치 토핑 앰프 날것의 소리를 그대로 귀에 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소리는 좋은데 감동을 받기는 힘든 사운드… 그래서 TR앰프로는 안되겠고 진공관 앰프를 꼭 매칭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그 사무적이고 딱딱한 평판형 특유의 느낌마저 극대화한 기기를 들을만 한 기기로 바꿔줄 수 있지 않겠냐 싶네요.
마지막으로 샹그릴라…. 6000만원짜리 헤드폰은 아쉽지만 10초 청음하고 내려놨습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는 전혀 파악도 안해 본 상태로… 계속 들으면 무서운 생각이 들것 같아서 오래 못듣겠더군요. ㅋㅋㅋ. 사진쟁이님이 꽤나 오래 들어보셨습니다.
두서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너무 장문이 되는 느낌이 드네요.
2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 : 3부(숲레코드청음실), 4부(이어폰샵)은 내용이 많아서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댓글 11
댓글 쓰기라고 생각했다가 호형님이라면.... 안될 것 같긴 하네요. ^^;;
선합니다...
사정권 안에서 아니면 완전 안드로메다...? 정도 들어봐야겠어요 ㅎ
집이나 차 팔아서 장만해야 되나는 생각이 들까봐죠.
서스바라가 평판형 치고 진공관 착색을 잘 먹기는 하던데...
진공관으로 평판형 울리면 단점이 너무 많아서(출력임피던스 폭발 + 저임피던스 구동력 박살)적어도 라스트라다/스베트라나같은 하이브리드나 리비에라같은 논외급 앰프 빼면 영 듣기 별로더라구요
돈 천만원 쯤 쓰겠다 아니면 메제 엠피리언 + TR앰프 같은 걸로 대체하는 게 좀 쉽지 않나...
제 생각도 같습니다. 메제 앰피리언이 나을것 같아요. TR앰프에 서스바라 소리 진짜 정나미 없습니다. ㅋㅋㅋ
NDH30은 청음 매장 디아블로, Auteur Classic은 집 E+L30 II로 들어서 그런지
제 취향에는 Auteur Classic이 더 잘 맞더군요.
다만 NDH30을 집 장비로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비교가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소곰 매장 Auteur가 Classic인지 구형 Teak 버전인지, 아예 다른 한정판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종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auteur가 나무따라 소리가 다르다는 건 본거 같은데 청음장에 있던건 제 취향은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ndh30이 앰프 출력빨 탄다는 사실만 확인한 듯 하네요. -_-;;
저는 나중에 청음할 기회가 생기면 사정권 안의 제품만 들어볼 생각입니다..
괜히 안드로메다 들었다가 쫓겨나고 싶지는 않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