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키보드 이야기
제가 너무 글 쓰는 게 없다보니 뭘 쓸까 했었는데 이번에 키보드를 좀 만지작 거려서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원래 토요일에 쓰려고 했는데 친구 결혼식이 있다보니 오늘 미리 써놓고 취침 준비
먼저 제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레이저사의 블랙위도우 V3 PRO입니다
2021년도에 책상을 깔끔하게 하고싶어서 무선 게이밍 제품을 찾다가 구매한 키보드인데 가격이 꽤 나갑니다...
당시에 두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하나는 딸깍 딸깍 거리는 평범한 그린 스위치 , 두번 째는 조용하고 빠른 옐로 스위치
1.2mm 낮은 입력지점, 그린 스위치보다 낮은 키압, 조용함
이 세 가지 이유로 고른 제품이였고 초반에는 굉장히 만족 했었으나
한 6개월 지났나...? 비밀번호를 쳐도 계속 틀렸다고 나오길래 뭔가 했더니 채터링 현상이 생겨버렸습니다!
분명 한 번 클릭 했는데 2~3번이 연속으로 타이핑이 되어버리니.. 비밀번호가 틀릴 수 밖에 없는 상태 ㅋㅋㅋ
핫스왑이 가능한 키보드면 해당 스위치만 바꾸면 되는데 스위치 자체가 기판에 납땜 되어서 나온 제품이라 Fail
A/S를 보내려고 했지만 11번가 아마존에서 구매한 제품은 아마존 구매 영수증을 제시 하여도 RMA를 진행 해주지 않아 Fail
그렇게 포기하고 방에 박아둔지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인 이번 주 월요일에 수술을 시도 했습니다
징글징글한 납땜들..
스위치 한 개당 동그라미 친 저 부분들을 하나 하나 인두기로 디솔더링을 해줘야합니다 풀배열 104키 키보드라 인두기로 총 208번 노가다를 해주고
그 빈 자리에 해당 소켓을 넣어서 솔더링을 합니다
사용 소켓은 밀맥스 3305-1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저 조그만 친구가 10개 무려 3500원! 총 208개가 필요하니 대충 6~7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납땜 할 자리 동박이 나가지 않게 굉장히 조심해서 작업을 해야합니다 동박 떨어지면 골치아픕니다ㅠㅠ
저 작은 소켓에도 납이 들어가지 않게.. 납 들어가면 못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 찍다가 망칠 거 같아서 사진은 못찍었지만
기판 정면에다 마스킹 테이프 같은 걸 붙여서 소켓이 납땜 중에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소켓이 사진처럼 걸리는 부분 없이 평평하게 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되어서 스위치를 끼워도 높낮이가 맞지 않거나 스위치 자체가 못 들어갈 수도 있거든요
작업이 다 끝나고 재조립 해주면
기존에 기판에 납땜 되어 교체 못하는 스위치를
이렇게 교체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암덩어리 레이저 옐로 스위치.. 이거 수명 굉장히 낮습니다
3세대 옐로 스위치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2세대 옐로 스위치는 피하세요
미리 준비한 TTC silver speed 스위치 입니다
입력지점이 1.08mm로 기존 레이저 옐로 스위치의 입력지점 1.2mm 보다 더 빠른 반응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빨라 키보드가 스쳐도 입력되어서 불편하다는 분들도 있긴 한데 저는 크게 불편한지 잘 모르겠네요
리듬게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시는 스위치라고 들었습니다
레이저 옐로우 축은 어느 회사 제품을 쓰나 했는데 똑같이 TTC네요..? 뭐 대단한 거 쓰는 것 처럼 말했던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이렇게 다 갈아주면 끝납니다
처음 쓸 때 보다 반응속도도 더 빠르고, 채터링 없고, 키감도 쫀득한 느낌에, 생각보다 좋은 스위치 소리
스위치도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나만의 커스텀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단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장비 없으면 새로 사야하고.. 전 다행히 대학교 다닐 때 쓰던 게 있어서 돈 아꼈습니다
솔더링은 인두기로 적당히 하면 되는데 디솔더링은 장비 없으면 굉장히 스트레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납땜 해야하는 부분이 작아서 눈 아프고..
실수하면 비싼 키보드 날려버리는 거라 바들바들바들바들
결론
이런 건 그냥 사설 수리점으로 보내던지, 새로 사는 게 마음 편합니다
댓글 10
댓글 쓰기같은 레이저지만 전 아마도 보라색인가 그랬던거 같습니다.
먼가 고생에 비해 결과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