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헤드폰 셀프 수리
오늘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T1 1세대의 헤드밴드 수리를 단행했습니다.
베이어 헤드폰이면 헤드밴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스프링 밴드입니다.
슬라이더의 원활한 조정을 위해서 최근 제품의 Edition들과 T시리즈, DT1770Pro, 1990Pro 등에는 PET라이닝이 삽입되어있습니다.
*어느 분이 재보해주셨는데 DT1770Pro와 1990Pro의 슬라이더 및 힌지는 구조가 변경되어서 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베이어 헤드폰의 슬라이더 암은 끝부분에서 곡률 반경이 크게 줄어드는 형상을 하고 있어서, 저처럼 슈퍼울트라하이퍼익스트림 대두들이 밴드를 끝까지 조정해서 쓰다보면 PET 라이닝이 찢어지고 깨지게 됩니다.
자가 수리에 쓸만한 대체품을 찾다보니, 직장 근처 대형 문구사에 PVC 시트가 있더군요.
원본은 라이닝을 허접한 마스킹 테이프로 고정해놓았는데, 스프링 밴드가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얇은 펠트시트에 양면 테이프가 부착된 재질로 적당히 모양을 잡아주었습니다.
슬라이더 암의 용두에 의한 PVC 시트 손상을 막기 위해서 추가로 PE 테이프로 보강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요롷게 조롷게 쪼물딱쪼물딱...
대충 수리는 위 사진처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저도 처음 해보는 쿠션 재건이라 집중하는 통에 사진을 못 남겼네요.
쿠션 재건에 사용한 건 3mm와 5mm 두께의 포론입니다.
헤드밴드 쿠션으로 쓰기에는 너무 단단한 재질이지만, 땀에 의한 부식도 거의 없고 저는 두정부 형상이 둥글어서 딱히 쿠션 없어도 불편하지 않더라구요.
아무튼 이걸로 저의 최고령 애기 중 하나가 복귀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ㅎㅎ
댓글 15
댓글 쓰기쉽게 한 것처럼 써놓았지만 상당히 애먹었어요ㅎㅎ
와 감쪽같네요 ㄷㄷ
그 만듦새가 썩 좋기만 한 건 아니라, 저는 간혹 Made in (East) Germany 아니냐고 까곤 하죠ㅋㅋ
환생 축하합니다.
앞으로 더 부지런하게 일 하도록 만들거예요ㅎㅎ
오리지널 헤드밴드 가죽을 살리시다니 대단한 금손이십니다!!!
1770, 1990은 찢어지는 PET라이닝이 아니라 아래 사진과 같이 ABS로 레일 구조가 마련되어 있어서 시도해보았습니다만... 내부 레일과 조절부 하우징이 일체화된 구조라서 원래 T1의 조절부 하우징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250Ω" 표기와 케이블 구멍이 낯설어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네요.
저 부품을 사용하지 않은 구형 밴드에서는 헤드밴드 내부의 슬라이더 암이 측두부를 눌러주면서 정수리 쪽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내부의 PET 라이닝이 찢어지는 문제를 넘어서 아래 사진처럼 조절부 하우징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안쪽에 뭔가 덧대보긴 했는데 꼼꼼하게 붙여주는 손기술이 없어서 실패했었습니다.
Playma님께서 만드신걸 보니까 원래 저렇게 나오는 제품 같네요. ㄷㄷㄷ
장시간 후기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저도 2세대부터는 인조가죽으로 변경된 거 때문에 어떻게든 오리지널 양가죽을 살려보자고 시도해보았습니다.
제가 확인해본 바로는 최소한 T70, T90 및 DT880 블랙/크롬 에디션들은 슬라이더 레일 부품이 T1에 호환되는 걸로 보입니다.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한두달 써보다가 다시 한번 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 무슨.. 경이롭습니다.
금손 부러워요ㅠㅠ
복구하기는 했지만 눈에 밟히는 부분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