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고] 정전형 헤드폰의 기념비적인 작품, SR-람다 프로(1982년)
스탁스 정전형 헤드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람다 시리즈 중 최고의 제품을 뽑는다면 단연 'SR-람다 시그니쳐(1987년)' 를 지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람다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제품을 선정한다면 바로 'SR-람다 프로(1982년) ' 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벤츠의 자동차 소음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초기에는 '프로페셔널' 이라는 명칭에 맞게 음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한 헤드폰으로 개발되었으나 컨슈머를 대상으로 판매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람다 시리즈인 SR-람다(1979년) 와 람다 프로는 구동전압이 230V 에서 580V로 증가한 것 뿐만 아니라 소리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동판 두께 역시 2.0 마이크론에서 1.5 마이크론으로 얇아졌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고음을 표현할 수 있었으며, 자동차 소음 분석용이라는 용도를 고려해서인지 전반적으로는 보다 플랫한 음색을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람다 시그니쳐보다 이 람다 프로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론이 길어진 이유는...그래서 결국 질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람다 프로 클래식을 끝으로 더 이상의 정전형 헤드폰은 없다고 다짐했건만, 그 다짐은 실패로 끝났고 또다시 헤드폰의 갯수는 늘어만 나게 되었습니다.
수상한 택배가 이번에도 도착했습니다. 출발지는 독일...도착지는 한국. 악명높기로 유명한 DHL 이건만 이번만큼은 정말 초고속으로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박스샷입니다. 시리얼 넘버가 1만 번 대인 것을 감안하면 오래된 제품인 것은 맞지만 극초기형은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오래된 제품이기 때문에 박스 외관은 심히 낡았고, 제품의 정보가 표기된 스티커는 열화에 의해 벗겨지고야 말았습니다.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박스가 남아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물건인 것은 맞습니다.
박스에서 개봉한 모습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람다 시리즈와 다를바 없군요. 스티로폼 박스에 람다 헤드폰 본체만 덩그러나 놓여진 것은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았던 컨셉 같아 보입니다. 사실 당시 기준으로도 저렴한 가격의 헤드폰은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최소 40년은 넘은 물건이기 때문에 군데 군데 찌든 때와 먼지가 수북합니다. 일단, 물티슈로 2.5m에 달하는 케이블을 수 차례 닦아주고 이어패드와 요크 부위에 뭍은 먼지들을 털어내고 닦아내 주었습니다. 특히 요크는 두께가 얇은데다 플라스틱 재질이라서 부러지는 경우가 흔한데요, 이번에도 역시 먼지를 닦다가 부러질까봐 조심조심히 다루어야 했습니다. 초기 람다 시리즈는 드라이버든 이어패드든 모든 것들이 양면 테이프로 고정된 컨셉으로 조립되었기 때문에 내구성이 취약하고 음악감상 중 드라이버가 이탈하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출이라도 제대로 나올지 심히 우려스럽긴 합니다.
오른쪽이 지난번 구입한 람다 프로 클래식(1992년)이고, 왼쪽이 이번에 들여놓은 람다 프로(1982년)입니다. 두 제품의 설계적인 시차는 10여년이나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 구조는 많이 다를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하우징 두께만 보아도 람다 프로가 훨씬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념비적인 헤드폰의 소리는 어떨까요? 소리에 대한 부분은 추후 리뷰글로 남기도록 습니다...
댓글 16
댓글 쓰기축하드립니다. 소리가 정말 궁금하네요.
이런 친구들은 정말 유니크한거 같습니다 ㄷㄷ
지름 축하합니다.
X9000이 있음에도 필요한가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지름 축하드립니다. 호령하시는 정전형 식구가 점점 늘어나는군요.
스탁스 정전형 하나만 고집하시는 그 모습에서 방망이 노인이 생각납니다. 정전형 깎는 최노인님!
이정도의 스탁스 사랑을 보여주시다니, 추천을 아낄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