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말
"서버 프로그래머는 사람보다 컴퓨터와 대화하는 게 더 편하다고 느끼는 존재"
네, 제가 그 부류인데요..
정말 사람과의 대화는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말하기 전에 두세번 생각하고, 하면서도 더듬거리는 일이 있더라도 명료하고 오해의 소지 없이(철학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말하려고 노력합니다만, 항상 지나고나서
"그 때, 이렇게 말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저를 괴롭히곤 합니다.
말조차 그런데, 글은 오죽할까요?근데 또, 생각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본방에서 충동적으로 계획에 없던 일을 저지르곤 해요.
말이든 글이든 나이가 들수록,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인정 받는 자리로 갈수록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점점 움츠러드는 혈기가 작은 후회들을 만드는 걸 주체하기가 참 힘듭니다.
옛 중국사람들 말에 이런 게 기억나요.
"말 수가 적지만 옳은 말만 하면 군자요, 말 수가 많은데도 구구절이 옳다면 성인, 말만 많고 다 틀리면 소인이라"
얼마전까지는 "아, 나는 말이 많은 편이니 군자가 되기는 글렀고, 옳은 말만 하도록 노력해서 성인이 되면 되잖아" 라고 헛소리를 했었는데ㅋㅋ;
이제 스스로 철도 좀 들고 나잇값도 좀 해야겠다... 하는 의미 없는 넋두리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 20
댓글 쓰기근데 그것도 가끔 욱 하는 충동 때문에 지키지 못할 때가 있네요 ㅋㅋ;
공감되는 글입니다
예전에는 할 말이 생각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꺼냈는데, 요즘에는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말을 아예 안하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ㅠㅠ
말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말수가 적어요....(???)
1. 옳은 말인가
2. 꼭 필요한 말인가
3. 친절한 말인가
친절한 말만 하면 선을 못 지키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2. 필요악인가!
3. 츤데레인가!
이거시 소인국
이런 아무말에 병먹금 못하시다니ㅠ
서버 프로그래머는 아니지만 공감되네요... 큰일이네 이거
익숙함의 차이도 있겠죠. 대충 말해도 척척 알아듣는 사이가 되면 프로그래밍보다 편합니다.
인간의 언어체계에 닥친 위기가 아닌지..?
가만히 보면 보통은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 상대와 말을 하는게 아니고 내 마음에 비춰지는 상대와 이야기를 하게 되더군요. 결국 상대가 아니고 나와 내가 대화를 하게 됩니다. 항상 내속에 비춰지는 상대가 아니고 내 눈앞에 실존하는 상대를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선이 있는 법인데, 예전의 한국에서는 그 선이 너무 가까운 데에 있었고 요즘은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선의 차이에 따라 세대 차이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요즘처럼 방대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서로에게 감정적 부담을 주지 않는 피상적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매너라고 생각합니다만, 작금 한국에서는 그 역할을 하던 유교적 가치관들이 마냥 적폐의 악습으로 치부되어 구축된 자리에 정작 서구식 매너가 자리잡진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저는 요즘들어 한국에서 도덕적 공백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다른 이야기로 많이 샜지만... 결국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상호간 조심하고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는 진부한 결론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