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갑과 아즈라셀라스텍

골프를 20대부터 쳐서 구력이 15년이 됩니다.

이러면 막 엄청 잘칠것 같지만,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친구들한테 훅훅 추월당하는 90돌이정도입니다. 기간만 길었지 엄청 안쳤거든요.

그래도 한때 기변병도 도져보고 지름신들도 왔고 중고거래도 하면서 지낼 때,

골프 잘치는 형님이 해준 얘기가 있습니다.

"니가 지금 못치는데, 기변병이 왔구만."

그래 나 못친다.

근데 그형이 한 얘기가 재밌었습니다.

"사람들이 작대기를 계속 바꿔대는데 말야. 어차피 똑같이 생긴 물건들인데, 잘맞는 작대기가 세상에 있을까?

작대기는 니 몸이 아냐. 니몸은 니 손까지야. 차라리 장갑을 좀 좋은걸 사재기해서 니몸처럼 휘두를 수 있게 해봐"

일리가 있다 생각해서, 거의 모든 장갑을 테스트하고, 저랑 제일 잘맞는 놈을 하나 사다 사재기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장갑이라는게 두께가 바뀌면 감촉도 바뀌고, 마찰력도 바뀌고, 내손에 따라 채가 움직이는 느낌도 다르더군요.

좋은 장갑을 사는게 좋은 채를 사는것 만큼의 의미가 있다 싶었습니다.

오늘 그때의 기억을 아즈라 셀라스틱 MS로 팁을 바꾸고 다시 느꼈습니다.

ie600이 이렇게 잔향이 있는 놈이었구나...

글을 좀 간결하게 쓰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생각하는 술취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