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HD800S...스탁스 SR-X9000 한 달 사용기
일본의 대표적인 정전형 헤드폰 업체인 스탁스 社 의 SR-X9000을 구입하면서 정전형 헤드폰이라는 것을 입문한지 어느덧 한 달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해외 출장 등 많은 이벤트가 있어 바빴지만 그런 와중에도 새로 구입한 헤드폰을 틈틈히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느꼈던 감상을 비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전반적인 헤드폰의 성향과 용도는 보컬이 가미된 팝 장르에 가장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여보컬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헸지만 좀 더 헤드폰을 통해 다양한 음악들을 들어보니 남보컬 역시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확신하게 되었죠. 특히 최근에는 K-PoP 을 듣게 되는 상황이 많아졌는데요, 기존에 보유 중인 서스바라나 HD800S 의 경우 보컬이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이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SR-X9000의 경우 이들에 비해서는 보다 선명한 보컬의 질감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한 동안은 SR-X9000로 K-POP만 듣게 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HD660S 처럼 보컬이 너무 강조되어 주변 음상을 헤치는 수준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 성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수준으로 튜닝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미묘한 튜닝을 스탁스에서는 어떻게 구현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FR 그래프만 보아서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음감 입문 초반에 저를 감동시켰던 HD800S는 한 동안 진열장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HD800S 의 중역~고음 대역의 성향이 SR-X9000과 어느 정도 겹치는 듯한 부분이 있는 데다가 아무래도 클래식 보다는 보컬이 포함된 가요나 애니 음악들을 많이 듣는 청음환경 상 스탁스의 제품을 더욱 가까이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버어렸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것이 바로 영원한 강자란 없는 마이 뉴 기어의 세계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SR-X9000 과 전용 앰프 구입 후 몇 주 간은 잠을 자면서도 그 특유의 음색이 생각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과거의 명작이라 칭송 받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하고 있는 전작 헤드폰인 SR-009나 009S의 음색은 과연 어떤 수준일까라는 궁금증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음감 취미 입문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은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비쌌지만 도리어 가격 대 만족감 측면에서는 서스바라보다도 더 높은 만족감을 이끌어 냈다고나 할까요. (물론, 단연 1위는 HD800S입니다만) 다만, 관리의 까다로움과 극도로 얇은 다이어프램이 주변 공기압 만으로도 언제든 찢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 제 귀와 두개골 주변에 580V의 초 고전압이 흐른다는 일말의 공포감으로 인해 당분간 정전형 추가 도입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돈이 없다는...)
비상식적으로 높은 가격만 아니라면 제가 소리를 알고 있거나, 혹은 보유한 헤드폰 중에서 1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헤드폰입니다.
P.S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음악 감상 측면에서 제품의 단점은 차주에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11
댓글 쓰기X9000 정말 좋은 헤드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크 진심으로 대단히 부럽습니다. 언제 들어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네요.
숭배하시는 느낌입니다.
소중히 영원히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