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샘플링, 논 오버 샘플링 DAC 에서 필터로 많이 보이는데

오버샘플링은 저해상도 소스를 포맷만 고해상도로 바꾸는걸 말합니다. 해상도가 낮은 사진을 포토샵에서 크게 리사이즈 하는 것과 같습니다.오버샘플링 자체로 신호 품질이 좋아지는건 아닙니다만 음량, 피치, 타이밍 등을 바꾸는 편집을 할 때는 오버샘플링을 해놓고 하는게 신호 품질의 손실이 적습니다. 포토샵 작업을 할때 최종 출력물의 해상도보다 높은 해상도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날로그 출력을 하는 장비에서는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델타시그마 방식의 DAC은 샘플값이 지시하는 다양한 전압을 처음부터 출력하는게 아니라, 고정된 풀 전압을 오락실 버튼 연타하듯 출력하고 이걸 컨댄서(로우패스필터)를 통과시켜서 다양한 출력전압을 얻습니다. 버튼 연타하는 타이밍을 재려면 시간축을 잘개 쪼개야 하는데, 이것이 DAC에서 오버샘플링을 수행하는 첫 번째 목적입니다.
 
원래 아날로그 신호는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파동이지만, 디지털 신호는 불연속적인 숫자들의 나열이며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계단 모양입니다. 이 계단 모양의 파동을 그대로 아날로그 신호로 간주하고 분석하면 원본 아날로그 신호에는 없었던 고주파 잡음이 생깁니다. 원본 신호를 정확하게 복원하려면 이 초고주파 성분을 잘라버려야 하는데, 이런 신호 조작(필터링)은 언제나 오버샘플링을 해놓은 상태에서 더 정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DAC에서 오버샘플링을 수행하는 두 번째 목적입니다.  
  
R2R DAC은 샘플값을 그대로 전압으로 출력합니다. 시간축을 쪼개지 않아도 되지만 출력 파형이 계단 모양입니다. 오버샘플링을 하고 디지털 필터를 적용하면 계단 성분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지만, R2R로 고해상도 포맷을 다루려면 구현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집니다. 그래서 계단 모양 파형을 그대로 출력합니다. 어차피 귀에 안 들리는 대역이니까 그래도 소리는 잘만 납니다. 디지털 음향은 계단 파형 때문에 거친 소리가 나고 정신건강에 안 좋다며 벌벌떨고 LP가 최고라던 사람들이, 진짜로 계단 모양으로 파형이 출력되는 DAC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소리라며 찬양하는 재미있는 볼거리는 덤입니다. 
  
이렇게 필터링과 오버샘플링은 대개 같이 갑니다만, 늘 그런건 아닙니다. 
오버샘플링을 하는 델타시그마 DAC도 필터링 안 하고 계단 모양 파형을 출력할 수 있고, 
오버샘플링 안하는 R2R DAC도 아날로그 식으로 필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