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찾은 한국
일본 큐슈 미야자키현 남부, 미사토 정에서는
백제 왕족을 신으로 모시며
옛 백제문화를 재현하는 행사가 매년 치뤄집니다.
정월 첫 대보름날 달집태우기 행사를 하고
부럼을 깨 먹는 것도 한국과 동일하죠.
미야자키대학 유학시절,
백제땅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 축제에 초청받아
첫 달집에 점화하는 역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시골마을에서 하던 것과 똑같이
약 3M 높이의 달집을 짓는데,
안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대나무를 넣어
뻥뻥 터지는 소리를 나게 만듭니다.
들짐승들이나 귀신이 두려워하도록 말이죠.
이 안에 고구마 넣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불경죄라고 합니다.ㅋㅋㅋ
이 동네 사람들은 대대로
백제의 마지막 왕족을 농사의 신으로 추앙합니다.
버섯을 키우는 법,
철기를 만드는 법,
벼를 키우는 법
모든 것이 백제에서 왔다면서요.
관서지방의 나라 현의 이름이
한국어 '나라國'에서 나왔다는 건 정설입니다.
그런데요,
작별을 뜻하는 사라바さらば가, 옛 백제어 '살아서 봐'
에서 왔다고 대대로 배워 왔다 하시덥니다.
일어를 전공한 입장에서는 에이 설마요, 싶은데
대대로 그렇게 배웠다 하시니 반박은 못 하겠고^^;
행사가 끝나고 남은 불씨는 각자 집으로 가져가 숯불을 다시 피우기 시작합니다.
구이음식은 역시 숯에 구워야 합니다.
좀더 유해해도 좀더 맛있게.ㅋㅋㅋ
백제 건축양식으로 지은 건물도 있습니다.
그 이름도 백제관.
백제를 일어로 쿠다라くだら라고 합니다.
여기에 없다는 뜻의 나이ない가 붙으면
시시하다, 쓸데없다 하는 말인
쿠다라나이, 가 되는데요.
이 동네 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일본과 백제의 교역이 활발하던 때
이 동네 부두에 장이 열리면
백제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로
쿠다라나이 쿠다라나이 하는 말이 오갔다고 합니다.
약간의 입장료가 있는데요.
무려 한국인 무료였습니다.ㅋㅋㅋ
김덕수사물놀이패가 공연도 해 줬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한복체험 등..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백제땅 출신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정말 현신을 받들듯이 해 주셨습니다.
어딜 가나 음식이 따라오고, 차를 태워주겠다고 하시고..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댓글 5
댓글 쓰기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역사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 행사에 관한 것이었던 것 같은데 각자 살던 곳에서 어느 한날에 한 곳에 모여 행사를 하고 다시 각자의 살던 곳으로 돌아갈 때 작별을 하며 부르던 노래의 가사가 잘 들어보면 우리말이더군요. 부르고 있는 일본인들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전해지던 대로 부르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소리를 잘 들어보면 우리 말이었습니다. 사라바라고 하는 말이 살아서 봐라는 말에서 왔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일본이라는 국가명도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후에 붙여졌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요. 원래 일본이라는 국호는 졸본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는 부여계인 졸본 출신이라고 하죠. 홀본, 졸본을 한자로 차음하여 차이가 난 것이지 졸본의 원래 뜻은 요즘의 발음이나 의미로 일본이라는 거죠. 백제를 세운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가 일본 사기에 언급된 것도 우연이 아닌 겁니다.
천황가가 백제계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구요.
당과 신라에 밀려 왜로 건너간 백제의 유민들이 자신들의 뿌리인 곳의 지명을 따 새로이 붙인 이름이 일본인 것이죠.
일본땅에 남아있는 백제의 흔적이라... 대단하네요
재에서 구은 떡으로 승화하는군요! 건물들은 한국의 산속의 절과 완전 똑 같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