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든 카메라 떠나보냈습니다.
13년을 함께한 니콘 D90 오늘 떠나보냈습니다.
물건 쌓아두는걸 극도로 경계하는 성격이라 안 쓰는 물건은 늘 매정하게 내치는 편인데,
이 카메라 만큼은 떠나보내기가 아쉽네요.
사진찍기가 업은 커녕 취미도 아니었던지라 뭐 그렇게 많이 찍은 것도 아니고
2018년 이후로는 거의 증명사진 자가촬영용으로나 쓰던 물건이지만,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시절의 추억을 담아주었던 카메라라서
마지막 닿는 손길마다 주마등이 몰아쳐 옵니다.
뭐 대단한 사진은 없지만 찍으면서 즐거웠던 사진 몇장 올려 봅니다. 사람 안 나온걸로요.
앞길 창창하던 날
태풍 온 다음날
깁스하고 주사맞는 나무
하이-풰델리티 (?) 인티앰프
홍합이 아닌 홍학 (바빠요)
경복궁
상해 인민공원에서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비
포츠담 노이슐로스
댓글 14
댓글 쓰기저도 얼마전에 방구석에 있던 12여년? 지난 d90 처분하면서 같은마음이어서
공감가네요
냄새가 엄청나더라고요.
테마가 느껴지는 사진 잘 보았습니다.
숨겨진 포토그래퍼 한 분께서 또 커밍아웃을... ㅋ
카메라는 추억을 담는 물건이다 보니 다른 물건들과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데,
많이 아쉬우시겠습니다...
새로 장만하신 카메라와 또 멋진 추억 많이 만드시길...
그러고 보니 15년 전쯤 처음 만져본 DSLR 카메라가 D90이었는데,
유격감 전혀 없이 아주 꽉 들어찬 듯한 야무진 촉감과 작동감이
진심으로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니콘이 인물 사진이 별로라지만 펜탁스 K-x를 10년 넘게 쓰던 입장에서는
솔작히 이거나 저거나라는 느낌이었... ㅋ
하여간 그 때 D90을 처음 만져본 기억이 너무나도 좋게 남아있어서,
세월을 거슬러 더 구형 상급기인 D200을 굳이 사서 가장 많이 갖고 놀고 있습니다.
물론 raw 전용기로요. ㅋㅋㅋㅋㅋ jpg는 용서가 힘들...;;
저는 펜탁스 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무조건 RAW로 찍고 딱히 보정 없이 JPG로 일괄 변환해서 봅니다. 나중에 요거 뭔가 좀 더 만져보고 싶다 그러면 그 때 RAW를 갖고 놀고요. 사진기가 순간을 남기는 기계인데 RAW로 찍어야 그 순간의 더 많은 정보를 남기게 되니까요.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사진들 좋네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