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샵 방문 청음기 (2018.05.01방문) 헤드폰 위주.
혜화역 대학로 이어폰샵에 방문하다
대학로 이어폰샵 전경
대학로 이어폰샵 내부
근로자의 날, 회사에 다니던 친구가 요즘 클래식을 듣더니 헤드폰에 관심이 생겼나봅니다. 좋은 헤드폰들은 어떻냐며 궁금해하길래 먼저 이어폰샵에 같이 다녀왔습니다. 가는 김에 궁금했던 제품들 싹 들어봤는데, 언제나 그렇듯 기대 만큼 괜찮았던 제품도 있었고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던 제품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들어본 제품들을 간단히 짚어보려 합니다. 청음 환경이 몇몇 고급제품을 제외하면 완전히 소음이 없던 상태가 아니었던걸 감안해주시고 개인의 청음 평가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는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포칼 리슨 와이어리스
포칼 리슨 와이어리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객들을 반겨주는 포칼의 보급형(?) 무선 헤드폰입니다. 블랙만 있는 줄 알았는데 블루, 퍼플, 그린등 다양한 색상이 있더군요. 일단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은 상당히 예뻤습니다. 착용감은 좌우 측압이 약간 있지만 오버이어타입이라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수리 압력은 조금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제가 머리가 크다보니..).
사운드는 역시 포칼답게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사운드인데 높은 고역이 강조된 음색입니다. 쏘는 느낌은 잘 제어된건지 덜하긴 하지만 민감하신 분들은 좀 자극적으로 들리실 수도... 전반적인 음을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라 친구가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젠하이져 HD700, HD600, HD650 등
젠하이져 HD600
명기중의 명기 HD600은 말 할 필요도 없이 밸런스가 매우 좋은 사운드를 들려줬습니다. 연식이 조금 되어 패드가 눌려있는게 아쉽지만 착용감은 매우 편했습니다. 음색은 패드의 영향으로 저음이 아주 살짝 강조되서 들리는걸 제외하면 저-중-고의 평탄함을 느낄 수 있는 레퍼런스중에 레퍼런스입니다. 소문처럼 클래식 듣기에 좋았습니다.
젠하이져 HD660S
출시 이후 다양한 욕을 들어먹고 있는 HD6X0계열의 애매한 후속기기입니다. 유광에서 무광으로 바뀌면서 싼티가 난다고 했는데 저는 생각보다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출시가 699000원의 가격에 걸맞는 디자인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운드는 HD650과 정말 비슷합니다. 고역 일부가 억제되어서 HD600대비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다만 HD650은 약간의 잔향감때문에 중후한 느낌이 든다면 HD660S는 전반적으로 소리가 샤프해서 고역 억제가 답답함으로 느껴지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HD650은 자연스럽지만 HD660S는 먼가 억지스러운? 좋은 소리임에는 분명하나 이정도 차이가지고 HD6X0의 후속기기, 가격은 699000원이라... 전 추천 못하겠네요. 사실 HD600/650도 가격이 너무 올랐습니다.
AKG의 플래그쉽 K812
AKG K812
제가 가장 궁금했던 제품 중 하나이자 가장 실망했던 제품입니다. AKG가 고역에 장점이 있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이 제품은 너무 나간듯 느껴졌습니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중-고역에 치우쳐 있는데, 덕분에 해상력은 좋게 느껴지지만 많이 자극적입니다. K702도 고역의 강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은데 K812는 그보다 더 강조되고 때때로 거친 느낌까지 듭니다. 저는 고역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자극적으로 느껴졌다는 점...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소유중인 하급기 K7XX보다 못하다고 느꼈습니다.
베이어다이나믹의 플래그쉽 T1 2세대
베이어다이나믹 T1 2nd Generation
제가 좋아하는 베이어다이나믹의 플래그쉽 모델 T1 2세대입니다. 이 제품도 듣고 매우 실망했었는데 나중에 어떤분이 귀띔 해주시길 드라이버가 고장난 듯 하다고 하더군요. 제대로 된 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평가는 미루겠지만 고장난 제품의 사운드는 고역이 부자연스럽게 강조되면서 전반적으로 먹먹하고 뒤틀린 소리를 내어줍니다. 밸런스가 좋은 가운데 고역이 시원하게 강조되던 1세대와 너무 달라서 놀랐었는데 역시 고장이었나보네요.
베이어다이나믹 DT1990Pro
베이어다이나믹 DT1990Pro
베이어의 스튜디오 레퍼런스 오픈형모델인 DT1990Pro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제품중 하나인데 디자인도 예쁘고 디테일과 마감이 역시 베이어라는 생각입니다. 무게가 조금 나가는데 착용감은 편했습니다. 사운드는 베이어답게 저음과 고음이 강조된 V자 스타일입니다. 보컬이 멀게 들리거나 마스킹되는건 전혀 없이 저음의 탄력과 펀치감이 살아있으면서 고역의 정보량이 매우 높은 사운드입니다. 락/메탈에 제격이라고 느낀 헤드폰.
젠하이져 HD569
젠하이져 HD569
젠하이져에서 출시한 보급형 모델 HD5X9라인의 밀폐형 모델입니다. 세간에 음질이 정말 뛰어난 것으로 소문이 나있었는데 들어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젠하이져 답게 저중고 밸런스가 괜찮은 편인데 제가 듣기엔 중역의 존재감이 강해 보컬이나 악기재생에 좋게 느꼈습니다. 저음은 가볍게 쳐주는 느낌이고 고역은 제 느낌으론 5~7정도가 억제되서 전반적으로 음이 차분합니다. 착용감도 좋았고 괜찮았던 헤드폰이네요. 다만 저음 때문에 아웃도어 사용은 조금 힘들지 싶습니다.
이어폰샵 하이파이 리스닝 룸 모습
포칼 일리어/유토피아
포칼 클리어
포칼 일리어
본격적으로 하이파이 리스닝룸에 들어와 처음 들어본 헤드폰입니다. 느긋한 응답에 중립적이고 부드러운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포칼 제품들은 신기하게 고역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음에도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일리어도 마찬가진데 소문대로 저역의 양감은 약간 있으면서도 전반적인 사운드가 느긋하고 편안합니다. 높은 고역이 강조되어있어 전반적인 고역 억제에도 먹먹하지 않고 시원함도 어느정도 느껴지는데 곡에 따라 아주 약하게 거치거나 쏘는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포칼 클리어
이어폰샵에서 들었던 모든 헤드폰중에 가장 맘에들었던 제품입니다. 그건 친구도 마찬가지의 의견이었는데, 전반적인 음색은 일리어와 크게 차이나지는 않으나 좀 더 선명하고 분명합니다. 클리어도 고역에 억제가 있는데 반해 전혀 답답한 느낌이 없으며 해상력이 정말 뛰어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바이올린의 현을 이렇게 부드럽게 표현하는 헤드폰은 유토피아를 제외하고 없었습니다. 일리어나 유토피아도 마찬가지지만 극저역까지 매우 잘나오며 정확합니다.
포칼 유토피아
포칼 유토피아
해상력 차이는 클리어와 그닥 차이를 못느꼈습니다. 매우 긴시간 청음한 것이 아니라 그랬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만큼 한 번에 느낄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더군요. 어쨌든 포칼측의 설명대로 스피커와 가장 유사한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저역이 단단하면서도 양감이 적은데 웅장감이 느껴지는건 신기했고 중-고역의 표현 역시 중립적이면서 매우 부드럽습니다. 클리어가 고역 일부분에 자극이 있었는데 유토피아는 자극이 없으면서도 감동을 준다고 해야할까요...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음색 자체 취향은 클리어가 저랑 좀 더 맞았고 가격을 생각하면 저는 클리어를 살 것 같습니다(ㅋ).
젠하이져 HD800S
젠하이져 HD800S
제가 좋아라 마지않는 젠하이져의 플래그쉽 HD800S입니다. 다소 경질적이었던 HD800에 비해 좀더 다듬어지고 차분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사운드였는데, 포칼 클리어를 들어서인지... 넓직한 공간이 약간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물론 클래식을 들을때는 클리어나 유토피아 보다도 음장감이 넓어 좋았는데 바이올린의 연주에서 아주 미약한 착색(?)이 있습니다. 이게 감상에 있어서 감동 포인트로 다가오기는 했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인위적이라고 느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HD800S도 극저역까지 아주 잘나오며 전반적인 밸런스가 매우 좋은 헤드폰으로, 클래식을 기준으로 할 때 저는 클리어 다음으로 이 제품을 꼽겠습니다.
케너턴 발리/오딘
케너턴 발리/오딘
이친구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모 리뷰어분에 의하면 저역의 표현은 클리어나 HD800S보다 뛰어나다고 하는데 저는 착용감이 너무 불편해서, 아니 정착용이 안되서 사운드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상판이 넓기 때문에(...) HD800S같은 커다란 헤드폰도 정착용이 되는 편인데 이친구들은 안되더군요. 좌우 밸런스를 차치 하면, 밸런스는 상당히 좋게 들렸습니다.
소니 MDR-1AM2
소니 MDR-1AM2
마지막으로 들어본 헤드폰이 화제의 신제품 MDR-1AM2입니다. 무게가 정말 가벼워 졌습니다. 1A를 한참 썼었던 유저로써 기존 1A도 가볍고 착용감이 좋았는데 1AM2는 그부분에서는 단연 톱을 달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음질도 전에 비해 고역이 안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높은 고역의 강조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많이 주는데, 곡에 따라서는 좀 쏘는 느낌도 있긴 했습니다. 전작의 단점이던 저음의 풀어짐도 1AM2는 확실히 단단해졌는데 아쉽게도 유토피아, 클리어를 듣다 와서인지 감동은 느낄 수 없었네요. 그러나 좋은 헤드폰임은 분명합니다.
대학로 이어폰샵 내부
대학로 이어폰샵 내부
대학로 이어폰샵 내부
여기까지가 이어폰샵 간단 방문기였습니다. 정말 많은 제품이 있었고 시간 관계상 다 들어볼 수 없어서 관심있는 제품 위주로만 작성된 글입니다. 관심있는 제품은 거의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어폰샵은 비치된 제품을 편안하게 들어볼 수 있는, 음향기기 애호가들에게 있어 유명한 명소인 만큼 좋은 시간을 보내다 돌아갔습니다. 청음 관련해서 직원 분들께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것도 좋았구요.
다만 몇몇 제품, 특히 베이어다이나믹 T1과 에티모틱 ER4XR은 불량이 있는 것 같습니다(밸런스가 다 틀어져있습니다). 혹시 청음하러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 아마 다음 방문글은 셰에라자드가 될 것 같습니다. 친구는 마음속으로 이미 클리어를 사려고 맘 먹어서 이곳으로 다시 오긴 하겠지만... 어쨌든 두서없이 막 적은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32
댓글 쓰기이젠 정말... 끝끝끝끝끝 끝이에욥... (아마!?... ) ㅋㅋㅋㅋㅋ
아니면 거하게 메제 평판형 나오면 한방에 불살라버리시는것도... ㅋㅋㅋㅋ
당연하겠지만, 취향에 잘 맞는 분께는 비교불가의 음색이겠죠? 저도 잘 듣긴 했습니다. ^^
제 느낌상에서는 다소 어두운 느낌, 덜 맑은 보컬, 무대와의 거리감은 적절한 느낌.
게다가... 이미 제게는 취향에 좀 더 가까운 걸로 여기려고 애쓰는!?, DT770 pro (250옴)이 있어서..
Beyerdynamic (Amiron Home)
Beyerdynamic (DT770 pro, 32~250 Ohm)
http://www.independentrecording.net/irn/resources/freqchart/main_display.htm
Amiron Home을 들어 보시려면, 서초 국제전자센터의 심플!?...
https://www.0db.co.kr/xe/FREE/194845
국제미디 청음목록 리스트에도 없네요. 아직은... 수입사에서 그냥저냥 관심이 적은 듯..
https://www.seeko.co.kr/zboard4/zboard.php?id=sponsor&no=902
그래도 812 뽐을 죽여주셨네요 ㅋ ㄱㅅㄱㅅ
전 토욜에가요 셰에라자드
5005못듣는게 아쉽네요 ㅠ
1am2는 물량이 많이 딸린다던데요~ ㅎㅎ
지난번에 t5p 2nd 알아보려고 연락했었는데, 그 때도 주말 출근이 겹쳐서 못 갔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보니 좋네요^^ㅋ
서로 모르고 스쳐 지나갔던 어느 한 순간이로군욥.. ㅎㅎㅎ
(나오기 얼마 전) & (오래된 T1 (1st Gen.) Get 전)에 저도 청음실에서 포칼의 Utopia와 Clear - 두 제품을 열심히 비교 청음했더랬죠. 다행히도(?) 두 제품 다 극저역 타격감이 살짝 아쉬웠지만, Utopia의 음색이 제 취향에는 좀 더 잘 맞았습니다. (밝은 보컬, 무대가 비교적 가까운 느낌, 치찰음 없음.. 등..)
https://www.0db.co.kr/xe/FREE/197623#comment_20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