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ping a90, 측정치처럼 완벽할까?
audiosciencereview 리뷰 사이트는 헤드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얼마 전 topping a90을 측정하였고 리뷰어는 극찬을 하였습니다. 리뷰어가 이 정도로 극찬한 제품은 THX 시리즈와 벤치마크 HPA4정도였으므로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a90을 구매하였을 것입니다.
저도 바로 어제 이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고 거의 하루 종일 이 제품과 저의 자작 o2와 비교를 하며 음감을 했습니다. 처음 a90을 받아보고 엠피리언을 통해 음악을 감상했을 때는 o2와는 다르게 자잘한 소리들까지도 도드라지게 만드는 능력이 우수하다고 느꼈고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을 올렸었습니다만 지금은 삭제한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거의 20시간 동안의 깊이 있는 음감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의 어쭙잖은 지식으로 비춰보면 매칭이라는 단어는 매우 위험한 단어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제가 사용한(엠피리언) 헤드폰 하나만으로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감상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여기에 앰프와 헤드폰의 매칭 문제 때문이라는 비판이 생기더라도 저는 수긍할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a90을 감상하고 난 뒤 저의 평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평가는 철저하게 주관적입니다.
a90에 엠피리언을 물려 여러 장르의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문득문득, 아 이런 부분에 이런 소리가 숨어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는 것은 그만큼 소리를 더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것이고 또 그렇다는 것은 앰피리언의 드라이버가 더 빠르고 면밀하게 움직인다는 걸 의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a90에 물린 앰피리언은 자신의 90%의 성능을 뽐낸다고 생각했으며 o2는 이것에 반해 75% 정도의 실력만 보여줬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느꼈던 a90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제가 느낀 또 다른 것은 소리가 경질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몇 달 동안 들어왔던 엠피리언은 소리가 부드럽고 어두운 배경을 가진 친구였는데 a90에 물려서 들으니 음원에 따라 고역 대가 쏘는 부분이 생기고 소리가 매끄럽지 못하며 자글자글한 모래를 입안 가득히 씹는 듯, 아주 거친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친정도가 어느정도냐 하면, 엠피리언에는 가죽패드와 알칸타라 패드가 들어있는데 가죽패드로는 오래듣기 힘들정도입니다.
또한 제가 느낀 a90의 또 다른 특징은 소리가 잘 닦인 유리창을 통해 밖을 보듯 아주 쨍하지만 또한 그처럼 평면적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a90을 듣다가 o2를 들으면 소리가 전체적으로 무뎌지는 느낌을 받지만 한편으론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오는 일종의 입체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쨍하게 들려주기 때문에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일까요?.
출력은 확실히 a90이 셉니다. 하이 게인 모드에서는 웬만한 클래식 음원에서도 12시를 넘어가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이 출력이 저역대의 성장을 가져온다 느껴지지도 않을뿐더러 스테이징을 키워준다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a90의 측정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역대에 약간의 착색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a90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평입니다. a90, 확실히 괜찮은 앰프는 맞겠지요. 측정치가 훌륭하니까요(아닌가요?^^). 하지만 제 평가는 제가 다시 봐도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적었기 때문에 제 스스로도 여기서 수긍을 해야 되겠죠. a90과 비교한 o2 앰프는 물론 일반 o2와는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본판은 똑같은 제품이라 큰 차이는 없습니다. o2는 현재 10만 원 돈이면 구할 수 있는 아주 저렴한 제품입니다만 a90은 거의 60만 원... 결코 싸지 않습니다. 그런데 6배만큼의 소리 차이가 나는가 하고 묻는다면? (이런... 너무 식상한 질문이군요) 음 사실 가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큼 만족하냐인데 만족치는 o2와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애정이 생길 만큼 특출나거나 독특하다고 여겨지지 않거든요. 물론 audiosciencereview에 올라온 측정치는 우수하지만. 근데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오늘날 우리가 평가할 때 사용하는 측정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고 말이죠. 측정 기준 자체가 불완전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러니 중요한 건 결국 나에게 좋게 들리는 걸 찾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네요.
댓글 13
댓글 쓰기원하진 않으셨겠지만 유럽제 하이엔드로 넘어가실 시점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ㄷㄷㄷㄷ
300만 500만 이렇게까지 가야만 차이파이가 50~60만원에 달성해낸 스펙이 나오는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질러야만 합니다
소리가 진짜로 다르더란 말이죠
제대로 설계된 일정 수준 이상의 헤드폰 앰프들 간에는 숙련된 청취자도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만 만약 이것이 구분된다면 하만 하우투 리슨을 돌려보시고 헤벨을 올려주시면 다들 수긍할 것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제대로 된 주관 평가라는 것이 수많은 리뷰어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귀로 듣고 그 느낌을 본인이 꼴리는 대로, 그럴듯하게 적는 방식은 아닐 것입니다. 저 또한 글을 작성하며 다른 리뷰어들처럼 무의미한 글을 적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했습니다(그런데 그렇게 한 거 같네요..). 자칫하면 삼천포로 빠질 수 있는 본인의 주관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기본적으로 객관적 측정치에 대한 숙지와 이해가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제품 간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필수적일 것입니다. (만약에 가능하다면 다음번에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나 이 모른 걸 뒤로하더라도 제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격과는 별개로 a90와 o2의 만족도는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새 물건을 구매하고 기대를 가졌던 것에 대한 보상을 얻기 위해 소리가 달라졌다, 뭔가 어떻게든 차이점이 있는 것처럼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이렇지 아니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이것이 a90의 제 자신의 청감 후기를 읽으며 제 자신도 수긍해야 한다는 글을 쓴 이유입니다. 기대감과 달리 o2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슬프지만 받아들이는 거죠.
추천해 주신 아톰, 지셸리 앰프 모두 내부 기판을 보니 o2와 하등 차이 없는 소릴 낼 것 같습니다. 측정치도 다들 훌륭한 제품 들이고요. RME의 경우 예전에 한정판 버전을 ath-adx5000을 물려 꽤 오랜 시간 감상했던 적이 있어서 그 소리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adx5000이 고역 대가 꽤 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고역대의 거친 느낌 없이 부드럽게 잘 구동시켜줬던 걸로 압니다. 그러나 그 가격만큼 대단하다 느낀 것도 없이 평범했습니다.
일단 측정치가 120%이며 신뢰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 저는 오히려 마음이 한편으론 놓입니다. 하지만 제 엠피리언은 측정치를 보면 알 수 있듯 출력 임피던스 차이에 따른 FR의 변화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제품이고 o2는 0.54, a90은 0.1이하의 출력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펙상 여기에 얼마나 많은 청감적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a90을 들으며 소리가 거칠다고 느꼈고 o2에서는 써본 적도 없는 알칸타라 패드를 꺼내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저의 반응은 그저 과장된 것이라고 바라봐야 할까요? 고역대의 착색도 저는 확실하게 있다고 느끼는데 말이지요...
archel2 가 0.9ohm
아톰이 0.7ohm
RME가 0.5ohm
으로 나머지 3제품과는 좀 차이가 납니다
특히 rme랑은 0.8옴 가까이 차이나는데 제품에 따라성 충분히 느껼 수 있고요.
그럼에도 저는 a90을 들으며 소리가 거칠다고 느꼈고 o2에서는 써본 적도 없는 알칸타라 패드를 꺼내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저의 반응은 그저 과장된 것이라고 바라봐야 할까요? 고역대의 착색도 저는 확실하게 있다고 느끼는데 말이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소리가 바뀔리 없는 케이블로 바꾸고, 소리의 질감 변화를 느끼고(뇌의 착각이지만 정말 그 사람들은 그리 느낍니다.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는게 인간이니까요)
뒤에서 미리 옷걸이 철사로 연결해두고 들려줘도 눈믈을 흘립니다.
그래서 볼륨 매칭 제대로 하고 소스기기 다 가린채로 보조자가 비교하도록 유도해주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지요.
정말 제대로 캐치하고 있는지 알고싶으시다면 하만의 하우투 리슨을 다운받으셔서 한번 해보시면 됩니다! 스스로 객관적 체크가 가능한 것은 물론, 청취 숙련도를 올려줍니다
그 과정에서 Topping A90을 알게되어 사용기를 찾아봤지만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는데, 올려주신 내용을 보니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네요.
그냥 딱 들어도 좋았던 물건으로 가는게 답일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었습니다만, 해외 리뷰를 보면 우수한 측정치를 내면서도 음악성 면에서 부족함이 없고 SP200보다 저역과 고역 쪽으로 청감상 대역이 더 넓게 들리며 궁극적으로 HPA4와 거의 동일 레벨로 들린다고 하니, 아직도 어떻게 하는게 나을지 다시 고민 중입니다. 가격이 두 배인지라... ㅎㅎㅎ
여담이지만...
전자회로로만 구성된 앰프는 모든 소리 특성을 측정치로 표현할 수 있다는데에는 공감합니다만, 저는 그렇다고 100%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청감이 플라시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건 오디오질 한두해 하는게 아니라면 당연히 기본 상식으로 깔고 가는 것이니 언급할 필요도 없고요. 청감상 들어보면 다른 것 같은데 측정치는 비슷하거나, 측정치로 보면 비슷비슷한데 실제로 들어보면 느낌이 다르거나, 그래서 ABX 테스트를 해보면 때로는 둘을 전혀 분간을 못하다가 때로는 어이없게 분간해내는 경우도 있고, 어쩌다 구형 스마트폰과 최신 DAP를 테스터에 꼽아놓곤 너무 구분 못해서 뭐지? 하다가 ABX 셀렉터를 없애보면 소리가 다르게 들리고, 그래서 스위치 뜯어서 보면 접점 표면이 오염되어 있길래 청소 후 다시 꼽아보면 그래도 결과는 마찬가지이기도 하는 등 여러 성가신 변수가 많았습니다.
애초에 시간에 덜 구애받는 시각 정보도 테스트 해보면 황당한 결과가 나오는데, 완전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되는 청각은 ABX 테스터조차도 저는 별 의미를 모르겠고 단지 플라시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바보 리스너들에 대한 충격요법으로는 꽤 괜찮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멘붕하는 리스너를 보며 즐거워 하는 것은 덤) 그 충격을 극복하면서 개개인의 청감을 향상시키는 건 순전히 개개인의 몫이겠지요.
측정치가 어지간히 막장이 아닌 한, 사람 귀로 주파수 응답이나 재생 대역폭, 왜율 이딴 건 절대로 구별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서로 아주 다른 물건이 아니라면 둘을 왔다갔다 비교하는 것조차도 무의미해질 때가 있었습니다. 비교하다 보면 특정 펙터에 집중하게 되는데, 거기서부터 오류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기계로 측정하기 위한 펙터와 사람이 듣고 느끼는 인지 체계가 동일한지부터가 의문이고, 기계가 측정하는 부분의 변화가 사람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구체적이고 상세히 설명해주는 자료나 정보 같은 건 논문으로나 있을지언정 대중적으로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직은 검색해서 하나하나 들여다 봐야 하는 실정입니다. 커뮤니티 등에서 이따금 논쟁이 일어났을 때, 영문으로 잔뜩 쓰여진 것을 가져와서 카운터 먹일 때나 공개되는 것을 본 적은 있었지만요.
다 귀찮아진 요즘은, 아예 측정치를 먼저 보고 걸러낸 다음 사용기를 여러 개 읽어서 공통점을 추려내어 Go? No?를 판단하여, Go일 때만 중고를 구매해서 직접 들어보는 순서로 가게 되더군요. 안타까운 건, 십 년이 넘도록 그렇게 판단해서 살 수 있었던 앰프는 단 한 대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다못해 중고 가격보다 신품이 얼마 비싸지 않은 SP200도 살까말까 고민하던 판국이니, 결국은 플라시보 걱정하자면 아무 것도 살 필요 없고 측정치 잘 나오는 DAP 하나와 ER-4S 하나 갖고 몇억짜리 하이엔드급 사운드라고 자위하며 주저앉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 앰프 결정을 못하면 그리 되겠지요. ㅋ 주변 지인들이 죄다 큰 시스템 팔아버리고 아예 고음질 스마트폰 + 고성능 커널형 이어폰으로 가버린지라, 제가 삽질하고 있는지도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요즘 추세에 말입니다.
한편, 평가와 측정치가 거의 비슷한 SP200을 들어본 느낌은 이러합니다. 전 대역에 걸쳐 거칠음이나 착색은 느낄 수 없었고 굉장히 투명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소스의 소리가 소스기기부터 앰프까지 거치지 않고 곧바로 헤드폰으로 물 흐르듯 흘러들어오는 느낌이었고, 헤드폰 특유의 음색이 더 부각됨과 동시에 서로 다른 헤드폰들끼리도 동일 소스의 녹음 성향이나 녹음된 여러 소리들이 좀 더 비슷한 음색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함이 있었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초저역의 무게감이 좀 빠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HD650에서 좀 더 부각되는 느낌이었으며 그 무게감이 없는게 원래 맞는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으나 취향상으로는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A90의 해외 리뷰로 보면 SP200을 잊어버리라는 표현과 함께 벤치마크 HPA4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동일 수준으로 들렸다는 얘기가 있어서, 어떤 걸로 할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물론 SP200만 하더라도 12년간 꾸준히 쓰던 오디오테크니카 AT-HA20보다 훨씬 좋게 들렸으니 어느 걸 사더라도 지금보다야 낫겠지만, A90은 중고 매물이 자주 나오는 편도 아니고 새 물건을 사면 고장날 때까지 쭉 쓰는 성격이라 결정이 쉽지는 않네요. ^^;
앰프의 측정치가 똑같다는 얘기는 진동판의 움직임도 똑같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지요.
그런데도 소리가 다르게 들리니 참 신기합니다.
브랜드 로고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안면 근육이 이완되거나 수축되서 이도 모양이 달라지나...?
그런 생각마저도 듭니다.
비슷한 경험을 할 때는 "머리로 알아도 귀는 어쩔 수 없구나" 체념합니다.
사실 o2 자작을 한 계기 중 하나가 못난 하우징을 바꾸면 그의 성능을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본 디자인은 정말 감성이라고는 1도 없었기 때문에... 소리를 들으면서도 약간 제 스스로 앰프를 하대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근데 사실 o2는 정말 설계자가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히 그 설계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면서 만든 유례없는 제품입니다. 하대할 이유가 전혀 없죠. 오히려 이번 비교 경험을 통해 o2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게 흥미로운 성과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로고나 외관이 물건의 인상에 영향을 주고 그래서 더 높게 평가하거나 혹은 낮게 평가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 하지만 a90의 거친 느낌은 계속 들어봐도 마찬가지네요. 이 거친 느낌과 고역대의 착색 비슷한 것은 같은 원인 때문으로 보입니다.
외관 케이싱에 따른 심리적 요인은 충분히 청감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게 항상 곧이 곧대로는 아닌 듯 합니다. 동일 측정치의 동일 회로끼리의 비교인데 케이싱에 따른 차이를 느낀다면 확실히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측정치가 상이한 다른 회로간의 비교라면 그마저도 무색해지는 것 같습니다. 의도적으로 디자인과 소리의 느낌이 비슷하도록 만든 물건도 있는 반면, 겉보기엔 이러해서 이런 소리가 날 것 같아보이는데 전혀 다른 느낌의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경험이 많아짐과 동시에 청감 훈련이 동반되어야 속을 확률이 0이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나마 조금이라도 낮아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