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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안 오는 밤

alpine-snow alpine-snow
200 10 17

진심으로 대단히 생각이 복잡해진 밤입니다.

 

싱글이라 어깨가 가벼울 걸로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오히려 노후 대비가 더더욱 철저해야 하기에 머리도 다른 측면으로 많이 복잡해집니다.

아마 비슷하거나 더한 처지인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초년생 때부터 거의 10년 동안 여러가지 사정들이 겹쳐서 저축이 어려웠습니다. 그 상황을 타개하고자 퇴사하고 차 유리 틴팅점에서 일을 배워보았으나, 오랜 노하우와 자금을 갖고도 리스크가 있는 일이라 결국 접어두었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겠다며 전력투구 했더라면...? 좀 더 젊었다면 몰라도, 40을 목전에 두고 큰 빚을 감수할 수는 없다 싶었지요.

 

직장으로 돌아온 후 박봉이나마 조금은 올라서 뽀작뽀작 모아가다가, 그마저도 너무 감질난데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늘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부업을 준비했더니 서서히 주말 특근 발생 및 업무 포화... 그러다 보니 주말엔 이미 에너지 소진으로 부업도 줄줄이 꼬이기 시작... 좌충우돌 끝에 이제는 좀 되려나 싶으니 비수기...

차라리 부업 준비하지 말고 그대로 뽀작뽀작 모을 걸 그랬나 싶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 한두달 정도 너무 치이다 보니 정줄마저 너무 놨었습니다. 그만두고 카메라 다 정리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아질 때도 있었고.

 

급한 불은 꺼가면서 이제 하나 둘 정리해보고 있는데,

아...

저축이나 노후 대비는 어찌어찌 가능하겠습니다만...

그러나, 이건 확신이 듭니다.

무조건 혼자 살아야 되겠다.

젊은 분들보다 나이는 더 들었으나, 저 또한 젊었을 때부터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지금도 크게 나아진 건 없습니다.

제게 연애나 결혼은 예나 지금이나 사치이자 그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건 일장춘몽, 호접지몽, 아니 나아가 허접지몽에 그칠 뿐입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인정할 건 인정하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아야 살아갈 수 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제 나이대의 남성 분들 절반 가까이가 미혼입니다.

딱밤이가 문제가 아닙니다.

 

요즘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거나 아예 구직을 단념하는 경우도 많아졌는데, 더러는 당장 급한데 아무데라도 들어가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첫 직장을 아무렇게나 잡아버리면 연봉 올려 이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새 직장에서의 연봉 협상시 이전 직장 연봉의 영향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첫 직장 정말 잘 잡아야 합니다.

기업 문화 좋고 비전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제 경우는 첫 단추를 잘못 꿰고도 꾸역꾸역 버텨온 제 잘못이지요. 열심히 하다보면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그러나, 결국 내 몫은 내가 스스로 악착같이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안 챙겨줍니다. 그냥 곰탱이마냥 묵묵히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지 않습니다.

현명해야 살아남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저축해가면서 가끔 오디오 기기도 하나씩 얹어보고 즐기며 가볍게 살아야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근래 이리저리 너무 치이면서 목적을 잃어버렸더니 무기력해졌습니다.

적당한 집을 준비하고 방음시공도 해서 나름대로 공간을 꾸며보자며 목표를 세워두고 하나 둘 조금씩 준비를 해봐야겠습니다.

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

 

무거운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언제는 안 그랬냐?)

 

아직 공부 중이시거나 취업 준비중이신 영디비 회원님들께서는 물론 알아서 잘들 하시겠지만... 그저, 행여 나중에라도 저처럼 살지 않으시기를 진심으로 대단히 기원합니다.

매 순간 여건과 환경을 확인하며 그 변화에는 신중은 하되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미래 예측이 점점 난해해지는 걸 부쩍 느낍니다.

기업가들보다도 더 멀리 내다보고 더 미리 준비하고 더 빠르게 대응할 수 밖에 없고, 그러려면 경제와 인문학을 좀 더 깊이 파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의 흐름을 폭넓게 읽는 건 점점 필수가 될 듯 합니다. 준비할 일과 관련된 공부도 더 빨리 시작할 수록 좋지요.

(너나 잘해 읍읍)

 

먹고 살기가 점점 좋아지는 건지 나빠지는 건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예전과 같이 서로 어우러지는 행복을 찾는 삶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한국은 개인주의화는 겉핥기 하듯 빠르게 스쳐가고 이제는 각자도생의 개별주의로 넘어가는 듯해 보입니다. 소위 말하는 알빠노? 누칼협? 이런 분위기...

 

조용필씨의 허공이란 노래가 점점 많이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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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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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아이고 무거운글에 좋아요밖에 드릴게없어서 안타깝습니다 ㅠ 

02:29
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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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카스타드

무거운 글 써서 죄송합니다. ㅋ

 

하늘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막연하더라도 일단 무너져내리는 덩어리 사이로 피할 방법을 생각하는게 최우선인 듯 싶습니다.

 

전세계가 서서히 격랑으로 빠져드는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한동안 이 정도면 평화로운 전간기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 와중에 우리 사회는 내부로부터의 분열이 빠르게 극심해지고 있으니, 잡을 수 있는 건 뭐라도 잡고 잘 버텨내야 할 것 같습니다.

딱밤이가 문제가 아닙니다.

03:17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얘기하기엔 민감한 주제들도있고해서 언급하긴 어렵긴하지만
참 어려운 시대라는 말정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내용들도 상당히 이해되는 부분도많고...
03:44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카스타드
저야 할 말 하는 성격이라 언급한 적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또 말도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되면서부터
안으로 곪아가기 시작했고 붕괴의 조짐이 보였지요.

사회는 이미 비가역적인 영역에 접어들었으므로
개인 영역에서 더더욱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14:00
24.08.03.
profile image 2등
계속 일하고 계시고,
미래 대비도 하고 계시고,
취미생활도 하고 계시니,

그거면 무조건 잘하고 계신거 아니겠어요.

이것 저것 나는 잘했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정상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꿋꿋하게 현재에 복무하며 충실하게 잘 즐기며
살아나가는 게 제일 멋있는 것 같습니다.

돈 좀 모아 놨다고 어디가서 가오잡고 돈쓰는 거,
여기 저기 판에 끼엇 방귀좀 끼고 다니는거.....
큰일 한번 잘못나면 다 말짱 꽝아니겠어요.

뭐가 얼마나 잘됬든 아니면 안됬든 우리는 모두 혼자 죽을 거니까.
인생에 너무 부담을 가지지 말고 즐겁게 살아가자가 제 모토입니다.

운동경기에서도 훈련은 시합처럼 시합은 훈련처럼 하라는 말도 있는 거 보면
때로는 힘을 좀 뺐을 때 오히려 일이 잘풀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언제나 모호한 이상이 사람을 잡더군요.
현재의 나 그리고 내 바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집중하는 게
대부분의 우리에게는 딱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03:18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재인아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 동안 제 그릇에 비해 너무 큰 이상을 품은 채 한껏 경직되어 힘만 잔뜩 주고 별 소득도 없이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행인 점이라면, 큰 빚을 진다든지 하는 큰 사고는 치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일까요.

에너지 낭비를 많이 했습니다.

 

말씀햐주신대로,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제 앞가림 하면서 소확행을 찾아가는게 현명하고, 특히 현 시대에 더더욱 맞는 인생관이자 생존법이라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오디오 취미 측면에서 보자면, 헤드파이가 제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취미이며 미니멀리즘 측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힘 빼고 있다가 가끔 관심매물 올라오면 신중히 낚아오는 것도 소소한 재밋거리가 되네요.

03:31
24.08.03.
profile image 3등

그런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자는 시간에 고민해도 뾰족한 수가 없죠^^
일단 잘 주무시고 고민은 낮에 하는 것으로! 밤에 하는 고민은 지나치게 감정적이 되더라고요~

03:38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purplemountain

너무 자포자기 모드로 살아와선지 정리가 꽤 필요하네요.

생각했던 삶과 다르다 하여도 좌절하지 않고

정줄 잡는게 최우선인 듯 합니다. ㅋ

14:02
24.08.03.
profile image

10년쯤 전에 개인적인 소송에 휘말려
한국돈으로 4억정도의 비용과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낭비 했습니다. 소송 전후로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잃은 것은 훨씬 많았습니다.
특히 정신적인 데미지는 계산이 안 되있고
지금도 완벽하게 복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혼자 아둥바둥 어느정도 극복했고 가족이나
친구들의 도움도 많았지만... 늘 공허했죠.

결정적으로 회장님을 만나서
미래를 대비 한다고 당장? 경제적으로는
살짝 더 힘들지만 (돈을 벌어도 맘데로 못써요.)
어느 정도 안정이 되돌아 왔습니다.
딱밤이가 문제가 아닐겁니다.
하지만
스스로 공허함을 느끼신다면
아직 그나마 기회가 좀더 많은 40대일때...

생각이 많을땐 포기 보다는 노력해 보는게 좋습니다. 

04:38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아직 뭔가를 시도할만한 나이대이기는 한데,

한국의 상황이 장기적으로 할 일을 찾기가 어렵네요.

일단은 컴팩트하게 살면서 준비나 하나 둘 하려 합니다.

내팽겨쳐둔 것들도 안 할 일은 과감히 버리고

생각이 있는 일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14:06
24.08.03.
profile image
정말 첫 직장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를 잘 만나야 됩니다.
05:27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박지훈
부모님 만나는 건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이지요.
일단 저는 2세의 외모를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14:07
24.08.03.
profile image
주어진 환경이 무엇이든 간에, 살아가는 의미 설정은 필요하더라고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설정해두시길.
13:33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purplemountain
삶의 의미도 젊을 때마냥 장황하게 해놓을게 아니라
쳐낼 건 쳐내어 제 내면 영역으로 좁힐 때가 된 듯 해요.
다시 돌아보니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네요.
14:09
24.08.03.
profile image
alpine-snow
아.. 맞아요. 그 "의미"는 현실 기반이어야 합니다^
14:22
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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