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QC35 II 사용기&측정기&등등
장단점 요약
장점: 우수한 대역밸런스, 극상의 (장시간) 착용감, 낮은 비선형 왜곡
단점: 확 재미있을 소리는 아님, 구글/알렉사 버튼이 시리와는 호환안됨ㅠ, 블투 최신코덱들과 인연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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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QC35 II (이하 귀찮으니 352라고 통칭) 를 들인지 약 이주일이 되었습니다. 자게에 올렸던 Hands on 시점에서 크게 인상이 바뀌진 않았고, 그럭저럭 제 생각도 통일되어가는지라 감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겸사겸사 EARS를 이용한 측정치도 함께ㅎㅎ
과거 노캔=보스 라는 시절이 있었는데, 솔직히 지금은 거기까지 압도적이진 못하다고 봅니다. 캔슬링하는 성능 자체는 제가 테스트했을땐 1000XM2 에서 이미 보스보다 좀더 나았던 것같고, 아마도 1000XM3는 더 좋겠죠 (이리 표현하는 이유는 제가 아직 한번도 그걸 못들어봐서ㅠㅠㅠ) 다만, 보스가 노캔이 후지다기보다는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솔직히 352수준에서.. 아니 qc25만 되어도 대부분의 짜증나는 환경 소음들 (특히 비행기, 버스, 혹은 공사&팬 소음등등) 은 잘 차단이 되다보니. 아무튼 이제 노캔제품을 고를때 최소한 상위권 제품들중에서 노캔성능은 그다지 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제와서 보스를 특히 352를 고를 필요가 있는가 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저의 2주일간의 경험은 이 질문에 여전히 "네"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착용감 & 대역밸런스.
착용감이라는 워딩보다는 차라리 "장시간 착용시 피로감이 극도로 낮다" 라는게 더 나은 표현일 것 같습니다. 경쟁제품들 (소니, 젠하이저, 바우어, B&O등) 보다 두드러지는 특징으로는 첫째로 무게가 가볍다는 것이고, 두번째론 클램핑이 상당히 느슨하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 이어컵에서 잔꾀를 쥐어짜서(..) 내부공간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입니다.
부엌용 저울을 이용한 실측시의 무게는 233g으로 젠하이저의 PXC 550 를 제외하면 무선노캔폰들중에선 압도적으로.. 아니 깡패급으로 가볍습니다. 무게는 오래 쓰고 있을수록 영향을 주는 부분으로 (패드가 뺨에 닿는 느낌등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착용감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것 같음) .. 가볍다는건 점수를 왕창 따게 되죠.
클램핑 포스에 이르러서는 군계일학급으로 루즈합니다. Rtings의 측정치를 인용해보면
- QC35 II : 0.69
- WH-1000XM3 : 0.8
- WH-1000XM2 : 0.9
- PXC 550 : 0.97
- PX : 1.5
(단위는 파운드)
무게와 마찬가지로 장시간 착용시에 더더욱 차이가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사진에선 잘 안드러나는데.. 이어컵 안쪽의 공간 확보도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작은 이어컵임에도 불구하고 꽤 큰 귀까지 커버하면서 귀 주변에 충분한 공간&공기를 확보해준다는 점은 적어도 저한테는 분명한 플러스.
이 세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하니 352를 좀 끼고 있다보면 과장섞어서 "존재를 잊어버리게 될 정도로" 편합니다.이는 후술할 대역밸런스와 함께 보스가 이 제품을 (352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QC계열 전체적으로) 개발함에 있어서 "오랫동안 헤드폰을 착용했을때의 편안함"을 추구했을 것이라 상상하게끔 합니다.
소리는 측정치랑 같이 얘기해보죠.
측정은 이번에 구매한 MiniDSP사의 EARS 측정장비를 이용했습니다. Measuring fixture + 측정용 마이크 + 실리콘 모의귀 가 모조리 결합된 상품으로 가격대에 걸맞지 않는 엄청나게 정밀한 마이크 캘리브레이션에 감동먹었습니다 (시리얼 번호를 치면 해당 기기의 캘리브레이션 파일을 받아서 이를 적용하는 구조).. 뭐 이 얘기는 나중에 또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하고...
측정은 기본적으로 85db SPL 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주파수 응답과 하모닉스를 쟀구요. 보정은 기본제공되는 compensation을 바탕으로 측정장비의 과도한 특성을 좀 줄이면서 제가 제 청감에 좀더 부합되는 (플랫라인이 제 인식상의 중립적인 재생성향이고, 제 취향의 재생성향은 약하게 아래로 기울어진 직선이 될 수 있도록) 오리지널 보정곡선을 만들어 이용했습니다. 편리한 이해를 위해 HD600 (패드가 약간 헐은 상태라는거 명심) 과 Elex의 결과와 비교도 해 보았습니다. 측정&분석 소프트웨어는 REW (Room Equlization Wizard) 를 이용했습니다.
(좌:파랑, 우:노랑, 노 스무딩)
(HD600 및 Focal+매스드롭의 엘렉스와의 비교. 1/6 옥타브 스무딩)
좌우 채널의 일치정도가 무척 우수합니다. 다만 소형 오버이어헤드폰의 측정상 이걸 모의귀로 측정하는건 조금 트릭키한 구석이 있어서 헤드폰을 씌워놨을때 귀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떻게 대이고 접히고 등등) 고역대 (특히 3k-10k) 의 응답에는 그때그때 편차가 있었습니다. 위의 결과는 측정마다 착용을 조금씩 달리해서 좌우 각각 20번의 측정후 이걸 채널별로 몽땅 평균낸 것. 신뢰구간은 귀찮으니 생략합니다.. 랄까 REW만으로는 못그리다보니 엑셀질을 해야 함 (....)
2.5k쯤 피크가 보이는데 이는 제 청감적인 인식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그래프상에서는 상당히 갑툭튀스러운데 제 귀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더군요. 좋은 의미로 보컬과 악기음에 바삭거리면서도 포인트 있는 경향을 입혀줍니다. 고역대 응답이 참으로 얌전한 헤드폰이라서 좋은 시너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 피크를 EQ로 강제로 줄이면 지나치게 무료한 소리가 되더군요.
저-중-고역 모두가 매끄러우면서 유기적으로 잘 이어지는 편이고 각 대역간의 균형 역시 우수합니다. Bose라는 브랜드에 갖고있는 편견을 지워 줄 정도로 Fun보다는 보다 Hifi적인 대역밸런스를 보여주더군요. 기본적으로 재생성향이 약간 어둡고 따뜻한 느낌이며 이는 앞서 언급한 착용감과 맞물려서 "몇시간이고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의도적인 튜닝방향이라고 보여짐.
이어컵 내부의 공간확보 및 좌우채널의 일치도가 좋다보니 밀폐형이고 소형 헤드폰임에도 불구하고 공간감과 이미징이 무척 좋습니다.
무난을 추구하는 대역밸런스의 덕분으로 어떤 장르와도 궁합이 최소 평타는 칩니다. 다만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를 남기기엔 부족하다보니 단기간 청음에선 그닥 점수를 못따겠구나 라는 생각도..
2차~5차까지의 하모닉스가 무척 낮은 편입니다. 진동판이 (최소한 액티브EQ가 걸린 상태에선) 거의 펀더멘탈의 움직임에 추가적인 비선형 왜곡을 거의 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2~5차 하모닉스를 합한 전왜곡치도 꽤 낮게 찍힙니다. HD600이나 엘렉스보다도 더 낮음ㄷㄷ
1.5~2k hz 에서 2+3차 하모닉스가 조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청감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안에선 관련이 있는듯 없는듯 아직 아리송한 상태.
댓글 9
댓글 쓰기나중에 85-95-105로 레벨 달리해 측정해보니 FR는 거의 깔끔하게 일치하고, 비선형 왜곡 측정쪽에서 고차와 저차 하모닉스들의 상태가 좀 달라지긴 하더군요. SW적으로 좀더 자동화시켜서 이 신호레벨에 따른 입출력 비선형관계를 이쁘게 잴 방법이 없나는 좀 궁리중입니다.
참고로 SW적으로 자동화시킬 방법은 없습니다. 드라이버에서 변화가 생기는걸 THD에 나타나는 것이라.. 일정하게 변화하지 않을겁니다. ^^
(QC35 II에서는 +6 dB @ 9kHz, BW = 0.6쯤!?)
노캔으로 소니가 선전중이던데 역시 보스도 만만치않군요
요즘 글이 뜸해서 아쉬워요~
측정 레벨을 85로 한 이유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