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DB 이어폰이 도착했네요 ㅎㅎ
돌이켜보니 유선 이어폰이 참 오랫만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유선 이어폰 외의 선택지가 거의 없었지요
(그때 그 시절엔 아마 헤드폰을 목에 걸고 학교에 갔다간 학주선생님한테 바로 귀싸대기 맞지 않았을까 ^^;;;)
대학시절 부터는 온쿄 스피커와 이젠 젠하이저였다는것만 기억나는 헤드폰을 썼고
취직하고 나서는 한참동안 음악이란걸 들을 여유가 없었던 것같습니다. 일, 잠, 일, 회식, 잠, 일...
TWS를 쓰기 시작한것도 최근 4~5년은 됐을까요?
그렇게 세월을 돌아돌아 참으로 오랜만에 유선 이어폰을 사게 되었네요.
우선은 아이한테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외관의 박스...
생각 보다는 예쁘지 않은? 레진아트..
영디비님 리뷰에 보여주신 유닛은 되게 예쁘다 했는데 정작 제가 받아본 유닛은 검은색이 너무 강조된 느낌?
어디 밖에 들고 나갈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고급스러운 레진 아트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크흠흠... 그리고 밑에 이상한 카드 때문에라도 애가 이 박스를 열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뒤집어 놓을까 하고 뒤를 봤는데 뭐 사실 별 차이가..
특별히 기대한 퀄리티 이상을 보여주진 않은 가죽 파우치
어차피 방구석에서만 쓸 건데 파우치가 고급스러워서 봤자 어따쓰겠습니까?
리뷰에서 지적하셨던 기케 퀄리티는 뭐 그럭저럭 괜찮은것 같았습니다.
제 기준이 낮아서 그렇겠지만 그냥저냥 이가격에 이 정도면 된거 아닌가? 하는 정도
제가 좋은 줄을 안써봐서 그냥 이대로 모르는게 축복일지....
문제는... 줄이 짧습니다..
케이블 길이는 1.2미터 정도로 유별나게 짧은것 같지는 않은데
MV1 기케 길이가 저한테는 딱 맞는데 제 사용환경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군요..
사운드적으로 느낀점은
일단 이어폰이 소리가 좀 더 귓구멍 깊숙히 울려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 녀석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같은 볼륨에서도 헤드폰에 비해서 소리가 크게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소한 연주자들의 스캇이나 건반 노이즈, 살짝 현을 긁는 소리,
영디비님의 리뷰에서 침이 마르는 소리.... 처럼 아주 작은 디테일을 듣는 맛이 있네요.
공간감은 리뷰에서도 말씀하셨는데 저도 문득 어디 이어폰 밖에서 소리가 흘러들어온것 마냥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라이브한 느낌으로 녹음된 곡에서의 자잘한 노이즈들은
마치 방 밖에서 애가 뭘 떨어트리거나 딴짓 한다고 부스럭 대는 소리처럼 착각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한 비교는 아니겠지만 제가 고등학생때 썼던 2.5만원짜리 이어폰 소리와 비교했을때
정말 천지가 개벽한 수준의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 시절 카세트테이프 혹은 CD와 지금의 음원들이 가지는 본원적인 음원의 차이도 있을테고
옛날 CD플레이어와 달리 지금 발전된 기술의 DAC와 앰프를 물려서 듣는 소리가 분명 차이가 있을테지만
정말로 이게 2.5만원짜리 사운드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정말 좋은 제품인건 분명한데 일단 지금 앰프에 꿎으면 고개를 오른쪽으로 좀 기울이고 있어야 되는 상황이라......
좀 더 편하게 들으려면 연장선을 하나 구해봐야겠네요 ㅎㅎ
거치형으로 이어폰 사용하려다보면 줄이 짧아서 생기는 어려움들이 있더라구요. 지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