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S-T90, 써본 지는 한참 지났지만 올려보는 사용기.

이미 다른 분들이 다들 평가하신 부분이라서 너무 뻔하지 않나? 싶은 내용들만 가득하긴 하지만..
  
 음질 외적인 부분인 장점 
 
1. 크래들의 사이즈가 매우 작아서 갖고 다니기 편합니다. 교내를 돌아다닐 때 주로 코드리스를 이용하는 저로써는 가방에 들어가는 사이즈보다는 주머니에 들어가는 사이즈가 좋은데 (물론 큰 거보다야 작은 게 좋은 건 당연한거지만) 그런 면에서는 요근래 나와있는 친구들 중에선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착용감이 괜찮은 편입니다. 콩나물 타입 친구들이 생각보다 무게중심 분산이 잘 되서 귀에 무게감이 덜 느껴지는게 마음에 드네요.  
 
3. 배터리! 제가 WF-1000X를 오래 썼던 지라 더욱 체감이 많이 됩니다. 한 시간 정도 사용하고 어플을 보면 아직도 90퍼센트 언저리에서 놀고 있는 게 적응이 안되는 수준이네요 ㅋㅋㅋ 배터리 타임이 짧은 제품들을 보면서 한번에 저렇게 길게 쓸 것도 아닌데 의미가 있나? 라고 생각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4. 어플 지원 및 EQ. 무한으로 즐기는 XX진사갈비는 아니더라도 T90은 한 이어폰으로 4가지 사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막상 사용해보니까 2개 정도만 쓰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네요. 
  
단점 
 
1. 기본 이어팁이 좋지는 않은데, 최소한의 부피를 위해 깎아낸 크래들 덕분에 이어팁 호환성도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제가 귀가 큰 편이라 그런지 기본 이어팁을 쓰면 귀에 걸쳐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냥 길가를 걸어갈 때도 불안함이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것 처럼 귀를 잡고 있게 되길래 트리플 컴포트를 끼워봤더니 뚜껑이 딱 닫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찌팁 M 사이즈를 끼워봤더니 역시 닫히지 않았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S 사이즈로 줄여야했다는 그런 이야기.  
 
2. 저는 크게 디자인을 신경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광인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디자인을 하신 분은 그래도 유광이 제일 나아서 선택했다지만, 검은 색 계통 컬러는 무광이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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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다음엔 사운드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기본 / 고음강화 / 저음강화 / 시그니쳐 사운드가 있습니다. 
  
 기본 사운드는 제가 제일 자주 사용하고 있는 세팅입니다. 스네어나 베이스 기타같은 중저음을 맛깔나게 들려주면서도, 보컬 사운드가 크게 밀리지 않도록 타협을 잘 본 사운드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좀 아쉬운 게 있다면 드럼 / 베이스 기타 사운드가 기타 사운드를 묻어버리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 이 글을 적으면서 RHCP 노래를 들어봐야겠다는 느낌이 빡 오네요. 
  
 고음강화는 제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CKR10 등의 오테 사운드가 생각나는 그런 세팅이었습니다. 청량감 있는 소리와 자극적인 소리 사이의 선에서 줄넘기를 하는 듯한 소리입니다.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서 선호도가 굉장히 갈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LS200 이전의 오테 이어폰 소리가 그리우신 분들에게 추천?
  
 저음강화는 제가 저음이 많은 걸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좀 벙벙거림이 심한 거 같습니다. 딱 기본 사운드 정도의 저음이 적당하다 싶은데, 저음 위주의 사운드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으니 이런 사운드를 원하는 분들도 있을거라고는 생각합니다. 뭔가 빵빵 터지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볼 때는 괜찮으려나? 싶네요. 
  
 시그니처 사운드는 담백하고 깔끔한 소리입니다. 빠르게 해소되는 드럼과 베이스, 너무 치고 나오지 않는 일렉과 심벌 소리. 야외에서 기본 사운드를, 실내에서 시그니처 사운드를 듣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기본 사운드를 듣다가 시그니처를 들으면 뭔가 심심한 느낌입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시식할 때 입을 헹구는 것처럼, 이 세팅 저 세팅 오갈 때 중간에 시그니처 잠깐 듣고 넘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