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입니다
먹고 살기만 힘든게 아니라,
마음을 주고 받으며 서로 위안을 얻고 위안을 주는 것도 어려워져가는 요즘입니다.
가끔 생각납니다.
작년 여름, 코타키나발루 갔을 때 보았던 것들을.
5성급 리조트 호텔부터 뒷골목까지 돌아보았었지요.
부끄럽지만, 평생 남의 나라라곤 자력으로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 출장을 시작으로, 코타키나발루는 동생이 항공편과 숙소 잡아주고 경비만 제가 댔지요.
그래도 어머니께 좋은 기억을 심어드려서 동생에겐 너무나도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합니다.
중경삼림 같은 풍경도 있었고, 살짝은 사진으로만 봤었던 구룡성채 느낌인 곳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둑한 곳은 사람들의 표정들도 어둑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단 하나 놓아지지 않던 모습들은 '가족과 함께'인 모습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점이 몹시 부러웠습니다.
가족이 서로가 짐만 되면 혼자인 만큼도 못할 것입니다.
그들도 그런 집이 있었으면 있었지, 없겠습니까...
그걸 어떻게 다르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은 개개인과 각 가정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지금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언젠가인지 손에 잡히지도 않는 희망일지라도
그걸 함께 손에 쥐어보자며 살아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게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설령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지면서요.
저는 근래,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하고 또 기쁜 마음입니다.
저한테 주어지는 것은 단 하나, 또 하나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제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사람 뒤의 가족들.
단 한 사람이 오는 것만으로도 그 한 사람의 인생이 다가와 안겨지는 기쁨입니다.
그런데, 그 뒤로 그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들이 다가와 또 안겨집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짐을 안기려는 사람이라면 많이 힘들겠지요.
그래서 가정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감히 이런 말을 하기엔 부끄럽습니다만...
뭐 대단한 사람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이웃으로 지내기에 좋으면 충분하지요.
우리네 동네서 흔히 듣는게, 아이 키우기 힘들단 얘기입니다.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 듣는게 극히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아이들은 동네에서 모두 함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사회성이 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금쪽이로 키우면 망한다고 확신합니다.
일말이라도 특권의식이란게 심어지면 실로 보정이 어렵더군요.
우리 사회에선 아무하고나 어울리지 마라, 너는 특별해... 좀 그런게 있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다른 곳과는 단절됨이 더 심해져버립니다.
사회간 단절이 확고해질 수록 상호간의 소통은 경직되고 불신은 커져만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뭔가 서로 생각이 안 맞고 심지어 채널이 안 맞다면 계속 대화를 시도하며
서로간의 단차를 줄이려는 시도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답 없는 상황을 자주 겪어본 저이지만, 그래도 그건 포기가 안 되더군요.
언젠가는,
아이들이 동네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서로 어울리고',
어른들과도 어울리며 '예의와 존중, 절제를 배우고',
나아가 급진적인 것은 자제하고 전통을 계승하며 온건하면서도 발전이 공존하는
건전한 우리네 사회가 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댓글 8
댓글 쓰기아이폰13 가져가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왔네요. ^^
당분간은 사회 시스템에 의해 어느 정도 유지는 되겠지요.
그러나 그 시스템을 굴리는 일원인 개인들의 파편화와 극고령화, 인구 붕괴로
언젠가는 시스템도 무너지게 될거라 심히 우려되곤 합니다.
대학 서열화, 빨리 빨리 문화, 주입식 교육 ,경쟁의 심화가
고조될수록 곪아터지는 여러문제도 발생하는 거죠
가정교육이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 으로인한
안전불감증이며...근본적인 해답은 교육에 있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는
정치란건 지역 또는 국가의 법이나 행정시스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지 정치인 빠돌이 팬클럽 활동이 아닌거 같네요
정치인이 바뀌어도 사회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선거를 하고
싶을까 하네요
예나 지금이나 참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을 쥐어짜내듯 소모하며 돌아가는 사회는 언젠가 무너진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 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늘어나고 신뢰도 깨지고
나아가 신경질적이고 극단적인 성향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네가 딱 그러하니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 하나라도 살아남아야 하니 다 내팽겨친 채...
좀 더 여유있게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서로 손 잡고 왔어야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