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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브랜드별 가장 좋아하는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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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개인 취향입니다.

DF 플랫 기반에서 극저역부터 중역까지 조금 더 나오는 DF 틸트를 가장 선호합니다.

그리고 돌덩이처럼 속이 꽉 차고 단단하며 묵직한 그런 사운드가,

전 대역이 한 덩어리인 듯 고분해능으로 정확한 타이밍에 하이스피드로 나올 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

다소 극단적인 성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드림 스피커는 프로악이나 ATC 계열이고...

진짜 드림 스피커는 씨웨이브 스피커입니다.

타협을 좀 많이 하자면 제네렉 정도 되면 목돈을 쓸 생각이 있으나,

그 이하는 중고로운 평화나라표 오랜 중고품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오디오테크니카

<ATH-W100>

이러한 저의 황당한 취향에 유일하게 그나마 가장 근접한 단 하나의 헤드폰입니다.

저중고음 각 대역별로 설명하기에는 참 애매한 한 덩어리 사운드의 표본입니다.

특정 대역이 튀거나 먼저 달려나가거나 뒤처짐 없이 일치된 스피드를 보입니다.

전 대역 돌덩이처럼 속이 꽉 찬 단단하고 묵직하며 정확한 사운드가 동시에 나오는데,

심지어 그 와중에도 전 대역이 일치된 하이스피드를 보입니다.

대역 구분해서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 헤드폰인데...

그래도 굳이 구분을 하자면... 잘은 못하겠습니다만. ㅋ

극저역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DF 플랫입니다.

그럼에도 선호하는 이유는, 그 날라간 극저역의 에너지감이 묘하게 느껴져서입니다.

고막을 압박하듯 몰려오는 버팔로떼 극저역이 아니라 넓은 공간 안에 녹여내서

묵직한 에너지감을 자극없이 전해주는 점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위로 저/중/고음 대역은 앞서 말씀드렸듯 특정 대역이 특출나거나 모자람 없이

전 대역이 그냥 속이 꽉 차고 진중하며 다소 과한 고품질 사운드를 선보입니다.

광물계 증착 진동판의 가장 모범적인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동판 자체로 보면 소니의 비정질 다이아몬드 코팅 진동판 대비 어떻다 하긴 어려운데,

그 진동판은 손으로 만져보았을 때조차 뻣뻣함이 느껴질 정도로 고약한 면이 있습니다.

마그넷은 그걸 밀어낼만한 충분한 자기력을 갖추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턱없이 빈약한 보이스코일이 드라이빙을 어렵게 하는 것이 단점입니다.

만만하기 짝이 없는 임피던스에 무난한 감도를 가졌지만,

음량 확보만 하는 수준으로는 낮은 중역대 아래로 안 울어서 토널밸런스가 아예 안 나옵니다.

그렇다 하여 파워로만 밀어부치게 되면 하우징 내부의 공진 때문에 엉망진창이 됩니다.

적당한 파워밸런스를 생각하며 매칭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관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쓸데없는 수고를 유발하는 귀찮은 헤드폰입니다.

그러나, 만일 스피커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에 비하면 훨씬 쉬운 난이도로 오디오 매칭의 기초를 배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교보재로서도 매우 좋은 헤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편하게 이와 비슷한 느낌의 사운드를 더 고품질과 고성능으로 즐기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HD660S 계열을 더 추천합니다.

 

▶AKG

<K501>

K1000이라는 진심으로 대단한 알파메일의 이어스피커가 있지만, 저는 이게 더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Shouty한 감이 어느 정도 완화된 후기형을 선호합니다.

이 측면에서는 클래식 AKG를 좋아하는 팬 치고는 좀 사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Crystal Clear라 할만한 맑고 투명한 느낌의 아름다운 중역대가 가장 큰 매력입니다.

나머지 대역이 비교적 덜 부각되는 아쉬움이 있으나, 중역대의 매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헤드폰이 여전히 압도적인 부분 중 하나는, 극도로 빠른 초기 응답성입니다.

체감 DR이 그리 높지 않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매우 빠른 초기 응답이 그걸 보상합니다.

질척거림 없이 산뜻하고 가볍게 타타탓 반응하는 복합 소재 진동판의 움직임,

낮은 대역에 발목 붙잡힐 우려가 적은 매우 개방된 구조의 하우징과 이어컵 구조.

이 덕에, 오래된 헤드폰임에도 클래식부터 최근의 음원들까지 폭넓게 적응하며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불과 5년 이내의 음원들조차 매우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유일한 큰 단점이라면, 순정 이어패드를 구하기 어렵고 매칭이 맞는 호환 패드도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가급적 폼 밀도가 낮고 커버는 통기성이 높은 메쉬 재질인 것을 추천합니다.

 

▶베이어다이나믹

<DT231/235>

DT990 프로를 만족하며 쓰고 있는 입장이라, 이런 언급은 황당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DT990 프로를 쓰고 있는 이유는 철저히 재미 위주입니다.

중역대의 표현 측면에서 보자면, 제 기준으로는 형편없는 엉망진창 수준임이 솔직한 감상입니다.

전 대역의 무난함 측면에서 보자면, 매우 하급기인 DT231/235가, 비록 재생 대역은 좁은 편이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훨씬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원툴로만 쓴다면 차라리 이 쪽을 고릅니다.

스펙을 보아도 고역대의 스펙이 20KHz에도 못 미치는 황당함을 보이고 청감상으로도 체감됩니다만,

그건 어느 정도 감수하기로 한다면 나머지 대역의 가격 대비 황당한 고품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신품 상태에서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어정쩡한 사운드 이상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좁은 하우징과 이어컵이 주는 답답한 음색과 좁은 스테이징 이상의 만족감이란 없습니다.

다만, 야무지게 강제번인 한다는 가정하에서는 확실한 반응을 보이는 헤드폰들 중 하나였습니다.

답답한 음색이 확 밝아지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으나, 좁디좁은 스테이징이 제법 확 트입니다.

하우징 크기에 갇힌 듯했던 스테이징이 번인 후에는 하우징 크기를 생각하면 황당한 느낌 정도로는

꽤나 확장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피드도 그럭저럭 꽤 빠른 편이고, 전 대역 밀도감이나 진중함 면에서 꽤나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시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헤드폰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어 헤드폰들 특성을 감안하면

저는 이 헤드폰이 가장 완성도 높은 헤드폰이라 지금도 생각하고, 또 지금도 가장 선호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신품들의 좌우 음압 편차가 상당히 있어서 대개 거슬린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 외에는 구하기 어려운 점이 문제입니다.

좌우 음압 편차가 꽤 커서, 현실적으로 매장에서 박스 까서 선별하여 구매해야 합니다.

 

▶울트라손

<HFI-2000>

울트라손 헤드폰 대다수는 사실 제 취향과는 영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오리지널 컨디션의 HFI-2000은 정전형을 방불케 할만한 섬세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양감은 적지만 극저역까지 쑥 훑어내리는 듯하고 고역은 시원스런 에어리함을 품고 있었지요.

중역대는 단단함이란 없으나 크리스털처럼 맑고 투명하면서 반짝이는 화려함이 있었습니다.

울트라손의 오리지널이 궁금한데 매물이 나와있고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오는 물건이라면

한 번쯤 접해보아도 결코 손해보지 않을 울트라손의 시그너쳐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소니

<MDR-CD780/R10>

개인적으로 소니의 왕년(세기말)의 시그너쳐 사운드는 이 둘이라고 생각합니다.

DF 플랫 기준으로 이 두 제품이 가장 평탄한 사운드를 재생했습니다.

CD780 대비 CD2000은 고분해능이 돋보이나 좀 많이 밝습니다.

CD3000은 CD2000보다 더한 디테일이 돋보이나 너무 밝았습니다.

R10은 이 모두를 아우르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당시 소니 사운드의 모든 것을 담으면서도

양감은 적으나 깊고 깊은 느낌의 극저역 에너지의 전달과 중고역의 색채감을 다 담고 있었습니다.

CD1700/2000 시절 바이오셀루로오스 진동판에 도입된 벡트란 섬유 혼합 이전의

유연하고 창백하리만치 섬세한 느낌에 따스함을 담아 극도로 아름다운 사운드를 만들어냈었습니다.

CD780은 R10의 PET 버전의 높은 완성도로, 그리고 R10은 소니의 A to Z라고 생각합니다.

SA5000까지는 결코 이 수준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SA5000은 제품 체급으로는 CD3000 이상이었으나, CD780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MV1이라는 불세출의 명기가 나온 시점이나,

음색으로 보면 이 시절의 폰들은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매력이 많았습니다.

 

▶그라도

<RS-1 오리지널>

개인적으로는 2000년 전후의 RS-1을 최고로 꼽습니다.

무난함으로 꼽자면 RS-2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만, RS-1의 중역대 토널을 좀 더 포기한 대신

다이나믹을 더 얻은 점이야말로 그라도의 정체성을 더 갖춘 기막힌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길이를 한껏 늘린 마호가니 챔버는 저역의 특정 대역을 부풀림으로써 극저역 느낌을 살린 대신

그 변칙스런 모습에서 아쉬움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고도 최신의 보다 대구경 드라이버를 채택한 드라이버 대비

한결 DR이 넓은 듯한 느낌이되 보다 빠른 스피드의 사운드는 이 시절에나 볼 수 있던

순수함과 무모함이 겹쳐진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젠하이저

<HD600/650 초기형>

2000년 전후의 HD600은 분명 지금과는 사뭇 달랐었습니다.

중립적이되, 중역대의 톤에서는 목에 잔뜩 힘을 준 듯 매우 개성이 강하고 위엄 넘치는 느낌이었습니다.

HD650은 거기서 그 젠하이저 특유의 느낌을 다소 희석하였을 뿐, 여전히 위엄 넘치는 사운드였습니다.

제가 지금 갖고 있는 2014년식 HD650도 사실 초기 발매분에 비하면 위엄이 다소 줄어있습니다. ㅋ;;

오디오의 궁극이 중립성이라 한다면 저도 거기에는 매우 찬성하지만,

재미 측면으로 보자면 이 시절의 젠하이저 사운드가 젠하이저만의 짙은 색채로 더욱 매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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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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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저는 한개도 없군요.....
언제 추가 할 수 있으려나.....
01:23
24.08.2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재인아빠
젊은 철없음에 휙휙 내보내고 부수고 버렸다가
뒤늦게야 다시 들인 결과입니다... ㅋㅋㅋ;;;
01:51
24.08.22.
profile image 2등
깊은 관심과 오랜 청취경력 등 연륜이 묻어나는 멋진 글입니다!! 언급하신 것 중에는 짧은 견식으로 990프로/650밖에는 사용해보지 못했지만요. 잘 읽었습니다, 추천 쾅입니다 ^^
01:39
24.08.2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로드러너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메가 스퀴드맨이라서 헤드폰만 더 파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거기에 기쁨이 있네요. ^^
01:52
24.08.22.
profile image 3등

제 취향은 이렇네요.

소니: IER-M9, MDR-1AM2, XBA-3, XBA-30, MDR-EX90..?(소리가 기억이 안남)
슈어: SE846 화이트필터 적용
젠하이저: IE600
오테: ATH-M50, ATH-MSR7, ATH-WS1100
qdc: anole VX
베이어: 모든 DT 7시리즈

01:39
24.08.2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햄최삼
저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라인업입니다.
햄버거를 최소 삼십개 드시는 내공에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저도 아직 배워야 할게 산더미처럼 남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이 취미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ㅋㅎ
01:53
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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