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W3 사용후기

청음샵에서 들었을 때는 '역시 치찰음쪽이 잘 들린다.'였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에 쓰던 SONY WF-1000XM4가 고역이 슴슴한 제품이다보니 상대적인게 좀 있었죠. 근데 직접 구입하고 집에 누워서 집중해서 들으면 들을수록 저음의 인상이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WF-1000XM4의 저음은 펀칭감이 좋은, 미간을 묵직하게 때려주는 저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음의 윤곽이 잘 느껴지고 그 윤곽을 음미하다보면 안개가 걷히듯이 고역의 디테일들도 잘 들려오는 느낌이었는데요,

MTW3는 되려 저음의 윤곽이 전혀 안 느껴졌습니다. 자세히 들으면 들을수록 저음이 진짜진짜 깊게 내려가고 너무 매끄럽게 떨어져서 절벽같이 느껴졌습니다. 제 귀론 끝이 가늠이 안 되네요. 고역도 서서히 드러나기보단 이미 너무 잘 보여주고 잘 들려서 듣는 입장에서 뭔가 집중해야하거나 다가갈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2. 너무 잘 들려도 불편할 수 있다.

그래서 MTW3는 각잡고 음감할 때만 껴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TW3를 걸으면서 들으니까 피곤하고 좀 어지럽더라고요(노캔 등의 다른 이유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WF-1000XM4를 아웃도어용으로 쓰고 MTW3는 인도어용으로 쓸까 합니다.

3. 음질 외적인 것.

노캔은 WF-1000XM4가 여전히 원탑으로 느껴집니다. 근데 이건 MTW3가 성능이 딸린다기보단 이어팁이 엄청 흐물흐물한 실리콘밖에 없어서 아직 차음이 완벽하지 않아서라는 생각도 듭니다.

갠적으로 제 귀에 MTW3 이어팁이 너무 불편해요. 제 귓구멍이 이심률이 높은 타원모양이어서인지 흐물흐물한 이어팁을 끼우면 찌그러지고 밀어넣다보면 자꾸 빈틈이 생기고 찝히고 그래서 좀 불편합니다. 그래서 애초에 타원형으로 설계된 버즈프로나 폼팁을 기본 제공하는 소니 이어폰의 만족도가 높았는데, MTW3는 아직 맞는 이어팁이 없네요.

MTW3가 노즐이 상당히 넓은데다 극단적으로 짧아서 다른 시중 이어팁은 잘 안 맞고, MTW3 전용으로 만들어질때까지 좀 기다려야겠습니다. 꼭 폼팁이 아녀도 좀 탱탱한 실리콘팁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