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 사진입니다(스압)
저와 룸메는 2년전부터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까운 곳이라도 꼭 여행을 다녀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미리크리스마스 겸 주말도 끼고 해서 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온천마을에 다녀왔어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점심입니다.
목적지에 가는 길에 있는 우동집인데,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11시부터 3시까지만 영업하는 곳이라 진입장벽이 좀 높았어요.
주택가도 아닌 도로 한복판에 있는 가게인데, 오픈하자마자 줄 서는 광경...
기다리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근데 맛보고 나선 납득했습니다. 정말 괜찮더라고요.
주말마다 생각날 것 같아요.
배부른 상태로 다시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근데 예약한 호텔이 체크인 시간 전엔 아예 문도 안 여는 곳이더라고요 허허..
그래서 근처 카페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일본답지 않게 커피가 괜찮았어요.
일본엔 강하게 볶아져서 커피의 개성따윈 다 날려버린 커피가 많은데, 여긴 한국스러워서(?) 좋았습니다.
프렌치프레스로 나오는 곳은 처음이기도 하네요.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근처 공원을 좀 돌았습니다.
이런 공원은 소위 '무슨무슨지옥' 이런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어있는 일본 온천동네의 흔한 레파토리 중 하나입니다.
근데 찾아보니 실제로 이 동네에선 온천물로 사람을 끓여죽인 역사가 있다고 하네요(..)
여튼 이런 관광지가 사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새삼 체감하게 되네요.
차가 생기니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좋네요.
여튼 고양이들 간식도 좀 주고 하다보니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호텔로 향했습니다.
음... 사실 외관을 먼저 보고 좀 당황했습니다.
이게 영업을 하는 곳인지 싶을 정도로 낡고 노후화된 건물에, 로비 쪽을 봐도 정말 오래되어 보였거든요.
관리는 하는 것 같은데, 물리적으로도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터라 걱정이 좀 앞섰죠.
프로모션 사진에 속은 것은 아닌가 하고요.
근데 다행히 내부를 보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객실은 일본스러우면서도 적절히 현대적인 느낌도 더해져서 아주 고급스러웠고,
딸려있는 온천도 괜찮았어요. 뭐 온천마을의 호텔 답게 인공온천은 아니었고요.
날이 좀 흐리긴 했지만 경치도 좋더라고요.
온천도 하고 수다도 좀 떨면서 피로를 풀다보니 저녁시간이 됐습니다.
사진은 코스의 일부인데, 음식이 정말정말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호텔이나 리조트 여행을 매년 서너번 이상은 가는데, 여태 갔던 곳들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객실로 가져다 주시는 직원분의 서비스도 훌륭하고 맛도 좋으니 외관만 보고 했던 걱정했던게 미안해질 정도였습니다.
겨울에 온천에서 몸 녹이면서 술 한잔 하는거, 취향 맞으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실거예요.
이날은 얘기할 것도 많아서 수다떨다보니 온천에서만 거의 세시간을 마셨네요ㅎ...
그러다 술도 다 떨어지고 졸려져서 자러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일본에서 이런 곳의 조식이라 하면 뷔페식으로 각자 준비된 음식들 덜어가서 잠과 술에 덜 깬 상태로 우적우적 먹는 이미지인데..
조식도 일일이 다 서빙해주시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요리들에 퀄리티도 정말 좋더라고요.
매번 여행때마다 다른 곳을 가는데 있는데, 여긴 진지하게 리피트를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만족도가 정말 높았어요.
그리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날이 좋아지니 경치가 너무 훌륭하더라고요.
잠시 차를 멈추고 사진 좀 찍으며 리프레시 했습니다.
이때 정말 현실로 돌아가기 싫었습니다..
그러다 돌아가는 길에 라멘집에 들러 해장 좀 하고 집에 와서 낮잠 옴팡지게 잤네요.
여러모로 작년 겨울보다도 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여행 가려고 매달 여행기금(?)을 조금씩 모아서 그걸 경비로 쓰는 식인데,
뭔가 공짜로 여행 다녀온 기분이고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올해도 이런 기획을 해준 룸메가 참 고맙네요.
내일은 회사 후배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러 놀러온답니다.
몹시 귀찮을 것 같지만 정작 오면 재미있게 놀고 마시겠죠ㅎㅎ
회원님들도 이번 연말에 연말 기분 좀 내시라는 마음으로 공유해봤습니다.
푹 쉬고 한 해의 마무리를 좋은 추억으로 남기는 것도 다음 해에 더 열심히 살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8
댓글 쓰기그렇게 보였다면 뭔가 죄송하네요 ㅠ
너무 멋집니다. 저도 와이프와 내년에 시간 되면 일본 여행을 꼭 가고 싶네요. 어느 지방을 돌아보신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사진의 우동집도 알고 싶네요.
나가사키 현 雲仙(운젠) 이라고 하는 지역입니다.
저는 지금 사는 곳에서 가까운 편입니다만, 관광객에게는 좀 먼 곳이긴 할 것 같습니다.
우동집은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시(諫早市)에 있는 かの家 라는 곳이었습니다.
관광지라기보단 지역 맛집 같은 느낌이라 접근성은 좋지 않을 것 같고요.
나가사키 현 자체가 우동이 맛있다? 뭐 이런 지역은 아닌걸로 기억해서,
다른 지역 우동 맛집에 비하면 어떨지 또 모르겠네요.. 제가 여행을 별로 안 다녀봐서요.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ㅎㅎ
오 궁금증을 유발하는 게시물입니다. 여기가 어딘지 알려만 주셔도...ㅎㅎ
산골짜기에 있어서 차가 없다면 진입장벽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ㅠ
시골 사는데 이런거라도 있어야죠!ㅎㅎ 1년에 몇 번 없는 시간이라 잘 즐기고 싶었는데 이번엔 운이 좋았습니다.
와 사진도 좋고, 경치도 좋고, 음식도 좋고, 다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운젠이 그렇게 힐링된다는데 기회 되면 가봐야겠습니다.
식도락을 넘어선 오감만족 여행인 것 같아 보기만 해도 흐뭇하네요.
프리우스 신형의 물량이 달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멋진 차도 있으시고요 ㅎㅎ
참, 일본에서 커피 투어를 해본 건 아니라서 혹시 한국 커피가 더 나은 편인지 궁금합니다.
운젠 자체는 너댓번은 온 것 같은데 이번 여행이 제일 밸런스가 좋았네요.
프리우스는 토요타 자사 리스 서비스로 계약한건데 이건 두 달 내외로 도착하는 것 같아요.
다만 비용면에선 5년 이내로 타는게 좋을 것 같아서 벌써 다음 차 고민 중입니다ㅎ...
저도 커피투어를 해본 것 까지는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한국이랑 비교할게 못됩니다.
얼마전에 한국 출장 갔을 때 저가 체인점 커피마시고도 깜짝 놀랐습니다..
스타일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국이 상향평준화 됐다고 봅니다.
물론 일본도 맛있는 곳은 맛있어요ㅎㅎ
지인이었던 한 사람이 일본 문화에 완전히 빠져있었습니다.
일본 여행 다녀오면 온갖 것들을 보여주고 맛보여주곤 했었는데,
가공식품들의 수준이 엄청나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한 번쯤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