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t사용자의 e8 청음기

뱅올 e8이 출시됐을 때 후딱 가서 한번 들어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65t를 몇일이나마 써보고 어떤 소리인지 감을 잡은 후에 그걸 바탕으로 비교하듯 다시 들어보면 그 때 눈치채지 못 했던걸 새로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셰에로 달려갔습니다

예전엔 안드로이드에 안 붙는 문제가 있어서 아이패드를 들고 가서 들어봤습니다

그 사이에 제 갨7도 os업데이트가 있었고 e8도 펌업이 몇차례 있었는데 그렇게 해결을 한건지 이번엔 문제가 생기지 않더군요

뚱땡뚱땡한 외형과는 달리 핏감은 역시나 훌륭합니다

잘 끼우고 머리를 막 흔들다 보면 귀 안에서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있기는 있어요

얼마나 편하냐로 따지면 65t보다는 e8이 더 낫고, 일단 정착용 후 어느정도의 격한 움직임에도 계속해서 고정되는 측면에서는 65t가 좀더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 귀가 다 모양이 다르긴 하지만 어지간하면 다들 저처럼 e8이 더 편하고 65t가 더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크기가 한체급 작고 겉으로 덜 튀어나온 대쉬가 e8보다 어떤 면에서 더 편하고 65t보다는 확실히 더 안정적이긴 합니다


하여간 그렇게 감동을 받으면서 듣기를 시작합니다

예전의 기억보다는 괜찮군요

전체적으로는 65t와 e8이 거의 비슷비슷해요

65t와 e8 둘 다 고르게 튀지 않게 점잖게 소리를 냅니다

물론 브라기 대쉬도 마찬가지로 고르고 튀지 않고 점잖지만, 음악적인 성능의 차이는 아주 크죠

성능평가와 개인적 취향이 혼재된 점수지만, er4p를 100점이라 치면 65t가 90점, e8이 80점, 대쉬는 60점 매겨봅니다

아이콘x2018은 65점이라고 해두죠


그리고 브라기 대쉬의 경우 핸드폰 볼륨이랑 이어폰 볼륨이 따로 조정되는 방식이라서 약간 성가신게 있었는데, 65t랑 e8은 인터페이스 상으로는 아무튼 일체화되어 있어요

그러나 핸드폰을 꺼내지 않은 채 이어폰을 만지면서 조작하는 편의성은 여전히 대쉬가 가장 뛰어납니다


별 의미는 없는 비교지만 똑같은 100%볼륨에서 같은 곡을 들었을 때 65t쪽이 e8과 대쉬보다 조금 더 큰 소리가 납니다

65t와 e8의 공통점은 톤밸런스가 er4와 많이 닮아있다는 점입니다

이어폰을 보통 3000Hz를 전후해서 좁게든 넓게든 깊게든 얕게든 응답그래프가 우묵하게 그려지도록 만들곤 하는데, 65t랑 e8은 아무리 들어봐도 그러지는 않았어요

https://www.0db.co.kr/xe/160109 그런데 예전 측정자료를 다시 보니 제가 잘못 들은 듯ㅋ

그래서 좀 작게 듣더라도 비교적 더 싱그럽게 들리고 볼륨을 바꿨을 때 음량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그러한 차이 때문에 저는 원모어 쿼드의 기계로써의 성능을 굉장히 고평가 하는 한편으로, 음색 및 음악적 쾌감은 65t가 훨씬 더 좋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네요

유선이나 넥밴드 블투 이어폰에 비해 통근이나 운동등의 활동적인 시나리오에 더욱 적합하고 디자인 단계에서 야외에서의 쓰임을 보다 중점적으로 고려하게 마련일 완전무선 이어폰인데, 65t와 e8의 음색은 오히려 조용히 방에서 듣기에 더 알맞은 스타일이잖아요

저한테야 기꺼운 일이기는 한데, 그래도 저는 완전무선 이어폰이라면 원모어 쿼드에 준하는 돈샤리 음색인게 보편적인 사용자의 니즈에도 부합하고 실제 판매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만약 자브라나 브라기에서 완전무선 이어폰을 원모어 쿼드만큼의 성능과 음색으로 만들어 내놓았다면, 저는 그 음색을 옥의 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물론 감탄만 한번 해주고 65t를 구입하는 것으로....

그런데 근래 출시되는 완전무선 내지는 인지도있는 브랜드의 고성능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er4와 비교적 유사한 음색을 추구하려는 것 같고, 반대로 수십에서 백에 이르는 값비싼 재래식 하이엔드 유선 인이어들이 여전히 돈샤리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상이죠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하여간 e8의 음색 자체는 뭘 듣더라도 65t보다는 긴가민가스러운 정도로 저음이 많고 보컬의 치찰음이나 하이햇이나 바람소리 같은것도 조금 더 쉽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만큼 더 나옵니다

다시말해 e8은 65t보다 더 돈샤리에요

단, 이건 3000Hz정도를 대강 기준삼고 폭넓게 포크레인으로 파내려간 돈샤리가 아니라, 100Hz의 아래와 8000Hz의 위에다 한 숟갈씩만 얹어놓은 소극적인 돈샤리입니다

유튜브 영상리뷰랑 네이버 블로그의 사용기를 쭉 보니까 입을 모아 고음형이다 어쩐다 그러고들 앉았는데, 걔네들 요식적으로 들어는 보고 수입사에서 배포한 가이드를 받아쓰기 했거나 아니면 초기에 게시된 누군가의 사용기를 보고서 베끼고 다른애가 그걸 베끼고 또 베끼고 서로 베껴가며 쓴거라고 제가 단언할 수 있습니다

e8은 소위 말하는 고음형이 아닙니다


다음으로, 듣던 중에 이상한거 한가지를 알아냈습니다

이어폰이 콘차에 낑긴 자세를 바꾸면, 정확히는 눌러서 귀 안쪽으로 더 밀착시키면, 쉬~~~하는 화이트노이즈가 나옵니다

엄청 구식의 블루투스를 켰을 때 뒤에 깔리는 화노나, tv나 라디오의 방송이 없는 채널에서 나오는 화노같은게 듣고 있는 음악이랑 상관없이 이어폰을 밀착시키면 같이 나옵니다

원래 나오던 소리가 변조되거나 하는거면 소니 ex1000과 동일한 사례일텐데, 나오던 음악이랑은 상관없이 화노만 섞여나오니 왜 그렇게 되는건지 파악을 못 하겠네요


그래서, e8이 정말정말 보기도 좋고 맑은 정신으로 다시 들어보니 음질도 그렇게나 나쁘지도 않지만, 그러나 신입 챔피언 65t는 첫번째 타이틀방어전을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