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청음의 날
대충 이런 기분으로 시작합니다
1. 서초구 서초동 1660-20. 조이오디오 - 제이스 m-six
https://www.0db.co.kr/xe/QNA/562999
위 글을 접하고 혹시나 싶어 검색해보니 교대역 근처에서 들어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얼른 달려가서 들어봤습니다
65t랑 같이 두면 대략 저 정도
슈어 215정도랑 비슷할까 싶은 모양과 크기입니다
오른쪽을 보면 이어가이드튜브 안쪽이 열려있어서 혹시 싶으신 분들이 있겠지만 일체형이에요
조립공정의 편의를 위해 저렇게 돼있는 듯
소리는, 밑바닥이 전혀 나오지 않는 베이스부스트, 보컬배킹이 음색으로써는 미미함, 근데 사람 목소리가 심각하게 가까이 들림, 하이햇이 보들보들 듣기 좋은걸로 미루어 13000Hz쯤에서 응답그래프가 급강하하는 패턴일 듯....
그리고 완전무선 좀 써보니까 제일 불안한게 착용중에 이어폰이 빠지는거고 제일 불편한게 다니다가 왼쪽 서브유닛만 툭툭 끊어지는 문제더군요
어쨌건 선을 귓바퀴에 걸 수 있으니 떨굴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양쪽이 연결돼있어서 한번 더 안심, 겸해서 도난방지장치 설치된 매장 들락대거나 할 때 왼쪽 소리만 끊어지는 일도 더 이상 없게 됩니다
근데 이래놓고 나서 문제가, 얘 연결케이블이 쌩 고무피복인데 목 뒤로 돌려놓고 듣다보니 땀이 살짝 나서 살에 달라붙네요
그리고 붙는게 깝깝해서 앞쪽으로 내리면 갓끈됨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블투이어폰 케이블은 섬유로 싸놓은게 더 좋습니다잉~
다른 각도에서
2. 서초구 서초동 1674-4. 젠하이저 모멘텀완무
그다아지 끌리지는 않았지만 교대역 간 김에 들러서 후다닥 들어봤습니다
어땠냐면, 두괄식으로, 흐음-_-
이렇게 놓으니까 덩어리가 비슷해보이죠
아직도 비슷해보이죠
방심은 금물. 귀에 끼우면 저만큼 더 돌출됩니다
모멘텀완무의 외형에 대해서는, 크기나 부피 보다는 높이라고 해야 알맞을 것 같네요 ㄷㄷㄷㄷㄷ
그리고 콘차 안쪽 피부에 빈 틈 없이 달라붙듯 공간을 채워주는 65t와 달리, 모멘텀은 윤곽이 밋밋하고 편평합니다
개개인 귀의 모양에 따라 다를 일이라고 중립적으로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모멘텀의 핏이 더 좋다는 사람을 찾기는 그리 쉽지가 않을거에요
살짝 다른 방향에서 한방 더
가장 중요한 소리는, 애석하게도 저에게 그렇게 좋지가 않았습니다
음향 메카니즘의 기계적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듣기에 흡족하지 못했어요
황당하게도 e8의 몇가지 안좋은 버릇이 여기서도 들리더라구요
대충 정리하자면 e8보다 더 높은 돌출, e8보다 더 e8스러운 착용감, e8보다 뛰어난 성능, 그리고 저한테는 e8보다 오히려 못한 음악적 만족도..
해서, 소니의 첫빠따 wf1000x보다는 완성도가 있지만, 출시 초기의 열광은 금방 사그라들고, 문책성 인사가 Sennheiser electronic GmbH의 밖에서는 알 수 없도록 슬그머니 단행된 후, 조금 급하게 후속제품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해봅니다
3. 종로구 동숭동 1-63. 이어폰샵 - 매킨토시 mhp1000
엊그제 엠피리언의 청음기를 올렸습니다
https://www.0db.co.kr/xe/FREE/559535
착색이 어쩌고 한걸 본 선라이즈(KNAN)님이 댓글로 얘를 언급해주셔서 이어폰 두개 후닥닥 들어보고 곧바로 혜화역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한참 듣고는 얼이 빠져서 사진을 찍지 않았음을 지하철 타고 문 닫힐 때 쯤에 깨달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놈이 들려주는 소리에 대해서는 어쩌고저쩌고를 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겠네요
아주, 아주, 요오오망한 헤드폰임
요오오오오오오오오망한 것.....
4. 강남구 청담동 85-16. 셰에라자드 - 메제 엠피리언
4호선을 타고, 2호선으로 갈아타고, 분당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달려갑니다
7시 40분 도착, 눈치를 좀 보다가 두곡 들어보고 왔습니다
오늘에 한해서, 승자는 mhp1000
요오오오오오오망한 소리 실컷 즐기고 와서 엠피리언을 들으니, 음색이 어찌나 올곧던지...
댓글 25
댓글 쓰기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망합니다
타카기같은 헤드폰임 ㅂㄷㅂㄷ
!!
이런 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망한......
앗..아아.... 그분..... 본 것 같네요ㅋㅋ
근데 저 댓글 쓴 뒤로 다시 찾아보니까 드라이버 사이즈도 다르고, 임피 감도 이런값도 다 달라서.. 제 생각엔 1770 튜닝판이라기보단 그냥 베이어에서 테슬라 기술 아니면 드라이버만 제공해준 것 같네요.. 그건 매킨토시 홈피에 있더라고요.
당시 뽐 불감증을 겪는 중이라서 그러덩가 말덩가 어유 비싸다..하고 말았는데 몇년이나 지나서 들어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구요
가격이... 7자리면 요호오오~~~~
~~~~~~555555555555555~~~~~~~~亡(茫!?)
헤드폰 순위 매기면 걍 충격 1위입니다. 헤드폰이 악기 변형을 시켜놓으니 이게 무슨 조환가 싶습니다.
진공관앰프를 쓰면 뭘 물려서 들어도 이런 식으로 소리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진공관앰프의 음색의 이유와 mhp1000의 음색의 이유가 같은 원리겠구나 하고 생각해볼 수 있겠죠
진공관앰프가 왜 그러냐면, 짝수차배음이 많이 생겨서 그래요
배음이란게 어차피 원래 없던거라서 측정센서는 가차없이 왜곡이라고 하지만, 사람 귀에는 좋게 들립니다
짝수차배음이 왜 붙냐면, saturation이라는 현상 때문이에요
디지털미디어나 디지털시그널프로세싱에서는 진폭(gain)의 한도가 딱! 정해져있죠
자칫 파형의 높이가 그보다 높아지기라도 하면, 딱! 끊어지면서 클리핑이 일어납니다
사인파 꼭대기가 판판하게 잘려나간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클리핑이 일어났을 때 쏵쏵 듣기 싫은 소음이 나는데, 이 역시 없었던 배음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클리핑에 의한 배음은 홀수짝수를 가리지 않고 되는대로 아주 많이 생겨나요
아날로그에서는 클리핑이라는게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게인의 한계가 당연히 스펙상으로 있기는 있는데 디지털에서처럼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거든요
왜냐면 디지털은 딱딱 끊어지고 분절되기 때문에 디지털이고 아날로그는 끊김없이 이어지니까 아날로그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클리핑 대신에 새츄레이션이 생깁니다
디지털은 게인의 한계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항상 괜찮다가 한계상태에 달했을 때 딱! 네모지게 끊어지는 반면, 아날로그에서는 파가 위로 치솟는, 혹은 전압이 높아지는 것을 위에서 내리누르는 어떤 힘이 있는 것 마냥 파형이 커지는게 항상 압박을 받고 눌려요
파형이 사인파같이 생기긴 생겼는데 위아래로 눌려서 낮아지고 뚱뚱해진 모양을 상상해보세요
http://milbert.com/Files/articles/Distortion-TubesTransistors2.jpg
참고: 오버드라이브 기타앰프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찾은 디지털 클리핑과 아날로그 새츄레이션 파형의 차이
왼쪽 원본, 가운데 아날로그, 오른쪽 디지털
변형이 일어나서 주파수영역에서의 배음은 나타났지만, 그래도 파형이 곡선으로 끊김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새츄레이션의 배음은 디지털에서의 클리핑에 비해 양으로써도 매우 적습니다
그 반대급부랄까.....디지털과는 달리 배음(왜곡)이 게인이 아주 낮은 상태더라도 항상 발생하고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그리고 원래 주파수의 2배 4배 8배 16배...로 이어지는 짝수배로만 이어지구요
이상이 진공관 음색의 비밀이고 또한 릴테입 음색의 비결입니다
어떤 부품의 어떤 파라메터를 손봐서 그렇게 요오오오오오오오오망한 소리를 내게 됐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구동중인 mhp1000에서 새츄레이션이 유의할 수준으로 발생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헤드폰 설계해본 사람이 분해를 해봐도 아마 뭐로 인해서인지는 알아낼 수 없을거에요
해답을 제가 발견한 듯 하네요 ㄷㄷㄷ
등잔밑이 어둡다고, 스모킹건급 힌트가 매킨토시 홈페이지 mhp1000 스펙부분에 떡하니 씌여있습니다
https://www.mcintoshlabs.com/products/headphones/MHP1000
스펙을 보면 특이하게 '트랜스듀서 타입'과 '마그네틱 서킷'이라는 두 항목으로 나눠서 드라이버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트랜스듀서 타입에 보면 '3-layer compound diaphragm with viscoelastic center layer'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이어프램에 관련된 항목이겠죠
센터돔부위에 점탄성 재질이 쓰였다고 굳이 써놨네요
헤드폰용 다이어프램의 센터돔은 드라이버 전체에서 음색과 출력에 가장 크게 기여하면서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위잖아요
akg처럼 일부러 거기만 두배로 두껍게 만드는데도 있고, 마그네슘 진공증착이니 그래핀이니 하는 식으로 고경도 재질을 쓰는 제조사는 부지기수고, 젠하이저는 센터돔이 약한고리라 판단하고 아예 없애버린 hd8시리즈를 만들기까지 하고 있죠
원피스 철판으로 해결해버린 포컬도 있구요
그들과는 다른 mhp1000만의 요오오오오망함의 비밀이 바로 이거같습니다
어떤 물질을 놓고 점탄성이라고 하면, 겔이나 고무처럼 대충 물렁하고 탄력있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아주 끈끈하고 탄탄하지만 그럼에도 힘을 주면 변형이 일어나고 곧이어 아주 빠르게 원상을 회복한다는 의미거든요
그리고 아마 비스코엘라스틱 어쩌고 재질은 그 비중이 다이어프램의 기본 판때기인 pet보다 약간 더 무거울거에요
그러면 +신호가 들어가서 다이어프램을 앞으로 밀 때 센터돔이 자기 물성으로써 운동에너지를 약간 흡수하고 겸사겸사 무게 때문에 반응도 살짝 늦게 하는 식으로 다이어프램의 속도를 늦추게 되겠지요
이 때 운동에너지가 흡수되었기 때문에 진폭도 약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대기에 닿은 후 신호가 -로 바뀌어서 뒤로 들어갈 때에도 마찬가지로 묵직한 센터돔이 반응을 약간 늦게 하고 운동에너지를 사알짝 삥땅치면서 되돌아가는 움직임의 속도와 거리를 약간 줄일거에요
소리로 치면 이게 곧 왜곡이고, 이 움직임을 파형으로 그린다면 원래 이루어져야 하는 것 보다 낮고 뚱뚱한 자취를 남기게 될거에요
꼭 이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dt1770보다 mhp1000이 스펙상 감도와 최고출력이 약간 낮다고 하는 것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말이 되는 것 같나요 ㄷㄷㄷ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실제 느낀 건 그 이상이라..
mhp1000 아직 판매를 하던가요? 전 예전에 판매중지 된 줄 알았습니다
사실 충격과 공포와 환희와 배덕감의 놀라운 음색인건 분명하지만 이게 250만원의 성능은 아님ㅋㅋ
디게 궁금했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엠피리언.. 볼때마다 적응이 안되네요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