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불공정한 비교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헤드폰
오랜만에 거실 넓은 책상 위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클래식에 좋은 IE900으로 임윤찬의 쇼팽, 그중에서도 Tristesse를 듣다가
너무 좋은 바람에 그만 HD800s와의 비청은 어떨까 하고 컴퓨터방으로 옮겨와 비청을 하는 순간
...... 불공정해도 너무 불공정한 비교였다는 사실이 한순간에 드러납니다.
좋았던 IE900의 소리는 직접음이기에 음 한올한올의 디테일은 보다 두드러졌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극히 평면적이고 좁은
소리였어요.
어느 한쪽만 들었을 땐 몰랐던 단면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
이게 청음의 매력이자 중요성이기도 한데, 이 경우에서는 인이어의 체급이 한참 떨어진다는 물리적인 한계가 드러난 거죠.
특히 1분 2초 경부터 이미징이 좁은 두상내에 형성되다 보니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인이어 특유의 약점이 드러납니다.
일련의 강한 타건이 이어지는데 일전과 볼륨을 달리하는 소리가 좁은 공간에서 너무 크게 울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귀에 거슬리는, 마냥 듣기에 좋지만은 않은 소리가 되어버려요.
HD800s에서는 시작부터 넓은 스테이징에서 여유롭고도 자연스레 울리던 소리가 그대로 격정감을 고조시키는 것과 달리 말이죠.
요새 빠져 사는 T-100의 경우 해당 부분에서의 부담감은 IE900보다 한결 덜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저음이 덜한 덕을 좀 보지 않았나 싶은데
과연 첫 청음에서 HD800s를 떠올린 게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시점에서는 들어본 이어폰 중 가장 HD800s와 유사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가진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클래식용으로 이름이 높던 HD800s지만 이제 제게 요놈은 왠만한 장르의 음악에서 모두 타사 헤드폰에 밀리지 않는 최고의 헤드폰이라고 여겨집니다.
역시 스테이징과 자연스러운 소리를 선호하는 입장에서 제게 HD800s는 절대 포기하지 못할, 아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헤드폰이었을까요.
아직 못 들어보신 분은 말할 것도 없고, 청음샵 등지에서 외부소음이 마구 난입하는 가운데 들었을 때 저음이 약했다는 이유로 800s의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분은 기회가 되신다면 꼭 조용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클래식 한 곡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글쎄요, 다시보게 되지 않을까, 나아가서는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이상 오밤중에 음악 듣다가 갑자기 감성이 터져서 되는 대로 써본 글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
PS. 요새 T-100 때문에 너무 행복합니다. 또 하나의 인생 이어폰을 찾았어요. 그렇게 사랑하던 HD800s의 시그니처를 가진 이어폰이라니요!
댓글 21
댓글 쓰기당시엔 저음으로 후두려 패는게 제일 좋았어서? 였던거 같습니다.
얼마전에 들어봤는데 오?이만하면 좋은데?? 한 이어폰이네요 ㅎㅎ
역시 듣는 것도 어느정도 훈련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요즘은 하만이 득세하는 시대이니 ㅎㅎ
단지 예전보다 제가 듣는 스펙트럼이 넓어진거 같습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게 어디가 좋다는 거지? 였다면 지금은 오 이건 이렇군..이런 장르를 들어볼까?(주로 저음 약한 것들로는 발라드를 들을 때 보컬에 집중할 수가 있어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ㅎ)가 된거 같네요.
과장없고 디스토션 없는 정확한 소리가 확실히 클래식 듣기엔 좋은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젠하이저가 베일이라는 호불호 갈릴 요소가 있긴 하지만 클래식에 정말 잘 어울리는 메이커 아닐까 합니다. 저도 매일 듣던 기기에서 갑자기 순간적으로 번쩍이는 감흥이 오는 순간들이 있던데 그 때마다 들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안도의 경험을 합니다. -_-;;
헤드폰과 스피커의 비교도 그렇구요
800s는 음압을 좀 줄이면 과장 살짝 곁들이면 스피커스러움이 있죠 ㅎㅎt100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는지라...
둘 다 청감하실때 어느정도 볼륨으로 들으시나요?
개인적으로 이어폰과 헤드폰의 큰볼륨으로 인한 저역대 양감으로 인상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