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변환단자에 관한 짧은 생각

 
  
저는 변환단자를 3개 가지고 있습니다. 1990을 구매하면 주는 기본 변환단자와 사진에 보이는 후루텍 ihp-3563(케이블형), 그리고 후루텍 F63-S(R) (로듐 단자형)입니다.  3563은 맨 처음 1990을 샀을 때 지름신이 온 김에 같이 사버리자 해서 역경매로 구한 물건이고 F63은 그 이후에 단순히 예뻐서 들여왔습니다. 
  
3563의 경우엔 케이블형 단자가 필요할 때가 있어서, F63의 경우엔 상기한 대로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들여온 물건들이라 소리에 대해 따로 기대하는 바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후루텍 제품들이 기대를 못 받을 만큼 형편없는 물건을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제 귀가 그렇게 민감한 편이 아니어서 따로 집중해서 비청하지 않는 한 소리의 다름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기본 단자와 3563 단자를 서로 바꿔 끼워봤을 때 어느 정도 소리의 차이가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기본 단자보다 3563 단자를 썼을 때 1990의 소리가 조금 더 차분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차이도 한 번에 느낀 것이 아니라 수 차례 집중해서 비청해보고 난 뒤에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반면 F63 단자와 3563 단자의 경우 같은 회사의 비슷한 가격대 제품이다 보니 그렇게 체감될 만한 차이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F63이 3563보다 조금 더 정제된 소리를 들려주나 싶었는데 다시 들어보면 또 3563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긴가민가하기만 했습니다. 판매처 측의 제품 소개나 다른 사용기를 보면 공간감이 상승하고 소리가 좀 더 밀도 있게 들리며 소리가 막힌 곳을 뚫어준다는 말이 있었는데 제가 막귀라 그런지 공간감에 대해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진의 두 단자의 가격은 각각 5만원(F63), 7만원(3563)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변환단자 값으로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구매한 분들은 그 만큼의 값을 한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저 같이 귀가 예민하지 않은 사람에게 있어 그다지 만족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좀 더 훌륭한 소리를 위해 고급 변환단자를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압구정 청음샵에서 체험을 해 보고 구매하시는게 낫겠습니다. 사용기를 적는 분들이나 리뷰어 분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의 귀의 민감도는 제각각이라 같은 제품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만족감을 주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리를 떠나 외관이나 사용성은 아주 칭찬할 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3563의 케이블 연장 효과나 F63의 반짝거리는 로듐 도금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으며 약 10만원 돈을 사용한 것에 대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1990의 기본 단자는 스크류 형식이라 탈착할 때마다 돌려줘야 해서 번거롭고 다른 케이블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두 단자는 그럴 일이 없는 것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