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택배 - 惡書必擇筆.

(제목은 모 고사성어를 비틀었습니다)

각인 때문에 하루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새벽에 주문한 그 날 배송 시작해서 어제 바로 도착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도착한 오랜만의 만년필인 PLATINUM Century #3776 14K 입니다.

잉크 사용하기 위해 추가로 주문한 컨버터와 사은품으로 따라 온 안료 마커까지 함께 들어있더군요.

겉 슬리브를 벗기고 케이스를 열어보니 저런 식으로 각인까지 들어간 만년필이 나왔습니다.
거의 검정 아니면 실버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엔 노선을 바꿔서 블루로 골라봤습니다.
각인도 깔끔하게 잘 들어갔고, 여태 사용하던 것들보다는 젊은 감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쪽 펜 수납대를 들어올리면 각 언어로 적힌 설명서와 보증서, 그리고 잉크 카트리지가 나옵니다.

보증서는 원래 플래티넘에서 나오는 보증서와 공식 판매처에서 도장 찍어서 주는 카드 2종류가 있더군요.
실제 사용하는 건 검고 작은 쪽의 판매처 도장이 찍힌 보증 카드일 듯합니다.

카트리지가 없었으면 바로 컨버터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일단은 카트리지 먼저 굴려 보기로 했습니다.

비닐에서 만년필을 꺼내서 펜 전체와 촉을 확인해 봤습니다.

반투명한 재질의 짙은 블루라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입니다.

펜촉에는 모델명이기도 하고 플래티넘에서 자주 보이기도 하는 #3776이 적혀 있습니다.
(유럽 만년필 회사와 비슷한 느낌으로 후지산의 해발 고도를 적어놓았습니다..;;)

촉에 있는 홀이 하트인 것도 플래티넘 만년필에서 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3776 아래쪽에 플래티넘 로고가 있고, 그 아래쪽으로 펜촉 재질과 굵기가 적혀 있습니다.

이전 글에도 적었듯이 필기용으로 극세필을 좋아해서 UEF촉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악필 공개 겸 만년필 사용 소감입니다.. orz

확실히 좀 더 길들여야 할 필요는 있는데 그래도 종이 재질 감안하면 꽤 잘 써지는 편입니다.

(노트에 쓴 게 아니고 큰 포스트잇에 적은 거라 일반 종이 대비 더 사각거렸습니다..)

앞으로 계속 굴려서 길을 잘 들여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