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R-EX90, PFE232, E-Q8 간단 후기
연월마호 님 덕분에 시코-골귀시절 명기들을 한 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즉각적으로 쓰는 거라 평어체입니다.
1. 소니 MDR-EX90
소니 빠라면 E888과 함께 빠질 수 없는 이어폰.
개방된 오픈에서 이압이 느껴지는 커널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반발심리로 만들어진 반커널 구조.
귀에 걸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압이 거의 없고 귀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은 편.
토널 밸런스는 시대 감안해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며 귀대중(?)으로 맞춘 걸로 보임.
모든 소리가 상당히 듣기 좋게 나온다.
MA900과 비슷한 개방감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튜닝으로, 이는 반밀폐 구조에서 기인된 효과.
차이라면 MA900은 드라이버 크기에 집착하여 소리 완성도가 심하게 떨어지는 반면,
EX90은 욕심이 덜해 적절한 드라이버 크기라는 점. MA900의 패착은 EX700에 적용된다.
악기 분리도는 우수한 편이나 밀폐되지 않아 악기 윤곽(해상도)이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다.
피아노 타건시 타격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해머가 현을 때리면서 생기는 공명음이 부각된다.
극저음이 없기 때문에 소리가 꽉 찬 느낌은 없다.
절대 순정팁사용 요망. 소리 구멍이 넓기 때문에 이어팁도 비슷한 크기로 맞춰야 한다.
구멍이 작은 이어팁은 소리가 틀어짐.
2. 포낙 PFE232
음선 얇고 편하기로 유명한 포낙의 고급형 차기모델.
1xx시리즈와 다르게 플랫이 아니며, 굉장한 고가로 잊혀진 비운의 제품.
써봤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1xx시리즈와 같은 필터(댐퍼)를 사용하여 232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
필터 없이 들었을 때 1xx와 다르게 잠재력이 느껴지는 소리여서 더욱더 아쉬웠던..
토널밸런스가 우수하지 않음에도 리스너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재생함.
그라도처럼 락 머신이라는 별명에 이유가 있었다. BA 이어폰에서 드문 덕트도 있기 때문에 잔향도 제법 자연스러운 편.
3. 오토폰 E-Q8
은선이 이어폰으로 환생하면 이런 것. 전체적인 소리가 밝으며 가벼운 느낌. 앞 두 이어폰에 비해 임팩트는 적다.
이어폰 유닛이 커서 그런지 귀가 따가워 오랫동안 듣기에 어려웠음.
댓글 10
댓글 쓰기운동도 집에서만 하고 청음기도 집에서..
제가 헤드폰 만든다면 젠하이저 드라이버 이용할 것 같은디..
제가 작업하고 있는것도 주파수응답특성만 제 취향에 맞게 조금 수정되고 나머지 특성은 개악이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기존 가지고있는 650은 오리지널리티 훼손이 영 꺼림칙해서 손도 못댔어요. 드랍발 6xx가 워낙 싸게나와서 요놈은 마구 다뤄주고있습니다.
pfe232 무필터는 시도를 안 해 봤었는데 나중에 한 번 들어봐야겠군요.
그동안 못 들어봤던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Q8은 개인적으로는 정착용과 오버이어의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진 녀석이었습니다..;;
정착용으로는 대팁을 써도 깊게 안 들어가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오버이어로 착용하니 중팁에서도 깊게 들어가고 더 선명한 소리라 놀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로 여러 이어폰에서 정착용과 오버이어를 둘 다 테스트해 보곤 합니다.)
EX90은 이상하게 기본팁의 착용감이 불편해서 다른 팁들 시도해 봤는데 견적이 잘 안 나오더군요..;;
적당한 구경의 팁들을 모아다가 다시 굴려봐야겠습니다.
아무쪼록 재미있는 시간이 되셔서 다행입니다 :)
요즘 청음 투어를 하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