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에이징이 생각보다 크네요.
Westone W60 이어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이어폰을 개봉하고 사용해 보았을 때는, 꽉 막힌 듯한 고음과 건조하며 조금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중음, 그리고 너무 울리는 저음 등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비싼 이어폰이 맞나 싶은 의문이 들어, 결국 서랍 속에 처박게 되었죠.
평소에는 Etymotic 계열의 이어폰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들은 제 귀에 잘 맞는 것은 물론이고, 고음역대의 세밀함과 균형 잡힌 사운드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저의 선호도가 이와 반대되는 특성의 이어폰에 익숙하지 않아서, Westone W60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싼 금액을 지불한 만큼, W60을 계속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약 3일이 지나자 이어폰이 무척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벙벙하게 느껴졌던 저음은 풍부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중음도 생기를 얻었으며, 고음도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이런 변화가 귀의 적응, 즉 '귀 에이징'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W60은 정말 마음에 드는 이어폰이 되어갑니다.
댓글 7
댓글 쓰기뇌이징이란 말이 맞겠네요. W60 사고 나서 처음 30분 정도 듣고 너무 실망했습니다. 중고로 팔까도 생각했다가도 "이걸 구매하시는분도 비슷하게 느끼실테고, 중고 구매하시는 분이 뭔 죄겠냐" 싶어서 책상에 넣어놨습니다.
그런데 Westone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기도 해서 참고 들어보자 하고 다시 꺼냈는데, 3일만에 정말 별로야! 에서 진짜 좋아!로 바뀌는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조금 전에 다시 ER4S 꺼내서 들어보니 섬세함이 장점으로 느껴져서 또한 좋습니다.
다른 사람이 좋은 것도 나한테는 안좋을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심리적인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전 40이지만 상당히 기본이라고 탄탄한 소리인듯 한데
하나만 듣긴 아쉬운 ㅎㅎ
한참 듣다 보면 적응하고 아쉬움이 없어 지는데
또 비청해보면 아쉬운 ㅎㅎ
뇌이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W60으로 듣다가 에티모틱 이어폰으로 돌아가시면 너무 좁은 스테이징, 평면적인 소리, 무색무취한 사운드라고 느끼게 되실 수도 있어요. 기준선이 그동안 W60으로 굳어지셨기 때문에요(만약 오랜만에 돌아가셨는데도 에티모틱이 바로 맘에 드신다면, 정-말로 에티모틱이 작성자님의 취향에 똑 들어맞는 최고의 이어폰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이어폰의 사운드를 비교할 때는 이 기준선 효과 때문에 반드시 A 대조군 - 레퍼런스 이어폰 - B 대조군 식으로 비교 청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