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헤드폰 매니아...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날 새로 부임하신 실장님께서 사무실을 방문하셨는데, 제 자리 근처에 놓여 있었던 업무용 HD600(무려 2003년산 돌솥) 을 보시고서는 발길을 멈추셨습니다.
'음? 돌솥 600이 왜 여기에 있지? 혹시 소음 분석용으로 산 건가요?'
순간 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솥이라니...이런 용어는 절대 헤드폰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신임 실장님께서는 분명 헤드폰에 조예가 깊으신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충격인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근데 듣기엔 800S가 훨씬 고급스럽고 좋을텐데, 다음에는 800S를 들여놓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아마 200만원 정도 할 겁니다.'
H. . .HD800S까지? 이젠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분은 틀림없는 헤드폰 매니아임에 분명했습니다. 사실 기존에 있었던 HD600 역시 대부분의 직원들은 메이커나 헤드폰 음색의 특징을 모르고 그저 누군가가 다른 장비랑 엮어서 샀던 것을 별 생각없이 쓰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헤드폰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 직장생활 중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군요. 워커홀릭으로 유명하다는 소문만 무성했던 실장님이 실은 헤드파이 매니아였다니 오래살고 볼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반갑고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더불어서...실장님의 말씀도 있었으니 올 연말에는 집이 아닌 직장 사무실에서도 HD800S 를 업무용으로 쓸 수 있게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가슴이 떨립니다.
댓글 24
댓글 쓰기취미가 통한다면 좋은 상사 부하 사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부럽네요.
덕업이 어느정도 관련 있으신가 보네요^^ 하여간 조만간 축하드릴 일이 있기를!
축하드립니다. ㅎㅎ
가슴이 떨륍니다~ 라니 갑자기 그녀가 생각이 나네요.
카뤠~가 머꼬시포요~
800S는 사서 써보고 600번대는 청음밖에 못해봤지만 여튼 그렇네요.
근데 HD800S는 오픈된 곳에 두기에는 겉에 둘러쳐진 메탈메쉬가 좀 걱정되네요 ㄷㄷ...
너무 부럽네요. 저희 회사 타부서 음진팀에선 너덜너덜한 구형 AKG 스튜디오 모니터링용 헤드폰 쓰던데 가격도 별로 안하는... 심지어 회사 특성상 스튜디오 모니터링은 쓰임이 안맞을 텐데 안타까웠습니다ㅠ
Wow! 실장님 멋져요!
좋은 직장에 다니시는군요.
회식하면서 이야기 나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