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를 위한 음감인가, 음감을 위한 장비인가...

요즘 제 지름글의 빈도가 줄어든 이유 입니다.

사실 잠시 현타가 와서..

tws 말고 다 정리할까 라는 무서운 생각도 했습니다만, 다행히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네요.

사실 현타가 온 제일 큰 이유는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수록 음감을 즐기지 못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기기를 들어도 좋아하는 곡을 들어보는게 아니라 이 기기는 어떤 소리가 잘 날까를 생각하며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를 고르는데...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서 헤드폰을 사던 때보다 무언가 즐겁지가 않더군요. 옛날에는 상상하지 못했을 제 기준 나름 고가인 기기들도 구매하여 보고, 청음도 여러 번 해보았지만 사실 다들 좋다고 하는 기기들이 소리는 좋은가? 라고 물으면 OK지만 과연 이 기기가 본인이 음감하기에 좋을까?본인의 취향인가? 내가 좋아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해보면.... 오히려 비싼 기기를 가지니 왜 소리가 내가 지불한 금액만큼 좋지 않은가? 왜 이 기기보다 저렴한 기기가 내 취향에 맞을까? 내 귀에는 별로인데 왜 다들 좋다고 할까 이런 고민만 하게 되더군요. 그러다보니 새로운 소리 새로운 기기만을 찾아 청음을 미친듯이 다니고 쓸데없는 기기들만 샀다가 헐값에 팔고... 반복하다 보니 음감에 현타가 왔습니다.

그래서 거의 2주일 정도를 중국제 저가형 tws만 쓰면서 새로운 노래가 아니라 옛날부터 듣던 좋아하는 노래들을 듣는데.. 그냥 이게 더 즐겁더군요. 기기가 좋아봤자 기기를 위한 음감을 하면 즐겁기보단 스트레스가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음감을 하기 위한 도구로 음향기기를 보니, 즐겁더라구요. 

그렇게 되어 쓸데 없다고 느낀 장비들도 정리하고... 진짜 맘에 드는 기기만 남기고... 

(얼마 전 네린님의 자작 헤드폰을 구매하긴 했지만.. 이건 진짜 귀에 딱 이거다 하고 꽂히는 소리더군요...)

그렇게 음감을 위한 장비만 남기니 더욱 편하고 즐겁게 음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음감에 싫증이 나거나... 즐거움이 줄어들었다고 생각된다면 한번 좋은 장비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편한 기기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한번 찬찬히 들어보면 리프레시 되며 즐거운 음감생활을 위한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뭔가 갑자기 든 생각들을 쓴 글이라 좀 두서가 없긴 한데 ㅎㅎ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뻘글만 투척하고 가기는 좀 그러니 귀여운 고양이를 드리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