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 Chopin - 24 Preludes, Op. 28
누운 채 이어폰 끼다 염증이 생겨서 이헤폰을 쉬고 요즘은 스피커로 잔잔하게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귀 염증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고 불편하지만ㄷㄷ 책상 앞에서 정좌해서 듣는 맛이 또 있네요.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 음악을 듣다가 한 번씩 기악으로만 구성된 음악이 당길 때가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 특히 작은 규모의 연주가 당길 땐 쇼팽의 전주곡을 듣는데
짤막한 수 분 정도 길이의 곡 하나하나에 단편소설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틱하고 독특한 개성이 있습니다.
영상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님이 쇼팽 전주곡 24곡을 연속으로 연주하신 건데
특히 24번째 곡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XXIV. Allegro appassionato 38:00 부터)
처음부터 휘몰아치는 강렬한 느낌에 첫눈에 반했던 곡이었어요.
현세대 뛰어난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조성진 님은 쇼팽에서 금자탑을 세우신 것 같습니다.
24곡을 순서대로 외워 연주하는 것도 대단한데 곡마다 다 다르게 표현까지 담아내니..
경지에 오른 아티스트는 얼마나 대단한가 싶습니다. 영상에 있는 관객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방 안에서 들어도 감탄스러운데 눈앞에서는 얼마나 더 감동적일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이젠 스피커에서 악기 표현이 뭉치는 소리가 들려서
아 조금만 더 명료하게 들기고 악기가 분리되면 듣기 더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dac 뽐뿌가.... 올 초에 북쉘프 스피커 갓 들였을 땐 감탄하며 들었는데 사람 귀는 정말 금방 적응하네요.
귀가 레벨업했다고 좋아해야 하는 건지? 적응이 이렇게 무섭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