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밀폐형 헤드폰 추천 부탁드립니다.
몇년 전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와이프를 설득해 과감하게 파주 타운하우스로 이사했습니다. 내심 가장 큰 이유는 집안에 나만의 AV룸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큰 마음먹고 결정했습니다.
지하층에 방음시설을 하고 흡음재도 시공하고 다채널 스피커들을 매립 설치하고, 대단한 수준의 장비는 아니지만 나름 하이파이용 스피커와 앰프도 따로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마포에 있던 회사가 서초로 이전을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녹내장이 악화되면서 운전도 못하게 됐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이후부터 하루에 출퇴근 왕복 3시간 이상씩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제가 갑자기 헤드폰에 입문하게 된 계기입니다.
처음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으로 시작해서, 사운드에 불만을 느끼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본격적으로 하나 둘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제가 가진 헤드폰들은 대부분 아웃도어용입니다.
제가 소장한 오픈형이라고는, 왠지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은 HD600, 사람들의 평가(극찬/조롱)가 궁금해서 호기심에 구입해 본 HD800과 그라도 몇개, 싼맛에 구입해 본 순다라, 입문 초창기에 오픈형인지도 모르고 구입한 DT990이 전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시스템을 힘들여 갖춰 놓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스피커로만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놀랄만한 수준의 헤드폰이라고 해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든 환경이죠.
때문에, 저는 종결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무난무난한 애들보다는 다양한 색깔의 헤드폰들을 하나씩 출근길에 떠오른 음악에 맞춰 집어들고 비교해가며 듣는 걸 좋아합니다.
제가 헤드폰을 모으는 건, 예컨데 우표수집보다는 조약돌 수집에 더 가깝습니다. 중고로 판매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시장가치에 관심이 없고, 대단한 무언가보다는 개성이 각기 다른 여럿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의 컬렉션에는 '왜 저런 걸 굳이?' 싶은 애들도 많이 있죠.
그동안 모은 30개 가까이 되는 헤드폰들을 한쪽 벽면에 차곡차곡 늘어놓고 있는데 아직 몇자리가 더 남았습니다. 마음 속에도 아직 아쉬움이 조금 더 남아 있습니다.
확실한 개성을 가진 독특한 밀폐형 헤드폰이 또 뭐가 있을까요? 오픈형은 가끔 흥미로운 제품들이 있는데, 최근 밀폐형에는 딱히 제 관심을 끄는게 많지 않네요.
형편없는 졸작이 아니라면, 가격 상관없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아, 즐겨듣는 음악은
아무래도 제 어린시절 부터 듣던 더 큐어, 갱 어브 포, 와이어, 토킹헤즈, 사이키델릭 퍼스, 조이디비전, 뉴 오더 같은 포스트 펑크 밴드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고, 디지 길레스피, 아트 블래키, 행크 모블리, 소니 롱링스, 클리포드 브라운 등, 스윙재즈 이후~프리재즈 이전까지의 음반들도 즐겨 듣습니다. 클래식은 요즘에는 정격연주 음반들을 비교하는 재미삼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최근 밴드 중에서는 뱀파이어 위켄즈를 정말 좋아했구요, 그 밖에 줄리아 홀터, 테임 임팔라, 두아 리파 등등 최근 팝, 락도 찾아 듣지는 않아도 귀에 걸리면 많이 듣는 편이구요.
댓글 12
댓글 쓰기srh940은, 이전에 srh840을 가지고 있다가 딸에게 줬는데, 둘이 차이가 많이 날까요?
울트라손은 늘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한데 손이 잘 안가더군요. 울트라손 에디션 시리즈 중에 하나 정도는 갖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보다는 시그니처DJ가 더 나을까요?
울트라손은 S logic이 장점이자 단점인데 드라이버 각도가 안맞아도 소리 아다리(?)가 안 맞습니다. 시그니처 DJ는 아다리가 잘 맞았던 유일한 헤드폰이었습니다. 기존 울손과 소리도 달라요. 아담 헤드폰이 울손 oem이라 그것도 한번 들어보세요.
이번에 새로나온 T5P 3세대가 개성은 확실해보이던..ㅎㅎ 이전 베이어랑 많이 다릅니다
이미 각 회사의 시그니쳐 정도 되는 제품들을 대부분 소유하고 계셔서, 당장 생각나는 제품은 울트라손 시그니쳐dj 정도입니다. 에디션라인은 가지고다니기는 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요. 밀폐형으로 음질보장되면서 개성강한애들이 메이저급 회사 말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 최근에 영디비 리뷰로 나온 B&O H95 제품도 눈여겨볼만한 제품인 것 같았습니다. 한번 들어보고 싶은 제품인데, 청음샾을 다니질 않으니 통 기회가 없네요ㅎㅎ
저는 스텔리아도 쓰고 다니고 HD820도 쓰고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걸어다니고 하기 때문에... 즉 흠집같은 거 생기는 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사람들 눈도 크게 신경 안쓰는 편이라, 에디션도 상관은 없는데, 그 중에 어느 놈이 나을지 이리저리 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시그니처DJ 추천을 연달아 받고보니 방향 전환을 해야 할것 같네요.
B&O H95는 다른 것보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끌리더군요. 개인 취향으로는, 소리가 거지 같아도 용서가 될 것 같은...
H95는 무선에, anc가 되기도 하지만, 3k이상의 형태를 보면 밀폐형임에도 어느정도의 개방감이 느껴질 듯 예상되어서 궁금한 제품이었습니다. 다른 특성을 봐도 돈값은 할 것 같더라고요.
울손 시그니쳐 시리즈 괜찮더라고요.ㅎㅎ
소떼 th900, th600, th610이나 k872 같은 것도 생각이 나네요.
젠하이저 HD25 추천합니다. 타격감이 엄청납니다.
갖고있는 리스트만 봐도 충분하실거같은데ㄷ
추천이 어려울것같습니다
매킨토시 - mhp1000
슈어 - srh940
일단 이 3가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