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청음기

 오늘 저녁에 광화문에서 약속 있는 김에, 날 잡고 청음샵 및 기타 it 취미생활을 위해 좀 돌아다녔습니다.

 영디비니까 이헤폰 이야기만 쓸게요. ㅎㅎ

 먼저 용산에서 사운드캣을 갔습니다. 일단 이어플러그를 써보는데, 가보신분들은 아시다시피 사무실을 겸하는 공간이라 이어플러그 테스트하기 적당합니다. 루프를 써봤는데 지금 쓰고있는 에티랑 비교해서 크게 좋지는 않은 것 같더라구요. 다만 착용감이 훨 좋아서 기회가 되면 써보고 싶습니다.

 이어폰은 이어소닉스가 주목적이었습니다. 다른 것 부터 설명하자면 뭐.. 예상대로였습니다. 웨스톤은 20 두종류만 들었는데, W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네요. 다만 저음이 이상하게 들려서 이걸 구매할 일은 없다 싶었습니다. 일단은 에티 이어플러그 용으로 웨스톤 팁 싸게 파는것들을 줍줍해오긴 했습니다.

 ER4B가 있길래 들어봤습니다. 확실히 고음이 과하다는게 뭔지 알겠더라구요. 그래도 확실히 그 해상력은 놀랍습니다. 그래도 이도가 아파서 이걸 구매할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프로스트팁은 좀 쓸만하니까 나중에 중고로나 하나 사볼까 합니다.

 이어소닉스 ES2는 좀 실망스러워서 바로 ES3을 들었는데, 근래 들었던 이어폰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였습니다. 저음이 확실히 받쳐주면서도 명료하고, 초고음까지 대역이 모자라지 않아서 좋았네요. 노즐 형상 때문에 일반적인 팁 호환이 안되서 팁이 딱 맞는것은 아니었지만, 착용감과 소리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 고가 유선을 사면 이걸 사지 않을까 싶어요.

 용산 전자상가 일부를 좀 둘러보고 나서,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가기 전에 젠하이저를 들렸는데, 수입사 사장님께서(?) 직접 앉아계시더라구요.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고 해서, ie40pro랑 hd800을 들어봤습니다. hd800 착용감이 좀 신기하긴 했는데, 소리가 매력적이긴 하더라구요. ie40pro는 저번에 좋게 들었는데, 역시 꽤 마음에 듭니다. 아마 현실적으로 이놈을 구매할 확률이 꽤 높은...

 이어폰샵을 거의 3년만에 오는데, 꽤 분위기가 달라졌더라구요. 전에는 그냥 알아서 청음하게 해주셨는데, 둘러보고 있으면 와서 안내해주시고, 들은 후에는 어떤지 말걸어주시고...그래도 눈치준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고 재미있었습니다.

 주목적인 베이어 헤드폰은 착용감에서 일단 놀랐습니다. 체감 장력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두상 문제인지 어쨌든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드는건 아무 생각 없이 액정을 얹은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그래도 참으면서 1990을 들어봤는데, 소리가 좋기는 진짜 좋더라구요. 240도 들어봤는데, 약간 이질적인 착용감만 감수하면 컴팩트함과 소리, 사용성 여러 면에서 매우 뛰어난 모니터링 헤드폰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단종된 보스 사운드트루 AE2가 있길래 들어봤는데, 상태는 거의 걸레짝이었음에도 괜찮은 소리를 내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단종이 아쉬운 제품...

 UE900S도 오랜만에 들어봤는데, 확실히 좋았습니다. 예전 추억 보정인지는 모르겠는데, 디자인이 워낙 예뻐서 지금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ie40pro를 다시 들은 결과 가성비도 그렇고 ie40pro가 가장 괜찮은 선택지라고 느껴지긴 했습니다.

 포칼 제품들이랑 hd600 들어보려는데, 어떤 분이 뮤조 구입하시는건지? 스피커를 엄청 크게 트셔서 거의 제대로 청음은 못했습니다. 스텔리아는 그나마 밀폐라 청음을 제대로 한 편이었는데, 튜닝 방향성이 저랑 안 맞는? 느낌이 좀 들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들어보고 싶네요.

 HD600은 자세히는 못들었지만, 베이어가 착용감에서 탈락한 이상 HD600(이건 그냥 잡아주는 느낌 정도네요)이 구매 최우선 후보라 그냥 맛만 보고 왔습니다. 얼마전에 셰에에서 진득히 들어보기도 했구요.

 여러모로 지를 물건과 아닐 물건을 확실하게 알게 된 하루였네요. 한강 건너들을 가기는 귀찮아서(...) 맨날 셰에만 가서 쌓인 궁금증들을 다 씻어내고 온 느낌입니다.

 코드리스 빼면 최우선은 HD600+적당한 앰프고, 그다음이 ie40pro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