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사 보고 온 후기 (스포 다량함유)
짤은 상관없는 카메라 짤 ㅎㅎ;;
오늘 영화관에서 쭉 보다 왔습니다.
한극 특유의 웃기다가 울리는 그런 신파극으로 흘러 갈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사실 5.18 민주화운동 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화려한 휴가> 가 유일했는데
<택시 운전사> 도 이제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 같습니다.
저는 택시 운전사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화려한 휴가는 주인공이 직접 겪는 비극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씁니다. 5.18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인물들만 부각이 되죠.
반대로 택시 운전사는 멀리 제 3자의 입장 택시 운전사의 눈으로 5.18을 바라봅니다.
아무래도 5.18의 직접 겪어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더 몰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기자에 초점이 맞춰질 줄 알았는데 제목대로 택시 운전사가 주인공이더군요 ㅎㅎ
김만섭(송강호)은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을 태우고 광주에 가면 10만원을 준다길래
얼릉 택시에 태워서 광주에 가는 스토리입니다.
송강호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돈에 집착하는 소시민적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러다가 점차 광주의 현실을 보게 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영웅으로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감독이 이러한 과정을 덤덤하게 보여주면서도 소품을 아주 잘 쓰더군요.
송강호가 언론보도가 차단된 광주의 현실을 알리는데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한 시민이 "주먹밥" 을 줍니다.
혼자 남은 딸이 남은게 걱정되어 광주를 도망친 송강호는 딸이 필요하다는 "신발"을 사가던 와중
국수를 먹게 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주는 "주먹밥"을 보고는 다시 광주로 돌아옵니다.
광주 병원에서 광주 사태를 보며 같이 다니던 대학생 구재식(류준열)의 시체를 보며 떨어져 있던 "신발"을 들어 신겨 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이 장면들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요.
송강호는 속물스러운 소시민으로 그려집니다.
하루 먹고 사는게 중요해 딸과 본인만 생각하기로 한 사람이죠.
광주 사람들은 본인들이 매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질을 송강호 일행에게 나누어 줍니다.
송강호는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 때문에 흔들리나 결국 혼자 남은 딸이 걱정되어서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기자와 광주시민들을 내버려 두고 떠납니다.
그러나 받았던 그 "주먹밥"을 봄으로써 광주시민들이 준 "빚"이 생각나서 뛰어나갑니다.
딸에게 필요한 "신발"을 가져다주기 위해 올라가던 와중 광주로 돌아가 류준열 시체의 "신발"을 다시 신겨 주는 장면은 이제 송강호가 더 이상 본인과 자식만을 생각하는게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모른체 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현실"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5.18의 아픔을 기억하자. 같은 메세지가 담겨있던 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식으로 제 3자의 입장에서 담담하게 관찰자로써의 이야기를 넣어놨는데 뻔하긴 하지만 섬세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송강호의 연기는 항상 명불허전이구요 굳굳...
근데 마지막 택시 추격신은 정말 왜 넣었는지, 예고편용인가 싶더라구요
으 이 씬들은 직접 봐야 딱 느낌이 오는데 시간 나시면 한 번쯤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댓글 10
댓글 쓰기근래 본 한국영화중에는 담백하고 좋아서...
내용 안보고 댓글 달기. ㅋㅋㅋㅋ
제3지의 시선이란 점이 흥미롭네요
저는 토렝이에 보이면, 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