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청난 놈을 만났습니다.

  음... 저는 이 가격, 그러니까 이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9만원? 제가 들어 본 이어폰 중에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ls 70보다도 좋습니다. 모든 대역대가 고루고루 잘 나오며 볼륨을 올려도 밸런스가 틀어지지 않는점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보통 중립적이다 라고 하면 어김없이 건조한 느낌이 들었던 과거 한국제품과는 달리 음감용으로서 가져야 할 윤기도 적당합니다. 제품의 만듦새도 매우 높고 착용감이나 착용시 모습도 매우 훌륭합니다.  옆에 있던 es4xr보다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더 좋고 해상도도 오히려 한 수 위라서 막이 낀 느낌도 전혀 없네요. 전시되어있던 shure se846을 완전히 슈레기로 만들어 버린 클라스에 감탄했습니다. 이런건 무조건 사드려야 하는겁니다. 한국기업이 이런 물건을 만들었다는 데에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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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오늘 혜화역에 제가 간 이유는 유토피아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소문과는 다르게, 딱히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실망... 좋은 헤드폰앰프들과 소니 거치형댁에 물려 들어봤지만 웹상에서 누군가들이 말하던 것 처럼, 예를들어, 머리 중심으로부터 1m 떨어진 곳에서 소리가 난다느니 하는 그런 느낌은 단 1%도 받지 못했습니다.  
  
 "헤드폰에는 공간이 없고 음원이 담고있는 공간감과 구조적인 차이에서 오는 개방감만 있을 뿐"  
 
 "볼륨을 높이면 음상이 훨씬 정확해지며 헤드폰의 성능이 좋다면 악기간의 자리를 정확히 짚어내기 때문에 음원에 어떤 악기들이 어떤 위치에서 녹음이 되었냐에 따라 때로는 넓은 공간감을 그리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적으로 음원의 상태에 달려있는 것이지 결코 커다랗고 뚱뚱한 앰프에 커다란 전깃줄을 꼽았기 때문이 아니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출력이 높아져봐야 헤드폰 소리가 더 커지는 것 뿐이라는 것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더이상의 헤드폰 업글은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헤드폰 순위를 한번 매겨보자면 지금 현재로는 hd820과 adx5000, 그리고 t1 2nd 그러니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겠지만.) 젠하이져 베이어, 오테 이렇게 메이저 3대 회사의 제품이 여전히 최고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포칼? 스피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헤드폰은 글쎄요... 저는 얼리어 클리어 유토피아 셋다 별로였네요.  
  
  돌피니어는 이렇게 헤드폰 청음을 마친 후, 매장을 나가기 전에 쭉 들어보다가 우연히 발견을 하게 된 것인데.. 그러니까 최고수준의 헤드폰들을 청음하고 난 뒤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좋은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죠. 솔찍히 사장님이 욕심을 내서 조금 더 포장을 고급지게(목재제작)하고 디자인도 더 멋지게(파이널처럼) 해서 가격을 한 100만원 넘게 매겼어도 사람들이 온갖 수식어구와 이야기를 지어내면서 찬양했을 그런 수준의 제품입니다. 정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