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팬들을 배반한 명작, MDR-Z7m1 후기
MDR-1R을 기점으로 이제 이런 곡도 소니 헤드폰에서 부족함없이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3번째 곡은 듣는 재미가 확 살아납니다. 이게 펀 사운드죠.
1. 드디어 극저역까지 나오는 소니 플래그십 밀폐형 헤드폰 / MDR-Z7
사실 Z1000은 평범한 일제 밀폐형 헤드폰이 그렇듯이 극저역이 잘 나오지 못합니다. 물론 HD600에 비하면 반응성이 좋지만 보통 생각하는 밀폐형의 특장점인 두툼한 극저역을 기대하기에 약간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조가 MDR-1R에서 바뀝니다. 유럽 소니에서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적은 40Hz의 극저역.
그리고 Z7이 출시됩니다.
2. 70mm 드라이버
XB1000은 들어보지 못 했지만 ma900은 예전에 사용했습니다.
드라이버가 마냥 커진다고 좋은 것이 아닌 이유는, 쉽게 말해 드라이버가 펄럭거리면서 불필요한 진동이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ma900은 애초에 밀폐형도 아니었고 코스의 ktx1pro-ksc75 관계처럼 과도한 저역 특성의 헤드폰을 귓바퀴에서 떨어뜨림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역 손실을 이용한 청감적 밸런스에 집중한 제품입니다. 컨셉도 음질보다는 편안함이었고요.
여기서 Z1000의 도움을 받습니다.
3. 드디어 쓸만해진 Z7의 70mm 액정 폴리머 드라이버
Z1000 액정 폴리머 드라이버 기술을 Z7 드라이버에 접목시킵니다.
알루미늄 코팅도 했다는데 증착으로 물성이 얼마나 바뀌는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이제서야 제법 소리가 단단하게 나옵니다.
드디어 명작의 토대가 세워진 것입니다.
3.5. Z1000에 이은 소니의 전폭적인 지원
사실 Z1000은 1R 기준 전세대 제품입니다.
그래서 극저역도 생각보다 덜 나오고 가격은 말도 안 되게 비싸서 솔직히.. 당시 기준 망한 제품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액정 폴리머 드라이버, 마그네슘 하우징은 현재 기준으로도 선진적인 기술입니다.
이름부터 Z1000이면 말 다했죠. 千-天 발음이 비슷해서 사실상 최강의 제품이라는 것을 '천'명..
문제라면 그 좋은 재료를 갖다가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MDR-7506, M50X 이런 것이 모니터링 헤드폰의 소양이지 혼자서 황제같은 제품을 만들어 놨으니 망하죠.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도 그렇고 일본 제품들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제법 범합니다.
이후 Z7이 출시됩니다. 드디어 합이 맞아들어갑니다.
일단 Made in Japan입니다. Z7M2는 다시 태국생산입니다.
착용감, 케이블, 디자인 뭐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습니다.
거기에다 최초로 밸런스드 연결되는 헤드폰이며, 킴버케이블과 제휴를 맺을 정도로 여러모로 힘을 팍팍 받은 제품입니다.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욕심이 과했습니다. (좋은 쪽으로)
4. R10+MA900+Z1000 => 그런데 소니 유저가 정말 싫어하는 소리
저는 Z7이 나올 당시에도 헤드파이쪽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당시 평가는 매우 미지근했습니다.
그래서 안 들어봤는데.. 지금 들어보니 알겠습니다. 소니 착색 없이 뉴트럴 합니다.
소리를 좀 아는 사람이 튜닝한 것 같은데 누군지 궁금하네요. 유럽일지도..?
나게노 코지? 책임자는 따로 있을 법한 소리입니다. 골수 소니 팬들이 정말 싫어할 만 합니다.
저는 소니 음향 기기를 '기술적으로' 좋아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소니 특유의 착색 때문입니다.
클리어 베이스로 비유되는 탄탄한 저역과 약간 비현실적인 고역 특성이 저와는 정말 안 맞았습니다.
Z7은 다릅니다. 제가 Z7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불과 몇 주 전에 이너피델리티(현. 스테레오파일)에서 Z7 측정치를 본 이후였는데..
혼자서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졌습니다.
Z7입니다.
그냥 뭐... 완벽합니다. 소니 제품 아닌 줄 알았습니다.
1.4k 파놓은 것 보면 감탄을 안할 수가...ㄷㄷ
https://www.0db.co.kr/FREE/1829535
토널 밸런스가 약간 저역쪽으로 기울었지만 충분히 즐기면서 들을 수 있습니다.
볼륨을 크게 올리면 디테일이 그대로 올라오고, 볼륨을 낮추면 저역이 줄어들어서 그 또한 잘 들립니다.
토널밸런스가 아닌 하드웨어로 해상력을 때려잡으니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기도 합니다.
착색에서 성향까지 끌어내린 당시 기술진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착용감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악기의 정위도 상당히 정확합니다.
잔향이 약간 긴데 그게 단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듣기 좋은 잔향은 오히려 장점이죠.
원음을 찾으신다면 노이만 NDH 20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Feel the air보다 Feel the stage로 광고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마케팅 팀의 실책으로 생각합니다.
오디오 테크니카 고음 기대하다가 Z7들으면..
시원한 냉탕 기대했는데 습식 사우나에 들어간 격입니다 ㅋㅋ
+
https://blog.naver.com/gre_nada/220878395456
덕트를 막으면 말 그대로 ㅡ자를 그어버립니다.
그만큼 포텐셜이 대단한 제품입니다.
5. 그렇기에 다시 퇴보(?)된 소니 사운드
먼저 측정치 첨부합니다.
Z1R 이너피델리티
Z7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하 영디비 측정 참고)
드라이버에 들어가는 자석 개선 등 드라이버의 개선은 비약적으로 이뤄진 것이 맞습니다.
단적으로 극저역이 10Hz까지 나옵니다.
Z1R이 사실상 스테인리스로 짜여진 오픈형 제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수치입니다.
대신 고역대의 자연스러움이 상실되었습니다. 1.4k 파놓은 것도 메꿨네요.
2100Hz의 피크로 배음을 모사해서 고음역대 양감을 담당하는 것인지..
이미 Z7이 30Hz까지 멀쩡하게 잘 나오는 제품이라 오히려 손해입니다.
영디비
6. 현재 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제품.
HD600만 봐서는 모르지만 헤드폰은 이어폰만큼은 아니더라도 유행이란게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제품의 발매 주기는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그리고 구형 제품은 헐값에 팔리다가 어느새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춥니다. 그리고 몇 년 뒤 상당한 고가에 올라옵니다.
엥 이거 완전 인룸 리스폰스
데논 D7000입니다. 이게 진짜 정신나간 제품이죠.
포스텍스 드라이버가 전통적으로 굉장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몇 달 전에 포스텍스 모니터링 헤드폰을 구하려다가 헤드폰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이런 제품은 시간 지나면 아예 못 구하게 되는데.. 요즘 많이 질러서ㅜㅜ)
그런데 참 아쉬운 점은.. 이 특성은 2012년 리비전 이후에 나타납니다.
D5000 구형입니다. 30~1000Hz사이가 리니어하지 못 합니다.
급 차이 낸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D2000 2012버전이 D7000과 비슷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마냥 터무니 없는 가설은 아닙니다.
즉, 개선판인지 알 수 없는 제품을 비싼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상태 보증도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MDR-Z7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MDR-Z7 사용해보니 더 바랄게 없습니다.
소리는 당연히 ZMF AUTEUR가 더 좋죠. 그런데 착용감, 가격, 빌드 퀄리티 상대가 안 됩니다.
이미 헤드폰은 20세기에 완성이 되었고, 그 정점 중 하나가 Z7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도 R10과 비교하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 때 이런 식으로 답합니다.
'우리는 항상 전세대 제품에 비해 더 나은 것을 만들 뿐이다.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가치는 전적으로 마케팅 팀에 달려있다.' 뭐.. Z7M2도 더 나은 부분이 있긴 하죠
나중에는 Z7을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어쩌면 2021년 헤드파일러의 특권 아닐까 싶습니다.
_끝
댓글 24
댓글 쓰기현재도 매물은 잘 없어요. 3개 중 하나는 팔렸더군요.
2년 뒤에는 상태 확인 이전에 매물조차 찾기 힘들어질 겁니다.
한번 고려해 보세요 ㅋㅋ
베이어는 DT880말고 잘 모르겠어요. 지름 축하드립니다.
T1 ,T5 2세대 가 단종되더니 공홈에서 삭제당했네요.ㅜ 지금은 바빠서 움직이기 힘들고 한가해지면 둘 다 처분하고 베이어는 셀렌토만 남기고 처다는 안볼것 같네요, 그 둘 처분한걸로 노이만 이거 알아보고 밀폐형은 당분간은 멈춰야겠네요.
웅장하고 넓은 영화음악 들을때 Z7으로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Z7에 D7000... 제가 쓰다 최근 헐값에 보낸 제품들이네요 ㅎㅎ
D7K는 쓰면서 불만이 거의 없었고, Z7은 편안한 토널 밸런스가 장점이었지만 소리의 에너지가 부족한 점이 유감이었습니다. 음악에 따라선 이따금 청자에게 긴장감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
그래서 초기 반응이 시큰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논 구형 모델들은 한 2017년도까진 구해볼법했는데, 진짜 요즘은 중고매물 씨가 말랐더라고요. 저도 D7000 들어보고 싶었는데.. 쓰읍.
소니 Z7 시리즈 같은 경우엔 M2 를 최근에 처분을 했어서 잘 됐네요. 한번 중고매물 찾아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뽐뿌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