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취미) 테세우스의 배
제가 미국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연구실 바로 앞에 화력발전소 출수구와 spillway가 있어서 정말 물고기가 많았습니다
기온이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날에도 물 아래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로 물고기들은 계절을 잊는듯하더라구요
저같은 낚신병자들에게는 천국 같은 환경이라, 아침 출근길과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는 물고기들도 밥 타임이라 꼭 2~30분간 피딩타임에 재미를 보곤 했습니다
당시에 여러 장비를 쓰긴 했지만, 특히 애용하던 조합이 일본 시마노 사의 월드 샤우라 루어대와 스텔라 C2000S 였어요.
대충 손바닥만한 팬피시나 파이팅이 오래 가지 않는 배스 등을 타겟으로 나온 장비인데... 그걸로 5~80cm의 중대형 몬스터들을 세자릿수 이상 뽑아 올렸더니 귀국할 때 쯤 되어서는 기어이 릴의 샷시에 크랙에 생길 정도가 되더군요;
그걸 반쯤 기념품 삼아 보관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게 확정되고 문득 그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릴은 플래그십 제품인만큼, 나름 유명한 정비업체에 문의를 넣었죠
결과적으로 교체할 부품이 정말 많았는데,
샷시 제외하고도 메인 드라이브 기어, 웜 샤프트, 핸들 액슬 특수 고속 베어링 1조, 샤프트 방수 베어링 1조, 웜폴, 메인 샤프트, 라인 롤러 어셈블리 그리고 원웨이 클러치..
다해서 274,600원...이 나왔습니다.
사실상 껍질 일부를 제외하고 싹 다 갈아치우는 셈인데요,
이거 정말 말 그대로 테세우스의 배.. 아니, 테세우스의 스텔라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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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저도 지금 안 탄지 오래된 자전거가 하나 있는데, 제대로 정비하려면 테세우스 해야할거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