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 부산 번개에 대한 나의 소견....
죽기 전에 이런 일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던 번개 청음 기회를 두 번이나 한국에서 가지게 되었답니다.
조직의 귀재이신 지님이 서울과 부산 번개의 초석을 잡고 마무리까지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음향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이들 하셨고, 저는 그때의 감정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서울의 지하철에서 만나 청음실에 이르러 다들 가지고 온 놀라운 기기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남x노소가 만나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서울의 청음은 저녁 식사와 더불어 짧은 헤어짐을 하게 되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팬션이라도 잡아서 1박 2일 정도는 해야 할까 봅니다.
부산에서의 모임은 사실 조금 더 분위기가 심각하지나 않을까 생각했지만 역시 진행을 책임지셨던 아재님의 능란한 솜씨로 마치 수술대에 편안히 누워있는 마취된 환자의 심정으로 쉽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집사람을 혼자 구경 다니게 하고 늦게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너무나 일찍 들어가 조금 이상했었지만 부산 모음에서는 마누라를 친정에 보내고 혼자 해운대에 호텔을 잡고 찐하게 마시려고 했는데 그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해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당시 모임에 참여한 모든 분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런 즐거운 모음일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영디비에게도 감사합니다.
한국에 갈 때 짐은 없었고 헤드폰 6개와 앰프 2개, 이어폰 3개를 가지고 갔습니다. 여기서 구매한 헤드폰은 나누어 드리고 사촌 여동생에게 야마하를 선물로 주니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비행기에서 사용하고 주려고 산 물건이었는데 동생은 그것이 처음 가지는 헤드폰이더군요. 야마하의 소리에 반해 너무나 행복해해서 주는 제가 황송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에게는 진공관 앰프와 hd 600을 주었더니 역시 처음 접한 놀라운 소리에 경이로운 모습을 보이더군요. 역시 저에겐 대단한 만족을 주었습니다. 친조카에게는 제미니를 주었는데 이제 고3인 계집애인지라 표현은 그렇게 하지 않는데 아주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SR9는 조금 무리해서 가지고 간 헤드폰인데 사진쟁이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양도해드렸고 이클립스는 가장 좋아하는 분에게 드리려고 가지고 갔는데 숙지니님이 가장 애정을 두고 보셔서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님에게 받은 장락공주는 처음부터 저의 관심사는 아니었고 제 막내딸을 겨냥해 드렸던 것인데 흔쾌히 선물로 주셔서 미개봉 상태로 귀국하면서 딸에게 주었습니다. 상자부터 반해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지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숙지니님이 무나로 주셨던 이어폰은 저를 한국에서 고성 왕복 그리고 헤어지기 섭섭하다며 진주에서 대전까지 차로 바래다주었던 처조카에게 주었습니다. 이어폰도 없이 계속 핸드폰을 받길레 위험하기도 하고 해서 줬더니 너무 좋아하더군요. 이렇게 모든 기기는 각자의 쓰임에 맞게 잘 분배되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친구들(보통 정퇴했슴)이 무엇을 할 줄을 몰라서 다시 일에 복귀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취미도 없고 시간 조절도 못해 다시 일하면서 노예의 생활을 하는 그들에게 이 재밌는 취미를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친구 특히 동석했던 부인네들은 아주 흥미를 느끼고 제 말을 경청해서 영디비에서 들은 이야기를 열심히 하면서 음향 업계의 발전에 이바지했답니다.
이제는 헤드폰을 사도 수요가 생겼습니다. 듣다가 다음 귀국 때 친구들에게 줄 겁니다.
집사람도 사람들이 헤드폰에 관해 이야기하는 나를 그렇게 경청하는 것을 보고 놀랐답니다.
노예에서 주인으로 가는 길은 헤드폰을 듣는 것은 아닐까요. ㅎㅎㅎㅎㅎ
정말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신 우리 회원님들 모두 존경합니다.
댓글 9
댓글 쓰기텍스트 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세상에 보기드문 훈훈함이 묻어납니다 ㅎㅎㅎ
잘 놀다 가셨다면 다행입니다. 저도 평생 처음하는 모임이라 한달전부터 설레고 했었습니다. 어디 모시고 갈지 고민도 하고 테이블도 새로 마련하고... 과정 하나하나가 전부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치고 난 지금엔 후유증이 또 만만치 않습니다. 허탈하고 일상생활에 재미가 없어지고 그러네요. ^^
영디비 활동 지속하셔서 내후년에 또 뵈면 좋겠습니다.
본인 죽기전에 이런 모임 한번이라도 더 가져보고나 싶습니다.
시야가 확실히 다르시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각박해진 요즘 세상에 사람 냄새가 물씬한 글 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
읽기만 해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여기까지 뮤직마니아님께 선물받으신분들의 행복이 느껴지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