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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이어패드 하나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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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100의 출고 이어패드가 누더기가 된 상태로 쓴 것이 벌써 15년째...

당시 W100 순정 패드가 이미 단종이었던지라 대체용으로 W1000 패드를 샀었는데,

이 놈을 끼우니 FR이나 토널밸런스가 W1000의 것과 비슷해져버리더군요.

패드 안쪽 공간이 더 넓은 대신 표면적이 그만큼 줄어들었고, 가운데가 더 파여있어서

드라이버와 귀 사이의 공간이 더 넓어졌습니다.

군데군데 딥이 푹푹 생기고 정보량이 확 떨어지는 느낌이라 다시 누더기 패드를 씌웠었죠.

저역이 다 새고 귓바퀴가 드라이버 프로텍터에 눌려서 장시간 착용은 무리였지만,

W100의 소리는 역시 드라이버 앞 공간을 최소화 하는 쪽이 좋은 느낌인지라...


세월이 지나, 헤드폰 컨디션을 감안하여 사용 빈도를 줄이니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씩 들을 때 도저히 안 되겠어서 적당한 이어패드를 몇 년간 물색했습니다.


같은 오테 풀사이즈 폰이라도 A 시리즈나 AD 시리즈의 이어패드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전자는 단면이 둥근 사각형 형태라 같은 소리가 날거라 기대하기 어려웠고,

후자는 단면이 쐐기 형태로 순정 패드와 같은 형태였지만 재질 특성상 이건 절대 안 맞겠다 싶었죠.


같은 W 시리즈인 W1000은 이미 안 맞다는 건 확인했고, W2002 패드도 들어보았지만

얘는 투명도와 해상력이 확 떨어지면서 뭔가 좀 형언하기 어려운 느낌이더군요.

공간이 엄청나게 넓고 음 분리도 어마어마했으며 다이나믹레인지는 엄청 넓었지만

둔탁한 느낌이라 많이 답답했습니다.

W100 특유의 저역 롤오프는 여전했지만 극저역까지 의외로 올라온다는 장점은 있었지만요.

요즘 하만 기반 폰들처럼 훅 올라오진 않았지만, 은은히 바닥을 긁어주는 느낌은 올라왔었지요.

얼추 순정 케이블을 양쪽 역상으로 끼운 트리플파이와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raw 플랫에 가까우면서도 밀폐형 느낌과 탁 트인 듯한 느낌이 공존하는 넓은 공간에서

모든 소리들이 정확한 포인트 없이 어렴풋한 포인트에서 공간 전체로 퍼져나가듯 들리는 느낌.

물론 이걸 들을 때의 매니악한 시스템의 엽기적인 특성도 크게 반영되긴 했겠지만...

(적은 파워로 강하고(?) 빠르게 흔들림 없이 묵직하게(?) 푸쉬풀해주던 느낌)


순정 패드를 제외하면 차라리 이어패드 없이 쓰는게 더 낫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W100의 드라이버 자체가 알맹이만 뽑아서 들어보아도 그럴듯할 정도였어서 더 그랬는지도요.

헤드폰은 여러 개 돌려서 쓰는 편이 수명 유지에 좋다는 걸 깨달은 건 꽤나 최근의 일인지라

제가 새 것을 사서 썼었더라도 아직 이어패드 상태가 유지되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하여간 그런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순정 패드가 새 것일 때의 소리가 가장 베스트였거든요.


아... 적당히 흘려내면서도 착 붙는 상반된 성질의 이어패드가 필요하겠구나...

하다못해 폼이 다 삭아 눌리더라도 껍데기만큼은 그런게 있어야겠다. 그래야 리필이라도 하지.

K501의 경우도 폼이 삭아 부스러진 순정 패드를 통째로 버릴게 아니라 껍데기는 남겨뒀어야 했습니다.

비슷한 성질의 폼 정도는 찾아내기 어렵지 않고, 모양은 칼로 잘 다듬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까요.

고로, 순정 이어패드는 다 삭더라도 가급적 버리지 않으시길 권장해드립니다.

하다못해 껍데기라도 남겨둬야 수선집에서 본을 떠서 새 패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참을 찾던 끝에 결국 W5000 호환 패드를 찾아내어 주문을 해두었습니다.

얘는 패드 안쪽 공간이 좁고 표면 단면적도 넓더군요.


P.S 트리플파이에 쉽게 익숙해졌던 것도, 묘한 시스템에서의 묘한 W100의 느낌과 약간 닮아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피드는 그보다 한참 느리고 체감되는 에너지량도 적지만 비슷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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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4명이 추천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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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오래된 제품을 사용하면 겪어야 할일로 보여 오래된 제품에 대한 겁이 생기네요. 주문한 패드는 원하는 소리를 내주기를 바랍니다.
22:54
23.08.27.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저는 W100을 처음 수리할 때 정말 멘붕이 오더군요.

이 돈을 들여 수리해야 하나?;;

차라리 멀쩡한 민트급 중고를 사는게 훨씬 나은거 같은데?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지요. 고민하면서도 몸이 먼저 움직여버린 바람에... ㅋㅋㅋ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고 매물도 씨가 말랐고 상태들도 장담 못하니...

W100은 보관 잘못하면 자기회로 쪽에 녹이 슬어서...


하여간 오래된 물건의 고장을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이고 그냥 고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W100을 고치면서부터였습니다. ㅋㅋㅋ


이어패드는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보인 김에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그 비용 들여서 좀 더 자주 쓰는게 이득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23:21
23.08.27.
profile image 2등

UHD 모니터에서 읽다보니 아이패드라고 읽고, W100이라는 모델명은 없는데 하고 헤맸다는 -.-

01:30
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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