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어 DT900 PRO X, DT700 PRO X 간단 느낀점
영디비 님이 간단하게 리뷰할 수 있도록 빌려주셔서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에 출시된 PRO X 시리즈는 DT1990과 같이 트렌디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드라이버까지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다만 신형 이어패드는 하이파이맨처럼 두꺼운 사각형 모양이라 고반발에 가까워 센 측압에도 고막과 드라이버의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전작 대비 음이 직접적이다는 느낌이 덜합니다.
개인적으로 도넛 모양의 구형 이어패드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성품 디자인은 마음에 듭니다.
특히 2개의 케이블은 각각 빵끈의 색이 달라(오렌지, 블루) 베이어가 이렇게 센스있는 회사였나 신기할 정도입니다.
Y자 로고는 20세기 베이어 다이나믹의 트레이드 마크였으니 신구의 조화가 있습니다.
1. DT900 PRO X (For Critical Listening, Mixing, Mastering)
이번에 발매된 라인업 중에서 가장 기대했던 헤드폰입니다.
20Hz까지 쭉 뻗는 RAW FR은 Hi-X65뿐만 아니라 HD800이나 K812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성이라 처음에는 진짜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사인파를 돌려보면 측정 그대로 20Hz까지 내려갑니다.
다만 평판형과 같은 펀치감보다는 소리가 정확히 난다는 느낌이라 표현하는 뉘앙스는 다소 다릅니다.
DD 특유의 봉긋 솟은 100Hz부근 피크 에너지를 20Hz까지 펴발랐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측정치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색채감이 다소 옅으나 지극히 정상 범주입니다.
동급 대비 우수한 극저역 확장성은 이미 DT880 때부터 증명이 되었고, 900에서 고음역대만 매끄럽게 표현된다면 가히 대적할 적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극저역이 일자로 잘 나오는 제품은 하나같이 고음역대의 매끄러운 표현력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입니다. 소니 Z7m2, AKG K812, 젠하이저 HD800(s) 전부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900의 고음 특성은 상당히 선형적인 편이나 사소한 딥피크가 있어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3.2k 대비 4k의 딥이 확실히 부각되며, 이후 6k에서 에너지가 갑자기 튀어 오르는데다, 8k 치찰대역은 딥이 있어 그렇게 공격적이지는 않고, 8.6k에서 다시 상승하고, 13.4k에서 약간 줄은 이후에 13.8k에서 피크가 생기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그릴 패턴 때문인지(추정) 다소 들쭉날쭉합니다.
K812와 같이 딥피크의 위치를 절묘하게 조정하여 발생하는 딥피크 대비 고음 표현력이 비교적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편안한 느낌은 아니니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코러스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코러스를 위해 물러난 공간이 코러스가 튀어나온 부분보다 넓은 편이라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리스너보다 집에서 창작하는 크리에이터가 사용하기에 참 괜찮다 느꼈습니다.
2. DT700 PRO X (For Monitoring, Recording)
사실 오픈백 헤드폰은 경쟁자가 많아서 700이 유리한 포지션입니다.
신형 스텔라 드라이버가 역시 탑재되어 4k, 8k 딥 그리고 6k 피크가 있습니다. 참.. 8k 딥은 언제 들어도 절묘합니다. 제가 사인파를 돌릴 때는 900보다 고음 표현이 선형적이었습니다. RAW FR만 보면 별 차이도 없어 보이는데 참 신기합니다.
물론 900이 오픈백 헤드폰이라 고음역대 토널을 차치하더라도 700 대비 음이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다만 밀폐형 특성상 주변 소음이 많은 곳에서 사용할 것이고 고음역대 표현력 또한 형제 모델 대비 매끄러우니 900보다 매력적인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900은 경쟁자가 너무 많습니다.
결론
DT900 PRO X : 생산적 활동의 크리에이터를 위한 올라운더 헤드폰
DT700 PRO X : DT770의 훌륭한 업그레이드, 매력적인 포지션
댓글 28
댓글 쓰기저는 "우툴두툴한"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베이어 다이나믹의 예전 기기도 880보다는 990을 더 좋아합니다.
HD 600도 너무 심심하게 들려서 바로 내려놨으니까요.
제가 베다를 좋아하는 이유인데...
오픈형 헤드폰 잘만드는데는 많습니다. 돈만 많아도 되기도 하고...
근데 밀폐형을 잘만드는데는 적고, 특히 (제가 좋아하는) 온이어 밀폐형을 또 잘만드는 업체는 더더욱 적은데, 그게 베다이거든요. ㅎ
KH-KZ1000 추천드립니다.
700을 구매하긴했지만 내심 900도 샀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일단은 700만 갖고 있어도 될 것 같기도 하네요.ㅎ
언제 꼭 들어는 보고 싶긴합니다. :)
그냥 알리에서 산 부직포 더스트 커버 써서 그럴까요?
극저역이 일자로 잘 나오는 제품은 하나같이 고음역대의 매끄러운 표현력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입니다.
이건 정말로 공감가는 구절이네요
이것저것 들어보면 결국 오픈형에선 극저음 빠지는게 전체 대역은 자연스럽더라구요
몸으로 극저음을 같이느끼는 자연음과 귀로만듣는 극저음으로 실제 양감을맞추려면 어느정도까지 올려야하는지가
개개인의 취향문제라.. 돌고돌아 흐드륙의 요인중 하나가 이 포인트같습니다.
고음과 초고음의 절묘한 강조에서 ls200이 연상되는건 저뿐일까요?
이쪽도 코러스 표현이 좋다는 공통점이 ㅋㅋㅋ
리뷰를 보니 선라이즈님의 헤드파이 내공이 느껴지면서,
굉장히 매력있는 튜닝의 잘나온 헤드폰이라는 생각이드네요
그 때문에 평판형의 자로 잰 듯한 측정치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어요.
높은 음압에서 양 옆이 붕붕거리는데 3D 사운드도 아니고..
ls200은 이어폰이라 상당히 매끄럽습니다. 900은 좀 더 우둘투둘해요.
언젠가는 극저역부터 초고역까지 고속도로 쫙 내놓은 DD 헤드폰이 나오겠지요!!
제 취향엔 700 쪽이 더 나으려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선라이즈님은 샤프하고 분리도가 있는 소리를 우선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하시는 스타일이신가 봅니다. 선라이즈님이 추천하시는 가격대비 등급이 높은 HD600의 경우 확실히 자연스럽긴 하지만, dt900대비 좀 먹먹하고 해상력 자체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물론 hd600도 집중해서 비청하면 들릴 소리는 다 들리긴 합니다. 당연한 거겠지만요.) 그리고 저역대의 깨끗하면서도 묵직한 펀치감도 떨어지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dt900은 가격 대비 선명한 느낌이 아주 좋은 폰이며, 6~7k만 eq로 좀 깎아주면 제 기준에선 꽤나 좋던데, 선라이즈님의 추천 목록에도 없고 평이 좀 박한 느낌인 것 같아서 의견 남겨봅니다. 등급표를 보면 가성비도 중시하는 것 같으시던데 dt900 정도면 소리 대비 가성비가 정말 좋은 편이지 않나요...?
HD600은 6년 간 소장 중이지만 항상 들을 때 마다 좀 답답해요...ㅎㅎ;;
피델리오도 그렇고 특정대역의 피크는 EQ를 요하게 되는데, 누구나 듣기에 적합하려면 그런 부분까지 고려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등급표는 8월 중으로 업데이트 되는데 그때 pro X 시리즈 등재 예정입니다 ㅎㅎ
올라운더라는 표현이 딱 맞는거 같네요